홍천사과축제, 홍천-양평 44번국도 드라이브
지난 주말, 홍천 도시산림공원 토리숲에서 제1회 홍천사과축제가 열린다길래 바람쐴 겸해서 둘러봤다. 홍천에서 사과축제라니. 10여년 전에 대구사과는 들어가고 예산사과, 충주/제천사과까지는 익숙한데 어느덧 홍천사과라니... 내 생전에 우리 마당에서 감 달린 감나무를 넘어 (홍천읍까지는 지금도 감나무 월동한다) 바나나나 밀감을 구경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행복은 상대적이라고 하더라. 덜 덥고, 미세먼지 덜하고, 소음 없고, 주거비 덜 들고, 핵발전소 먼 곳에서 사는 내가 자랑스럽다.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고? 말은 과천에서 사람은 강원도에서 살아야 한다^^

홍천에서 가장 좋은 사과인 모양이다. 씨알 굵고, 빨갛다. 시식은 안시켜줘서 품질은 모른다. 좋은 사과는 새콤달콤아삭이라야 한다.

사과가 허~연 가루를 뒤집어쓰고 있다. 6월부터는 유기농자재 석회보르도액을 쓴다고 한다. 우리 동네도 자고나면 사과밭이 하나씩 생기고 있다. 보통 일주일 내지 열흘에 한 번씩은 농약을 치는 것 같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멀쩡한 사과가 불가능하다니 뭐.

꽃 필 때부터 6월까지만 농약치고 그 이후에 석회보르도액으로 충분히 병충해 이겨낸다니 솔깃해진다. 농약 취급하기 싫어 사과 안심었는데 정원을 텃밭까지 확장하려다보니 사과를 심어도 관리할 수 있겠다 싶어져서다.사과밭 대형사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지만 내 사과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싶다.

주중에는 양평에서 만물상을 운영하는 동창 얼굴 한번 보려고 길을 나섰다. 홍천에서 양평으로 이어지는 44번 국도 변은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래 퇴락을 거듭하고 있다. 휴게소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 도중에 정원용품점이 눈에 띈다. 방앗간을 지나치는 참새는 참새가 아니다^^
방부목으로 만든 그네를 많이 봤지만 대부분 육중한 무게감 때문에 별로였는데 이 그네는 꽤 슬림한 편이다. 초록손이가 부르는 노래는 "언제 정원에서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그네를 타며 쉴 수 있느냐"다. 부분부분 사진을 찍어뒀다. 창조는 전문가 몫이고 나같은 사용자는 모방이 최고다.

정원에 이런 조각?석상? 하나 있어야 제격이다. 무릎꿇고 있는 여인네는 노골적인 느낌이라 부담스럽고 물동이를 이고있는 여인네가 심미적 심상을 불러일으킨다. 대형화분을 이고있는 아기 헤라클레스(?) 동상을 콕 찍어 가격을 물어보니 30만원 달랜다. 아~네~ 하고 말았는데 흥정이라도 붙여볼 걸~
정작 친구 만나서는 사진 한 장 못찍었다. 수백평의 휴게소 건물 안에도, 건물 밖에도 온갖 중고 생활용품이 꽉꽉 들어차있다. 흥미로운 곳이다. 주 2회 경매할 때는 더 바쁘다고 한다. 생활용품은 풍부한데 문화예술품은 빈약해 보여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손님이 많아 눈코 뜰 새 없다. 얼굴 봤으면 됐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