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바른 말
옳은 말이기는 하지만 듣는 이가 꺼려할 만큼 거침없이 날카롭게 말을 할 때
'입바르다' 또는 '입이 바르다'라고 말합니다. 토의나 토론을 할 때의 말하기
방법을 잘 체득하지 못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되도록 부드럽게, 남이 듣기
좋은 말로 완곡하게 표현하려는 태도를 갖는 게 중요합니다.
또 입바른 말은 옳은 말이고 맞는 말이지만, 늘상 쉽게 말하는 말의 성찬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천하기 어렵지만 쉽게 오르 내리는 말도 포함하는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하라. 솔직하라. 정정당당하라. 남을 배려하라. 마음을
비워라. 등등... 당연지사이지만 우리는 실천하기 힘들고 어렵습니다. 따라서
맞는 말이지만 듣기가 싫은 경향이 있지요.
집집마다 가훈(家訓)이란 것이 있는데, 별 좋은 말은 거의 다 있습니다.
사랑, 우애, 정직, 공경.. 그러나 너무 관념적인 것이고 피부에 와 닿지 않습니다.
감명 깊은 가훈중에 이런 것이 있더군요. "세상엔 공짜가 없다"
참으로 입바르지도 않고(?) 현실적인 가훈입니다. 약간 속되 보이긴 하지만...
우리집 가훈은 "백인관억(百忍寬抑)"입니다. 백번 참고 억제하고 관용하라는
공자에게서 인용한건데 그야 말로 정신병자 만드는 가훈이지요.아버님이 정해줘서
간직합니다만, 입바른 말의 표본입니다. 내가 다시 만든다면
"참아서 남주니?" "안 참으면 병된다"라 할 것 같습니다.
나와 너 그리고 여러분과의 온라인 카페에서 너무 입바른 말만 하면 식상합니다.
세상은 입바른 말대로 흐르는게 아니고 지극히 상식적인 선에서 모든 관계가
이루워집니다.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룰에 의해 자연스럽게
행해집니다. 비슷하게 한마디 한다면 '꼴리는대로 사는 겁니다'
방송매체나 신문 매거진, 칼럼등의 입바른 말은 참으로 교훈적이고 계도적이고,
계몽적인 표현이라 아주 조소를 금치 못합니다. 특히 싫어하는 표현 중에
"사회 지도층인사"라는 말은 정말 경멸합니다. 심훈의 상록수처럼 사는 시대도
아니고 누구를 지도 한다는건지.. 속칭 그들의 작태는 정말 구토가 날 지경인데도..
모두 수평적 인간 사회인데 말입니다.
아이를 구하고 두 다리를 절단 당한 역무원을 위로 격려하는 많은 글을 읽어
봤습니다. 용기라는 표현을 많이 쓰더군요. 맞습니다. 용기...
그러나 그 용기를 만용으로 만드는 결정적인 것이 있더군요. 분합니다.
그 아이의 부모가 신분을 감추고 도망 갔다는 겁니다. 평상 멍애를 안고 살겠지만...
역무원은 그 아이의 신분 추적을 원치 않는다는군요. 아이의 부모가 엄청난 사건에
부담을 느낀 점 이해는 됩니다만, 참으로 애석합니다.
그래서 나는 과감히 말합니다. 입바르지 않게 말입니다.
"당신의 행위는 좀 지나쳤습니다. 아이를 구조하되 당신의 안전을 돌봤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말하긴 참 어렵습니다.
그냥 속울음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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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많이 속이 상하셨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