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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세상흐름 큰공부 원문보기 글쓴이: 새마옹
별다른 인연은 없었던 두 사람 사이입니다. 평안도 태생과 경상도 태생, 고대 출신과 연대 출신, 큰 회사가 직장이었던 사람과 큰 학교가 직장이던 사람, 나이차이가 10년도 더 되는 두 사람, 그러나 정치입문은 같은 때 같은 국회에서였습니다.
한 사람은 민주자유당 전국구 25번, 또 한 사람은 서울 강남 갑에서 통일 국민당 후보 였습니다. 두 사람 다 14대 국회에 진출했습니다. 한 사람은 회사를 떠나서 당시의 여당으로 갔고 또 한 사람은 학교를 떠나 왕회장이라고 불리우던 현대의 정주영회장과 손 잡고 새로운 야당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정 회장과는 문서에 날인하고 "의형제"가 되었습니다.
나는 일생에 단 한번도 내가 대통령이 될만한 인물이라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그런 언약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창당 100일도 안된 국민당은 선전하여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고 일취월장, 원내 40석을 차지하는 어지간한 정치세력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 해 5월 정 회장은 어느날 새벽에 단둘이 만나 " 김교수 이번 대통령 후보는 내가 나가야겠어요. 나는 나이가 많아서 이번 밖에는 기회가 없어서 김교수는 아직 나이가..." 나도 이미 65세의 노인이었는데 나는 왕회장의 뜻을 거역 할 아무런 근거도 없었습니다. 당을 위하여 조국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나는 마부가 되었습니다.
나는 점쟁이도 아니고 관상가도 아닙니다. 흔히 -주역-을 공부한 사람들이 사주팔자를 본다고 하고, 관상학을 익힌 사람들이 관상을 본다고 하지만 나는 육감으로 직감으로 또는 80년을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본 경험으로 나는 이 대통령이 서울 시장이던 때부터 그 관상이 심상치 않음을 미리 알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서예가 진학종씨가 언젠가 우리집에 와서 함께 식사를 하는 가운데 그에게도 그런 직감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 적이 있었습니다. 일제 때 중학교에 다닐 때 일본 선생 한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를 나는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일본 전국시대에 세 인물이 등장하는데 오다 노부나가, 도요도미 히데요시, 도꾸가와 이에야스 세 사람이었습니다. 노부나가나 이에야스는 조상이 몇만석 몇십만석을 생산하는 다이묘의 아들이었지만 히데요시는 그렇지 못했답니다.
초라한 모습으로 길을 가는 히데요시를 어떤 길가의 관상쟁이가 부르더니 "앞으로는 관상보는 일을 그만 둬야겠다"하니 히데요시가 "왜요"라고 물었답니다. "원숭이처럼 생긴 네 놈이 내 눈에는 장차 천하를 통일할 인물로 보이니 나의 관상보는 신통력도 이젠 사라진 것 아니냐" 히데요시가 말하기를 "그냥 관상보는 일을 하세요. 사람팔자 모릅니다" 나는 이명박씨 얼굴에서 도요도미 히데요시의 관상을 보았던 것입니다.
민주국가에서는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뽑혀 청와대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람의 뜻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나는 믿습니다. 여러가지 조건들이 맞아 떨어져야 그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따라서, 이승만 박사를 비롯하여,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심지어 노무현 조차도 하늘에 뜻이 있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법입니다.
사람의 힘만 가지고 대통령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작년 12월에 실시된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될 것인지 미리 알아 맞친 점쟁이나 관상쟁이는 한 사람도 없었답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당선자가 발표되고 어떤 신문사의 기자가 글을 하나 인터넷에 올리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노무현 다음에 누가 그런 자리에 오르게 될 건지를 정확하게 점친 사람이 꼭 한 사람이 있는데, 그는 점성가도 아니고 관상가도 아니고 대학의 교수인데 그 이름은 김동길이라고 분명하게 써서 올렸습니다.
선거 훨씬 전에 뉴욕의 한 강연장에서 강연장을 꽉 매운 한인들 앞에서 "노무현 다음에는 이명박"이라고 잘라서 말한 일이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입니다. 그런 인연 아닌 인연 때문에 나는 앞으로 5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짧은 한마디를 할 것입니다.
작년 12월 19일에 실시된 대선의 결과는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한반도의 뭇 백성에게 (따지고 보면 북한 동포들도 기립박수를 할 만한 민족사의 쾌거였지요) 엄청난 희망을 안겨 주었습니다. “대한민국도 이제는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는 한 마디가 우리 모두의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차점으로 낙선된 후보와의 표차가 무려 530만 표라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고 예상 밖의 결과였습니다. 투표, 개표에 부정이 끼어들 수 없었던 것도 확실했습니다. 민주주의가 크게 승리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당선자가 사람을 골라 쓰는 데는 매우 미숙하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권인수위원회는 빈약하다 못해 한심하다고까지 느껴졌습니다. 국민이 외면한지 이미 오래 된 노무현 정권을 상대함에 있어 마치 들판의 풍차들을 거인들로 착각하고 노새를 타고 창을 들고 돌격한 라 만챠의 돈키호테를 연상케 하였습니다. 인수위원회는 정권을 인수만 하면 끝나는 것인데 어쩌자고 쿠데타에 성공한 혁명주체처럼 구정권에 칼을 들고 덤벼드는 것이었습니까.
예컨대 영어 교육 문제 등은 가당치 않은 망발로 이어졌습니다. “오렌지”가 아니라 “아린지”로 발음해야 한다니, 웃기지 마셔요. 사실은 “아”보다는 “오”가 좀 더 근사한 발음입니다. 건설업에는 탁월하신데 인사에는 그토록 어두우신가요. 정말 큰 일 났습니다.
총선이 끝나고 통합민주당의 유인태의원이 우리가 다 귀담아 들어야 할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그는 386세대를 호되게 꾸짓고 나서 통합민주당이 그나마 80여개의 국회의석을 차지하게 된 것은 정권인수위원회가 하도 한심하게 굴었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한마디 였습니다. 유인태 의원은 민주화의 투사로서 그 어려운 시대에 제 몫을 감당하고도 남음이 있었던 인물인데 18대 총선에서 엉뚱한 바람이 불어 그만 도봉(을)에서 낙선되고 말았습니다. 정말 유감천만한 일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오,이방호가 왜 떨어졌는지 아십니까.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가 잘못되었음을 경고하기 위해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나에게 가까운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은 싫어합니다. 문국현씨가 무슨 힘으로 이재오의원을 눌렀습니까. 문국현이라는 사람을 지역구민들이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재오 의원을 미워하기 때문입니다. 농민을 위해 산다면서 수염기르고(그 것은 아주 볼품없는 수염인데)바지,저고리,두루마기에 목도리까지 하고 대한민국을 국회에 드나들던 그 괴짜를 지역구민들이 존경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방호 의원을 싫어 하기 때문입니다.
청와대의 청지기들 중에도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 여럿 있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 아닙니까. 이명박은 리명박이라고 하지 않는데 자기 성은 반드시"류"로 불러달라는 그 측근도 반성의 여지가 있습니다. "인사가 만사"라는속담을 잊지 마시기를.
대선투표가 있기 훨씬 전에 나는 이 후보에게 두 가지 부탁을 했었습니다.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내 뜻이 이 후보에게 전달된 사실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집이나 한 채를(단독주택이건 아파트이건)남기고, 은행통장에는 5억 정도 남겨두고 나머지는 몽땅 사회에 환원할 것을 당부 하였습니다.
그 때 그 편지에선 내가 정주영 회장을 모시고 일했던 1992년의 경험을 덧붙였었습니다. 돈 있는 사람이 국가의 권력을 장악하게 되는 것을 유권자인 국민이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그 때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당돌한 권면을 감히 할 수가 있었습니다.
한동안 아무 소식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BBK의 검찰조사 결과가 "이명박 무혐의"로 발표되자 곧 이 후보는 전 재산을 국가에 헌납한다는 발표를 한 것이었습니다. 잔금 5억의 통장 하나도 남기지 않고! 아마 그 결단이 2백만 내지 3백만 표는 더 끌어 왔으리라 믿습니다.
또 하나의 부탁은 당선되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국무총리로 임명하되 그에게 조각을 일체 위임하고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에만 전념하는 동시에 실물경제의 경험을 살려 박근혜 내각을 돕고 대통령중심제 아래에서 내각 책임제를 단행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두 번째 부탁은 실현될 듯 하다가 실현되지 않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유감입니다.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이 치열함을 넘어 과열을 거듭하고 폭발 직전까지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 배후에 여권이 깊숙이 개입돼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막상막하의 두 후보가 피투성이가 되어 죽기 아니면 살기로 혈전을 벌이면 누가 후보로 지명이 되건 막강한 여당의 후보를 상대하여 승리하기가 어렵게 되었을 것입니다. 요새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이 끝까지 격렬하게 전개되어 이미 공화당의 승리를 장담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당시의 청와대, 검찰청, 국정원이 모두 박근혜후보를 두둔하고 있음을 나는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LA에 있던 김경준을 불러다 이명박 후보를 한방에 날릴 수 있다고 믿고 있었던 인사들에게 이명박의 유죄를 확신케 한 것은 여권의 공작이었다고 나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당시 386세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던 여권이 왜 유신헌법, 유신체제, 인혁당 사건 등에 관해 한마디도 않고 잠잠하기만 하였겠습니까. 박 후보가 지명을 따내면 그 때부터 포문을 열고 야단법석을 할 수순이 이미 마련돼 있는 것이 아니었겠습니다. 그러나"오뚝이" 이 후보의 지명이 그들의 모든 흉계를 수포로 돌아가게 한 것이고 실정에 실정을 거듭한 노무현정권이 정권교체의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지도부는 17대 대선, 18대 총선에 있어 당 운영에 차질을 많이 빚었다는 사실을 시인해야 됩니다. 친박,친이가 그토록 심각한 대립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은 누구의 책임입니까.
나는 당 지도부의 아집과 무능이 그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회에 의석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어느 후보를 선호한다는 정도는 문제가 안 됩니다. 갈라서기가 세인의 눈에 그토록 선명하게 보이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은 전혀 손을 쓰지 않고 방관한 셈입니다.
그러고도 대선에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공천심사위원회는(물론 통합민주당도 비슷한 꼴이었지만) 유수한 대학의 총학생회장 후보 선출보다도 더 졸렬하게 굴었습니다. 공정의 기준이 무엇입니까. 이게 놀음판이 아니라 정치판인데 어쩌자고 당선될 사람에게 공천을 주지 않고 안 될 사람에게 줍니까.
“친박연대”가 어디 정치집단입니까“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등산이나 할 것이지 왜 정치판에 뛰어 듭니까. 공천을 못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한나라당으로 돌아오겠대도 안 된다고 버티는 당의 지도부는 제정신입니까. 이런 사람들을 거느리고 김정일의 정예군단을 이길 수 있다고 믿습니까. 그렇게 되면 대운하건설도 물 건너 간 것이 되고 맙니다.
유비가 유비구실을 하려면 제갈공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 대통령이 오늘 거느리고 함께 일하는 청와대와 행정부 인사들 중에는 부자가 너무 많다고 아우성입니다. “돈 있는 사람들이 공직에 앉으면 안 된다는 법이 있습니까”하며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볼멘소리를 하지만 조국의 현실에선 크게 잘못된 일입니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당시의 연봉 10만 불을 고스란히 고아원에 기부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전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유권자들이 박수를 보냈습니다. 아직은 그 약속이 이행돼지는 않았지만 이 대통령은 집 한 채 밖에 없는 “가난한” 국가원수가 된 셈입니다.
“그렇게 부자인줄은 모르고 발탁했다”고 내심으로는 후회하고 있을 겁니다. 한국에서는 부동산이 많은 사람들을(부동산 업자가 아니라면)투기꾼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대학교수 출신은 더욱이 재산이 많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입니까. 그들도“집한 채만 남기고” 그 재산을 대통령처럼 모두 국가에 헌납하게 하시고 그 돈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기본금의 액수가 많은 장학재단을 하나 만드세요. 그리고 그들의 생활을 앞으로 5년 보장하세요. 그렇게만 하면 국민은 쌍수를 들어 이명박 정권을 환영할 것입니다. 한국에는 앞으로 돈이 없어 학교에 못가는 젊은이는 한 사람도 없게 될 것입니다. 내 생각이 어떻습니까.
중국 글에 “와후장상영유종호”라는 말이 있습니다. 왕이 되고 토후가 되고 장군이 되고 재상이 되는 사람들이 종자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라는 내용으로 풀이가 됩니다. 민주국가에서는 더욱 타당한 주장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높은 자리에 오르는 사람들의 부인의 관상입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부인은 한국인이 아니라 외국인이어서 뭐라고 평가하기가 어렵습니다. 젊었을 적에는 꽤 미인이었다고 들었고 초대 대통령에 대한 헌신적 봉사는 높이 평가돼야 한다지만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 후덕한 역할을 하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음으로 인상에 남는 영부인은 박정희 대통령을 한평생 섬긴 육 여사였습니다. 박 대통령의 18년 집권이 가능했던 것은 육 여사가 후덕하였기 때문이라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16대 대통령의 영부인은 별로 이야기 하고 싶지도 않지만 일반 국민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했던 것만은 확실합니다. 골초였다느니, 골프 핸디가 싱글이었다니 하는 미확인 소문들은 국민을 많이 불쾌하게 하였습니다.
나는 오래전에 이명박 대통령의 영부인을 어느 대학의 강의실에서 꼭 한번 직접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을 보고 나는 매우 품위 있는 여성이라고 느꼈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그 이는 대통령 부인으로 온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이 대통령은 매우 운이 좋은 사나이입니다.
노태우 정권 때 한글날이 국경일에서 빠졌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가? 구정에서 오래 놀고 추석에도 여러 날 놀게 되니 쉬는 날이 너무 많아서 국군의 날과 함께 한글날은 천대를 받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것은 한국의 역사를 너무 모르는 처사 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명절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공통적인 것이 많습니다. 독립 기념일을 축하하는 것도 어느 나라에서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한글날만큼은 한국인만의 경축일입니다. 왜냐하면 한글을 만든 사람이 한국인이고 한글을 쓰는 나라가 한국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김석연 교수가 훈민정음을 연구하여 미국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한글은 전 세계의 언어학자들을 다 감동케 하였습니다. 이런 표음문자 스물 여덟 글자를 만들어 낸 사람과 나라는 비상한 잠재능력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그런 한글이 수백 년 천대를 받아 왔고 일제 때에는 한글이 말 못할 수난을 겪었는데 이윤재, 최현배, 이희승, 김윤경등 여러 한글학자들은 홍원감옥에서 옥고를 치르기도 하였습니다.
해방이 되었습니다. 외솔 최현배선생은 사명감을 가지고 당시 군정청 문교부의 편수국장으로 취임, 모든 교과서를 한글로 만들었습니다. 그런 한글을 천대하면 벌을 받습니다. 겨우 국경일 자격은 되찾았지만 공휴일은 아닙니다. 대통령의 한글 사랑에 크게 기대합니다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제정 반포하실 때에는 모두 28자 이었는데 활용하지 않다보니 4자가 줄어들어 24자만 남아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통령이 임기 중에 꼭 해야 할 일 중의 하나가 쓰이지 않는 그 넉자를 되살리는 일입니다.
한글의 다양한 기능은 세계의 모든 언어와 그 발음을 거의 차질 없이 표기할 수 있는데 다만 영어의 “f"와 "th"발음을 완벽하게 표기하지 못해 고민 중입니다. 그러나 만일 세종대왕께서 오늘처럼 세계화된 한국을 방문하신다면“f"나 "th"를 옳게 표기하지 못하는 우리를 보시고 야단치실 것이 분명합니다.“family"가 "패밀리" "훼미리"로 표기되는 것을 그대로 두실 리가 없습니다. "ㅍ" 왼 쪽에 "o"을 붙여 왜“f”발음이 되게 하지 못하느냐 하실 겁니다.“thrill”이 “드릴”이나“스릴”로 표기된 것을 보시면 노발대발 하실 겁니다. “이 주변머리 없는 것들아, 안 쓰는 글자 중에서 골라서 활용하면 되지 않는가.” 하실 겁니다.
“누리글”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한글로 전 세계의 문맹을 퇴치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태평양의 새 시대에 주역을 담당할 수 있는 힘은 한글에 있음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정음청이 세종 때 있었듯이 이명박 대통령 때 반드시 한글청이 생겨야 한다고 믿습니다.
노무현의 외유는 매번 납세자인 우리들을 화나게 했습니다. 여기 간다 저기 간다 해도 상대방 나라에 대해 관심도 생기지 않았고 그가 돈을 쓰고 다니는 것이 불쾌하기만 하였습니다. 정확한 소문인지는 모르나 하루에 5억씩 쓴다는 말을 듣고 모두 분통이 터진다고 했습니다. “저런 낭비가 어디 있나” 그것이 생각 있는 시민들의 한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취임 뒤 처음으로 미국방문을 했을 때 우리들의 느낌은 딴판이었습니다. 하루 여행경비가 얼마나 드는지 묻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대견스럽기만 했습니다. 사람이란 간사한 동물이지요. 어떤 대학의(대단한 대학도 아니지만) 교수라는 자가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이명박이 부시와 어깨동무를 하고 캠프데이비드의 잔디밭을 걸었다고 해서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고 퉁명스럽게 한마디 던지는 것을 듣고 매우 불쾌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말에도 일리는 있을 겁니다. 다만 그 말이 우리 귀에 못마땅하게 들렸을 뿐이지요. 우리는 부시와 나란히 걷는 모습에서 한국의 위상이 격상된 듯한“환상”을 보았지요.
한국이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미국과 원수가 될 까닭이 전혀 없지 않습니까. 대등한 위치에서 미국을 돕고 미국으로부터 도움을 받는“좋은 나라 대한민국”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 따름입니다.
일이 있어서 LA에 왔습니다. 어제는 후배 한사람이 저녁을 대접한다 하여 한국음식점에 가서 LA갈비를 먹었습니다. 식탁에 둘러앉은 교포들이 조국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하면서 쇠고기 수입저지에 앞장선 정치인들을 비웃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왜 그렇게 야단입니까 이민 와서 30년~40년 살면서 광우병에 걸릴 걱정은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왜들 저러지요. 이명박 때리기 아닙니까. 지난번 대선에서 참패하고 총선에서도 겨우 80석 밖에 차지하지 못한 화풀이를 이런 식으로 한다면 그건 졸렬하고 비겁한 짓이죠” 그들은 LA숯불갈비를 먹으면서 쇠고기 파동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을 호되게 비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잘 모르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쇠고기파동은 그저 표면상의 구실일 뿐 무슨 일이나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고 양국의 동맹관계가 공고하게 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는 세력이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오늘도 대한민국 땅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여전히“반미”의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자들은 기회를 잘못 포착한 것입니다. 쇠고기 파동 정도로는 대세를 그들에게 유리하게 끌고 갈 수가 없습니다. 한국인의 체질 운운하며 광우병에 대한 경고의 북을 요란하게 두들기고 있지만 북의 김정일이 다시 남침이라도 시도하면 모를까 그 정도로 이명박이 흔들리고 대한민국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비가오고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대로 이번 일로 한국은 더욱 튼튼한 민주국가가 될 것입니다.
지난 10년 정부의 처사를 비판하고 작고 큰 집회나 성명서는 신문이나 TV에 비치지도 못하게 하던 잘못된 정권- 대대적인 반정부시위가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10만 명이 운집하여 대대적으로 이루어져도 신문에 단 한줄 정도로 내주던 언론이었음을 생각할 때 정부가 많이 민주화되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미국의 쇠고기 수입개방 반대 촛불 시위를 시간마다 방영해도 청와대가 한마디 안하는 “백화만발”의 시대가 되었으니 대통령 힘내세요!
선진국에서 쓰이는 낱말들을 후진국에서도 그대로 쓰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낱말 중 하나가 좌익이니 우익이니 하는 표현입니다.
지난 대선 뒤에“노무현의 좌파정권이 물러나고 이명박의 우파정권이 들어섰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그러나 그 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노무현 정권은 좌파라고 규정할 아무런 근거도 없습니다. 의회정치의 기반이 확고한 영국이나 프랑스나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양분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중도 우파니 중도 좌파니 하는 분류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선진국에 사는 것으로 착각하고 우리사회를 우익과 좌익으로 갈라놓고 싸움을 붙이면 겨우 숨이나 쉬게 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성장하기는커녕 살아남기도 어렵다고 나는 믿습니다. 창공에 높이 떠서 날아가는 새는 왼쪽과 오른쪽에 날개가 있어야 합니다. 오른쪽 날개만으로 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어쩌자고 “노무현의 좌파정권”운운합니까. 대접이 지나친 것 아닙니까. 한반도 전체를 놓고 볼 때 남한의 이명박 정권이 우익 보수 반동이라면 북의 김정일 정권은 좌익 진보 선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오늘의 한반도에는“민주”와 “반민주”가 있을 뿐입니다. “반미, 친북”을 부르짖으며 적화통일을 꾀하는 정치세력은 그것이 북에 있건 남에 있건 반민주적 반동세력일 뿐입니다.
지금 쯤 후회하고 있을지 모르죠. 서울시장 임기를 끝내고 국민의 박수와 갈채 속에(물론 제 욕심 때문에 헐뜯는 자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물러나 벌어놓은 돈으로 조용히 살며 여행이나 자주 할 걸 공연히 청와대 꿈을 버리지 못하고-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인생 60대 70대를 조용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타고난 성격이 그럴 수 없는 위인입니다. 그 많은 꿈들을 가슴 속 깊이 묻고 무료한 세월을 보낼 수는 없는 특이한 기질의 인물이라고 생각 됩니다. 그리고 이 나라 정치판에는 국민이 다 시인하는 “업적”, 납득할 만한 큰일을 해놓고 “나 이런 사람입니다”하며 등장한 사람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 뒤에는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 어른이야 애국자요 독립투사요, 학식과 인품이 뛰어난 거인으로, 국민이 모두 “그 어른 밖에야 누가 감히 그 자리에 오를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던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쿠데타로 집권 하에 업적을 남긴 장군은 있었습니다. 업적은 아무 것도 없고 다만 민주화 투사라는 “허명”으로 정상에 올라 대통령이 된 불행한 “행운아”는 두 사람이나 있었습니다. 그런 이들 뒤에는 더 엉뚱한 사람이 청와대에 주인이 되어 모든 국민을 난처하게 만들었지요. 이 대통령 자부심을 가지세요.
한나라당 내부에서 이명박 파와 박근혜 파가 결전을 앞두고 으르렁대고 있던 때 “박근혜 파는 있을지 모르지만 이명박 파는 없다”는 한 마디로 입장을 밝힌 적이 있었습니다.
정치는 “패거리 싸움” 이라면 계파정치를 당연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고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 근대적인 낡은 정치철학임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사실 이 나라의 지역감정이 왜 생겼습니까. 국민 사이에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치판의 특정한 인사들이 이기적인 동기로 부추긴 것이 지역감정 아닙니까. 경상도 사람이 쿠데타로 집권하고 불안하니까 고향 사람들을 그 주변에 많이 배치하면서 시작된 잘못된 풍조입니다.
김대중 씨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호남 사람들을 똘똘 뭉치게 해 놓고 그는 전라도 왕국의 임금님으로 군림하였습니다. 호남사람들의 단결심은 영남사람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단단합니다. 그런 사실이 이 겨레의 내일을 위해 무슨 유익이 되겠습니다. 얼떨떨한 기분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온갖 추태를 다 부린 노무현씨는 “코드가 맞는 사람들”만을 골라서 함께 일하겠다고 선언함으로 우리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폭력배의 두목이나 할 말이지요.
파벌 없는 정치가 민주정치입니다. 전라도 당도 잘못된 것이고 충청도당도 잘못된 것입니다.
역사에는 아무런 교훈도 없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인류는 역사에서 배운 바가 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만한 문명사회를 건설할 수 있었단 말입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하면서, 어제 있었던 일이 오늘 있고 오늘 있는 일이 내일 또다시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에도 배울 바는 있습니다.
역사가 되풀이 되는 것이라는 주장에는, 어제의 잘못을 오늘 되풀이하지 말라는 가르침도 들어 있습니다. 인류 역사에 등장했던 수많은 독재자들- 진나라 시황제를 비롯하여, 히틀러니 무솔리니니 프랑코니 스탈린이니 하는 자들이 따지고 보면 역사의식이 없어서 권력을 가지고 그런 잔인무도한 짓만을 골라서 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이 역사에 무엇으로 어떻게 남게 될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반면에 우리나라 역사의 거인들은 역사의 미래를 내다보면서“살신성인”의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정몽주, 성삼문, 이순신, 안중근, 윤봉길 같은 열사들이 역사를 알았기에 그런 삶을 살다가 그렇게 떠날 수가 있었다고 믿습니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 같은 대통령이 되어 주셔요. 스스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 누구도 역사를 피할 수는 없다”(No one can escape history) 역사가 심판한다는 만고 불변의 가르침을 믿고 날마다 전진하시기를 빕니다.
젊은 어머니들의 모임에서 가정교육에 관한 강의를 하는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강조하는 한 가지 사실은 “인생은 100미터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42킬로가 넘는 마라톤”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공부 잘하라고, 1등하라고 아이들 괴롭히지 말라고 일러 줍니다.
학교 다닐 때 성적이 좋지 않아 겨우 낙제나 면한 엄마들 가운데 1등하라고 아들, 딸을 못살게 구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천부당만부당한 일입니다. 육상선수들 가운데는 단거리 선수만 있는 것이 아닙니까. 장거리 선수가 꼭 필요한 중에도 100미터 경주에 우승한 사람보다는 마라톤에 우승한 선수가 더 큰 영광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대기만성 타입이기 때문에 더욱 국민의 호감을 사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30대에 현대의 사장이 되고 40대에 이사가 되고 얼마 뒤에는 회장의 자리에 올랐다고 들었으니 현대 안에서는 출세가 빨랐던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치에 뛰어든 것은 근년의 일이고 정계의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서울시장에 당선된 때부터이니 정치경력은 몇 년 되지 않다고 해야죠. 그러니 서두르지 마세요. 마라톤 선수가 되셔야지요. 청와대 5년을 거친 뒤에 이 나라 정계의 원로가 되어 어른 없는 이 나라의 어른 노릇을 하셔야 합니다. 마지막 2킬로 지점에서 힘껏 뛰어 마라톤의 월계관을 쓰셔야지요.
지도자는 주변에 어떤 사람들을 쓰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판가름 난다고 합니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 인재의 등용입니다. 따라서 관상을 보는 능력이 탁월해야만 좋은 일꾼들을 거느리게 되고 훌륭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될 것입니다.
도산 안창호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형제들 중에서 도산만이 성공하여 큰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루는 시골 살던 형님 한 분이 평양시내의 도산 사무실을 찾아와 취직을 부탁했습니다. 동생 도산이 형님에게 “좀 기다리세요" 하고 나가서 한참 있다 돌아오는데 장터에 가서 지게를 하나 사들고 온 것입니다. 형이 깜짝 놀랐습니다. “형님, 이 지게를 지고 짐을 나르면 밥은 굶지 않을 겁니다." 도산이 지게를 사가지고 온 목적이 그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친 형님이라 해도 관상에 어울리는 일을 하게 해야지, 체면 때문에 관상에 말지 않는 자리를 하나 남에게 부탁해서 얻어주면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 것이 범인과 위인의 차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범인은 체면만은 생각하고 위인은“이것이 합리적인 일인가 아닌가”를 먼저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이병철 씨가 삼성의 간부를 채용할 때에는 반드시 면접을 하고 회장 자신이 관상을 봤다고 합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고 그 아들이 맡아가지고 어떤 변호사의 관상을 잘못보고 채용했다가 삼성이 죽을 고비를 당한 것 아니겠습니까.
땅이 좁고 천연지하자원이 부족해서 한국의 번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말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면적에 있어서 중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협소하고, 일본 열도 보다도 좁은 땅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중국 인구는 13억이나 된다는데 그리고 일본도 1억2천만이나 된다는데, 우리는 남북을 합쳐야 고작 7천만, 자원은 형편없습니다. 금강석 한 알도 보이지 않고 석유 한 방울도 나오지 않습니다.
어느 해 정초에 당시의 대통령이던 박정희 대통령이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낭독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석유가 나오게 되었으므로 우리도 산유국(OPEC)의 회원국가가 되게 되었습니다”라고 하던 그 낭랑한 목소리를 나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10,26 사태가 벌어지던 날, 나는 포항의 엄청 큰 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하고 있었습니다. 거기 운집한 포항시민들에게 내가 물었습니다. 영일만이 거기서 멀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여러분, 석유가 나옵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석유 안 나옵니다”라고 그래서 내가 오히려 그들을 위로 했습니다. “포항시민 여러분, 석유가 나오기는 나올 것입니다. 직각으로 파고 들어가지 말고 사우디아라비아 쪽을 향해 파도록 하세요. 파고 또 파면 안 나올 리 없건만....” 석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채산이 안 맞습니다. 자원은 없습니다.
한국의 자원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 땅에 깔려있는 물질적 자원은 없지만 쓸 만한 인재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무한 자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우수한 자원만 잘 개발하면 우리는 능히 대서양의 시대에 영국처럼 되고 영국처럼 세계를 이끌고 나가는 위대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나는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꿈이 분명하게 보이고 그 자부심 때문에 세계 어디를 가나 떳떳합니다. 무서울 게 없습니다. 영국이나 미국에 태어나지 않고 한국에 태어난 것이 다행이라고 느끼게 됩니다.
영국과 미국의 태양은 서서히 서산으로 넘어가는데 한국의 태양은 우리들의 동창을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 가서 간혹 전철을 타고 건너편에 앉은 일본인 남녀 젊은이들을 훑어보면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뛰어나게 잘 생겼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것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늘 유엔의 사무총장이 누구입니까. 충청도 충주 시골에서 자라난 한국의 소년이었습니다. 국제로타리의 본부에서 세계로타리 회장 일을 보는 이동건씨도 한국인 아닙니까. 지휘자 정명훈, 골프선수 박세리,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수영선수의 박태환 등 모두 한국이 낳은 걸출들입니다. 이제 정치만 좀 잘하면 태평양시대의 주역은 한국이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땅이 좁아도 자원이 없어도 우리는 번영의 내일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25일 나의 여동생의 남편이 담낭암이라는 불치의 병을 얻어 1년 남짓 투병생활을 하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옛날에는 60세 까지 사는 이도 많지 않았으니까 작년에 회갑을 지낸 그를 단명했다고 하지는 않겠습니다마는 젊은 아내, 어린 딸을 두고 가는 그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생각하면 오늘도 내 가슴이 뭉클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죽으면 꼭 화장을 해달라고 자기 아내에게 부탁했기 때문에 화장을 하고 유골을 벽제에 있는 납골당에 맡겼습니다. 우리 집에는 경기도 시흥에 가족묘지가 있어서 아버님 어머님 누님을 그곳에 모셨는데 작년에 시흥시로부터 통첩이 있었습니다. 그 일대의 부지에 시흥 문화회관을 건설할 계획이니 이장을 하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난처한 입장이 되었습니다.
화장은 이제 어쩔 수 없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슬픈 결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화장장 시설이 태부족이라 대개 장시간 차례를 기다려야 가능하답니다. 자기 동네나 그 근방에 화장장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시위 때문에 당국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국가가 국유지에 그런 시설을 크게 만들고 납골당이나 수목원을 국가예산으로 건립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무덤 쓰던 시대는 가고 화장하는 시대가 온 것 같으니 대통령께서는 백성이 죽고 난 뒤의 일도 배려를 해 주셔야겠습니다.
내가 나이가 많아서 시대에 뒤 떨어진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요새 젊은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을 보면 정말 가관이라고 느껴집니다. 저러고 어떻게들 세 끼 먹고 살아가는지 의아스런 느낌마저 듭니다.
젊은 여자들의 옷-배꼽은 왜 내놓고 다닙니까. 뭐 볼게 있다고. 가짜 명품들을 들고 다니는 것도 한심하게만 여겨집니다. 돈 벌어서 이다음에 진품을 사지 도대체 가짜를 가지고 진짜인척 하는 그 심보가 가증스럽습니다. 귀에 귀걸이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송아지도 아니면서 코걸이가 웬 말입니까. 아프리카에 가면 미개한 족속들 중에 코걸이 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문명국에도 그 악습이 퍼지게 된 것입니까.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옵니다.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는 경제학의 그 이론이 여기에도 적용이 되는 겁니까.
젊은 남자가 이발기계로 머리를 짧게 깎고 다니는 것을 나무라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처럼 삭발하고 면도칼로 “대가리”를 박박 밀어 반들반들하게 하고 다니는 유명한 농구선수이건 유명 악단의 밴드 마스터이건, 보는 사람의 눈에 불편하게 비칩니다. “내 대가리지 네 대가리냐”고 하겠지만 보는 사람의 심정도 좀 살펴줘야지-
궁극적으로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름답고 오래 가는 것 아닙니까. 확실히 잘못돼 가는 세상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나이가 10여년 위라고 해서 함부로 말하는 이 무례함을 관대하게 받아주소서. 이 대통령은 사람을 좋다 나쁘다 또는 훌륭하다 모자란다는 등등의 평가를 할 때 기준을 어디다 두시는지 궁금합니다.
나의 기준을 먼저 밝혀 두겠습니다. 나는 사람을 판단하는 첫째 기준이 “얼마만큼 정직하냐”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거짓말을 잘하면 나는 가까이 하지 않습니다. 거짓은 인간에게만 있는 악입니다. 동물은 누구도 속이지 않습니다. 다만 적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죽은 척 하기도 하고 본능적으로 위장을 하기도 하지만 기만적으로 이웃을 대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만이 그 짓을 합니다. 그래서 토마스 칼라일 이라는 역사가가 “사람은 나면서부터 허위에 대하여는 원수”라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기준은 그 사람이 얼마나 자기 이외의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아느냐 하는 것입니다. 남이야 어떻게 되건 나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은 반사회적일 뿐만 아니라 반윤리적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이 이렇게 살기 어려운 까닭은, 거짓말 잘하는 사람, 이웃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한심한 인간들이 와글와글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한평생 개신교 신자이지만, 불교도이건 유교신자이건, 철두철미 진실하고 이웃에게 인애와 자비를 베풀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짓되고 사랑 없는 크리스천보다 백배는 더 훌륭한 인간으로 알겠습니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유럽이나 동구라파 또는 터키를 비롯한 중동의 여러 관광지에 가보면 거기서 물건 파는 젊은 사람들이 한국 사람만 보면 “빨리빨리”라고 떠들어 처음에는 무슨 소린지 몰라서 어리둥절하게 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한국관광객들이 제일 많이 쓰는 말이 “빨리빨리”이기 때문에 그 말이 한국인의 별명이 된 셈입니다. 중국인을 “만만디”라고 한다면 한국인은 “빨리빨리”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인민군의 남침으로 6.25가 터지고 그 전쟁 때문에 조국의 강토는 폐허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후 20년~30년 사이에 그 폐허 위에다 한국인은 산업화된 새 나라를 하나 만들어 세웠습니다. 그 속도가 참으로 놀라운 것이어서 세계가 다 감탄하여 마지않았습니다. “빨리빨리”를 선호하는 그런 민족적 기질도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기질의 약점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물고 늘어지는 그런 끈기는 없습니다. 속전속결에는 능하지만 장기전, 지구전에는 잘 견디지 못합니다. 이명박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야단법석 하는 오늘의 야당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명박 때리기에 실신한 것처럼 덤벼들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래 못갑니다.
대통령은 지구전, 장기전으로 대응하세요. 자신만 있으면 끝까지 버티어야 합니다. 참는 자에게 승리의 월계관이 돌아옵니다.
여러 해 전에 LA에 사는 어떤 친지 집에 들렀다가 신기한 족자 한 폭을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안중근의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 한 수가 적혀있었고 그 시를 지어서 친필로 적은 사람은 한국과는 특별한 관계가 있던 때로는 우리를 괴롭히기도 한 청조 말기의 군벌이자 정치가이던 원세개였습니다. 그 한시 한 수를 사진에 담아 집에 가지고 와서 때때로 익혀 지금은 암송을 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말로 옮긴다면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안중근 의사의 죽음을 애도함
“평생 경영하신 일 이제 끝났소.
죽어야 할 땅에서 삶을 구하면 대장부라 할 수 없는 일이죠
비록 한국 땅에서 태어났으나 이름을 온 누리에 떨쳤나이다.
백세 사는 이 없는 세상에 그대는 천년 두고 사시리이다”
글자 한 자가 초서로 되어 있어 내가 그 뜻을 제대로 전했는지 걱정이지만 그렇게 살다 그렇게 가신 안중근 의사는 참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인”이었다고 느껴집니다.
나라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이는 분명히 영원히 살아서 만백성의 존경을 받게 됩니다. 안 의사 손에 일본의 거인, 동양침략의 괴수 이토 히로부미는 쓰러졌지만 일본인들도 그의 기일을 잊지 않고 남산에 있는 안 의사 추모모임에 참례 하는 것을 보고 안 의사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옛날 고려조나 조선조 때 책을 읽고 공부하는 젊은이들은 다 과거를 보기 위해서였고 과거를 보는 까닭은 벼슬을 하기 위해서였읍니다. 지금은 산업화가 되고 사회가 다양하여 잘 사는 길이 벼슬길만은 아니지만 옛날 선비들에 비하면 오늘의 정치인들에게는 낭만도 풍류도 없다는 것은 서글픈 일입니다.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이 백성의 존경을 한 몸에 받던 정몽주를 자기편에 끌어 들이고 싶었을 때 그런 내용의 멋있는 시조 한 수를 띄웠습니다. 남산의 중앙정보부 지하실에 불러다 놓고, “협력 할 건가 안 할 건가? 협력한다고 각서를 써요”라고 협박하지 않고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며 만수산의 칡넝쿨처럼 서로 손 잡고 한평생 재미있게 살아보자고 꼬였습니다. 그런 유혹에 넘어가 지조를 버릴 분이 아니었던 선비 정몽주는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는 시조 한 수로 자기의 결심을 분명하게 했습니다.
정몽주는 이방원의 간곡한 초청을 그렇게 거절했기 때문에 그는 선죽교에서 칼을 맞았건 몽둥이를 맞았건 피를 철철 흘리며 이 세상을 떠났지만 지금도 민족의 가슴 속에 정몽주는 오늘도 살아 있습니다. 그렇게 살다 가면, 사는 것도 멋지지만 죽는 것도 더욱 멋지다고 느끼게 됩니다.
20일 가까운 해외여행을 마치고 27일에 돌아왔습니다. 그리웁던 고향에 찾아와 보니 취임한지 100일도 안된 우리 대통령이 안팎에서 벌어진 난타, 난투에 정신 상태가 혼미할 것 같아 우선 몇 마디 위로의 말씀부터 드리겠읍니다. 정치판이란 원래 그런 것이고 한국의 경우는 더 심한 것뿐이라 하겠습니다.
수세기에 거친 가혹한 당파싸움으로 피투성이가 되었던 조상들의 후예인지라 도리가 없다는 비관론자 들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다른 어느 나라에서보다도 열렬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재집권의 기회를 박탈당한 야당은 새로 당선된 대통령이 취임하기도 전에 그를 쓰러뜨릴 공작부터 시작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도 예외가 아닐 뿐 아니라 다른 어느 대통령 취임 때보다도 도가 지나친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그 원인은 명백한 것입니다. 지나간 10년에 우리사회에, 특히 언론계 전반에 뿌리가 깊어진 “반미, 친북”세력이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고 그래선 안 될 야당의 인사들이 이 난타극에 동참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언론이 얼마나 편파적이었는지를 나는 피부로 느끼고 살아온 사람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런 반민주적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오늘의 대한민국이 겪을 수밖에 없는 시련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난동은 결코 오래 갈 수 없습니다. 두고 보세요.
촛불시위니 결사투쟁이니 하며 붉은 띠를 두르고 길거리에 뛰쳐나오는 사람들 무섭지 않습니다. 1905년 “5조약”이 체결될 직전이라면 그럴 만도 하죠. 1910년 한일합방이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때라면 죽어야 할 사람들은 마땅히 죽어야죠.
이민국에 앉아있는 미국 공무원이 내 여권을 보며 “김정일이란 놈은 언제 꺼꾸러질 것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나는 “아마 멀지 않았을 겁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여권을 돌려받으며 우리는 서로 웃었습니다. 그렇게 될 것이라고, 그렇게 돼야 한다고, 우리는 피차에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만난 교포들이 “이명박 때려잡으려고 피켓 들고 나온 놈들은 대개 빨갱이 아닙니까”라고 하였습니다. 한동안 “색깔논쟁” “이념논쟁”은 반윤리적인 것으로 치부해 온 과거 10년의 잘못된 정치가 새롭게 정신을 차려야 할 때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대통령 김대중의 사상과 이념을 의심한다”는 나를 마치 역사의 반동분자로 몰아붙이려는 악당들이 적지 않았는데, 대한민국이 민주 공화국인지라 그런 고약한 놈들도 다 함께 밥을 먹고 살아가는 “좋은 나라 우리나라 ”가 아닙니까. 남파된 간첩들과 놈들에게 포섭된 김정일의 졸도들이 한동안 날뛸 겁니다. 요란하게 굴 겁니다.
그러나 걱정 마세요 이명박 대통령 뒤에는 든든한 국민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습니다.
취임 100일이면 새로운 행정부가 태세를 갖추고 창공을 향해 높이 날아가야 마땅한 때인데, 그렇지 못해서 유감입니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처음 석 달 열흘은 야당도 비판을 삼가는 것이 관례가 됐기 때문에 첫날부터 때리기 시작하니 어떤 장사도 견디기 어렵다는 말도 나올 만합니다.
그러나 오늘 이 대통령은 한번 쯤 깊이 반성을 하고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권인수위원회가 발족 될 때부터 사람을 잘못 쓰는 게 아닌가 라는 말이 돌았습니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중 하나가 “왜 끼리끼리 해먹으려는가”(좀 속된 표현입니다만)라는 것이었습니다. “코드가 맞는 사람들”을 찾다보니 그 꼴이 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실제 내용을 잘 모르기는 하겠읍니다마는 왜 “소망교회파”라는 말이 생긴 것입니까. 물론 믿을 만한 대통령의 신앙동지들이 그 교회에 많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반 국민은 그것을 “끼리끼리"라고 밖에는 보지 않습니다. 인사가 만사라는데, 왜 제가 부탁드린 데로 박근혜 전 대표를 극무총리에 앉히고 조각을 일임하는 용단을 내리지 못했습니까. 공천이 잘못된 사실을 시인하고 한나라당에 돌아오기를 바라는 모든 당선자를 왜 껴안지 못했습니까. 인사가 잘못되면 만사가 잘못되기 마련입니다.
이화여대 창립 122주년 기념식에 가서 영부인 김윤옥 여사를 만났습니다. 중국방문을 마치고 어제 귀국하셨다는데 싱싱하고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올해의“자랑스러운 이화인” 상도 받으셨습니다. 자랑스러운 이화동문인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요새 공직에 앉은 남자의 반려자 중에는 아마 오늘의 영부인 만한 관상을 가진 이가 없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만일 “내 여자가 더 잘났어”라는 사나이가 있다면 한번 나에게 같이 와서 나름대로의 관상 전문가인 나의 평가를 한번 받아 보도록 하세요.
어쨌건 김윤옥여사의 그 관상이 이명박 시장을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만드는 일에 크게 기여했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김 여사가 단 위에 올라와 앉아 있으니 단상이 훤해 보였습니다. 이 대통령, 국민을 섬기는 한편 영부인도 잘 받드셔야 할 것입니다. 나라의 운명이 이명박 대통령 하기에 달렸다면 대통령의 앞날은 부인 김윤옥 여사 하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유능한 권투선수가 링에 올라가 첫 라운드에는 상대방에게 두들겨 맞기만 하지만 둘째 라운드부터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틀림없이 이때부터 반격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반드시 도전자를 KO로 눕히게 됩니다. 볼만한 “라운드#2”가 될 것입니다.
아직 “대통령 물러나라” 는 말은 나오지 않았지만 야당은 내각 총사퇴를 부르짖고 나선 모양이지요. 매우 성급한 사람들입니다. 정권을 빼앗긴지 얼마 안 되는 야당의 입장에서는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는 엄연한 사실보다는 정권을 되돌려 받고 싶은 욕심이 앞설 겁니다. 수준 높은 민주정치를 하기에는 아직도 여, 야가 모두 수준미달이라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에 대하여도 우선 고려돼야 할 것은 북의 김정일의 태도라고 믿습니다. 그의 생각은 그의 아버지 때부터 한결 같습니다. 6.25사변 때만 아니라 그 뒤에도 줄곧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이었는데 지난 10년은 그보다 수월한 적화통일의 길이 열려있음을 알고 사실은 자만심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무력을 쓸 필요가 뭐냐. 그냥 내버려둬도 조만간 내 체제 밑으로 기어 들어올 것이 뻔한데” 이것이 김정일의 생각이었다고 북을 탈출해 남한의 품에 안긴 어떤 탈북자의 입을 통해 들은 적이 있읍니다.
지난 17대 대선 이후 김정일은 매우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겁니다. 이명박 후보가 무려 1천 1백 49만 2천 389표라는 엄청난 표를 받았고, 차점자와의 득표자가 5백31만 7천 708표나 된다는 사실에 일단은 기가 죽었었습니다. 이대통령, 두려워 마세요. 대통령 뒤에는 국민이 있습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판문점은 하나의 명소이고 주로 그들에게만 공개되는 제 3 땅굴은 동서의 대결과 항쟁의 피어린 과거사를 되새기게 합니다. 북이 판 남침용 제 3 지하터널은 폭이 2M 이고 높이가 3M 나 되는데 길이는 1635M 나 된답니다. 발견된 것은 1978년 10월이 터널을 통해 북의 무장군인 1만 명과 비무장군인 3만 명이 1시간 안에 이동이 가능하다고 하니, 남한에 사는 사람들은 멋도 모르고 자다가 일어나면 인민군 세상에 살아야 할 뻔 했습니다.
북의 입장도 많이 달라졌지요. 아마도 대한민국 대통령이 홍콩을 통해 김정일 통장에 입금 시켰다는 5억 달러, 6억 달러 혹은 7억 달러를 잘 굴려서 핵폭탄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나는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럴 리가 없다는 나를 반박할 인사들이 남한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나의 질문은 “그럼 무슨 돈으로 그런 엄청난 짓을 했소 그럼 맨손으로 핵무기를 만들었단 말인가요.” 할 것인데 아무리 김정일의 맹종자도 납득이 가는 해명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 땅굴을 국군이 판 것이라고 우기는 자도 있을 겁니다. 그렇게 우기라고 북에서 지령이 내려왔으면 도리가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그 땅굴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우리가 1시간 내에 땅굴을 통해 남북을 통일하면 안 되는 건가요.
인류의 조상이 지구상에 나타나 처음 살림을 시작하고 돌로 서투르게 칼이나 끌이나 도끼를 만들어 쓰게 된지가 한 50만년은 될 것이라고 고고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 오랜 세월에 비하면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가 등장한 것은 1만년도 채 안 된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 긴긴 세월 인간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먹을 것이 었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믿습니다. 경제라는 말이 바로 그것 아닙니까. 경제의 근본이 “먹고 사는 일”임을 부인 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지난 선거에서 이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된 것은 국민이 과거 10년의 이 나라 정치가 반민주적이고 자칫 잘못하면 김정일의 독재체제에 휘말려 들어갈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지만 한끝 유권자의 생각에는 이 후보야 말로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겁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취임하자마자 기름 값이 천정을 모르고 뛰고 낭비에 낭비를 거듭한 지나간 정권들의 비행의 뒤끝이 쉽게 정리되지 않아서 고민하시는 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 위기 속에서 이 대통령은 청와대의 주인이 되신 것이니 한동안은 정신 차리기 어려우실 겁니다. 그러나 이런 여건 하에서도 대통령의 첫째 의무는 국민이 밥을 먹는 길을 열어주시는 일이어야 합니다. 부탁합니다.
세계 어디서나 국가원수에 대한 경호는 점점 더 삼엄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한 도시나 휴양지에서 정상회담이라도 열릴라치면 수백 수천의 경찰이 동원되고 경호 담당자들은 화장실 까지 뒤지고 수채구멍까지 들여다봐야 하는 곤욕을 치러야하는 모양입니다.
미국 뉴욕시의 9.11테러 이후 더 심해진 것이 요인들에 대한 경호인 것 같습니다. 정계 요인들의 역할이나 비중이 하도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일지는 모르지만 일반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하고 짜증나는 일이라는 사실만은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10.26사태를 생각하면 경호실의 철저한 경호도 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는 농담 삼아 가끔 이런 말을 하지요. “한국의 대통령은 경호를 삼엄하게 할 필요가 없고 다만 술좌석 옆자리에 앉은 놈만 조심하면 된다. 그 놈이 일어날 때 ‘어디가’라고 물어서 화장실에 간다면 빨리 갔다 오라고 하고, 권총 가지러 간다면,‘안 돼’하고 그 자리에 강제로라도 주저앉게 하면 된다”- 내말이 틀렸습니까. 금속탐지기에다 수십 명의 보안요원이 여자들 핸드백까지 다 뒤져도 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총에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대통령을 놈들은 겁이 나서 오히려 손도 못 댈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부터 2500년쯤 전에 공자님과 그 제자들 사이에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갔다고 들었습니다.
제자 중 한 사람이 물었답니다. “선생님,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겠습니까.” 공자님이 대답하셨습니다. “백성이 먹을 식량, 나라를 지킬 군대 그리고 나라에 대한 백성의 신뢰가 아니겠냐”"그럼 선생님, 그 중에서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먼저 버리시겠습니까” “군대 아니겠냐” “그 다음에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그것은 식량일 것이다”그렇다면 군대도 없고 식량도 부족해도 정부에 대한 백성의 신뢰만 뚜렷하다면 그 나라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가 됩니다.
이명박 정권이 성공하는 길은 하나뿐입니다. 거짓말 안하는 정부를 만들면 됩니다. 좀 서툴러도 국민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짓말은 독약입니다. 독약은 국민을 죽이고 나라를 망칩니다. “정직은 최선의 정책”이라는 서양의 속담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이 최선이 아닐 때에는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인가 라고 인도의 간디가 따졌습니다. 정직이 최악의 정책 밖에 안 된다 해도 우리는 정직하게 일하는 정부를 사랑합니다.
새 정권이 출범하면 예의상 처음 석 달 열흘은 일체의 비판을 삼가야 한다고 한마디 한 사람은 이 사람 김 노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100일이 끝이 났으니 나도 몇 마디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 됩니다.
대통령이 취임하자마다 미국을 방문할 계획을 마련할 것은 구겨진 한, 미 관계를 때우고 바로잡기 위해 부득이한 일이었지만 지난 10수년 동안 이 땅에 뿌리를 내린 반미, 친북 세력으로서는 가만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미국으로 부터의 쇠고기 수입 같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처신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나는 느꼈습니다. 그런데 미안한 말이지만 주변에 그렇게도 사람이 없습니까. 대한민국이 작은 나라이긴 하지만 현대건설이나 서울특별시 보다는 몇 천배 크고 엄청난 덩어리인데 이 대통령은 그런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였기에 “차” 나 “포” 를 제치고 “졸”만으로 “궁”을 지키려 하니 이번 같은 불상사가 생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국민이 알아줄만한 큰 인물이 이 대통령 주변에 단 한 사람이라도 있습니까.
그런 인물이 없다고 하시면 나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은 내각과 청와대에 집합시킨 땅 부자 돈 부자들 모두 재산 나라에 바쳐 대통령 재산과 함께 큰 교육재단, 장학기금을 만드세요. 그렇게 못하시겠다면 다 그만두라고 하셔야지요. 그렇지 않고는 이 난국을 바로잡기 어렵습니다.
대통령이 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을 먹여 살리는 일이라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안보를 튼튼하게 하고 남북통일의 기회를 마련하는 일은 쌀보다도 옷보다도 집보다도 더 몇 배 더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나간 10년 동안, 좋은 옷 입고 좋은 차타고 좋은 음식 먹으며 좋은 집에 사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늘 이런 생각을 했읍니다. “당신들 자신은 잘 모르고 있지만 만에 하나 적화통일이 강행되고 김정일 세상이 되면, 비싼 옷도 고급승용차도 다 버리고, 굶주린 배를 움켜주고 그 의리의리한 양옥집에서도 쫓겨나게 될 것인데! ” 그 사실을 정부가 국민으로 하여금 깨닫게 하지 못해서, 또는 부러 모르게 하여서 갈팡질팡한 것이 사실입니다. 민주적 통일을, 민주적 발전을 역행하려는 반동분자들이 기회만 있으면 날뛸 것이 뻔한데 그들을 다스리기에만 전념해선 안 되죠.
큰 그림을 그리세요. 대운하 건설보다 더 큰 그림을. 새로 등장하는 태평양시대의 주역이 돼야 할 한국임을 확인하고 엄청나게 큰 그림을 그리세요. 그런 큰 사명을 감당해야 할 한국의 젊은이들임을 깨닫게 하세요. 목을 쳐야 할 놈의 목은 빨리 치세요. 그리고 박근혜 씨에게 총리직을 (강제로라도) 떠맡기고 조각을 위임하세요. 대통령 중심제 헌법 하에 내각 책임제를 실시하세요. 그것만이 살 길입니다.
6월6일 현충일의 서울의 밤경치를 전해주는 7일자 신문1면 기사들은 흥미진진했고 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시청 앞의 밤경치가 여간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미국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촛불시위’ 에 참가한 시민들이 6일 밤 서울시청 앞 광장과 태평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고 그 사진 밑에 설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역사에 남을 사진 한 장이 될 것이라고 나는 느꼈습니다. 매일 쇠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도 않은 이 나라에서, 국민의 단 한사람이라도 그 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려 비틀거리다 쓸러질 수도 있는 10만의 하나, 100만의 하나의 가능성도 묵과할 수 없다는 시민의 아우성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처럼 동족애가 강하고 위생관념이 철저한 국민은 아마 지구상에는 다시없을 겁니다.
지나간 정권하에서 국가안보가 위기에 처했음을 실감하고 우리도 이보다 더 큰 시위와 집회를 여러 번 했읍니다. 비가 오는데도, 뙤약볕에도, 몇 만 명이, 때로는 몇 십만 명이 모여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 나라의 모든 신문사와 방송사가 다 와서 사진도 찍어가고 녹음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의 정권하에서는 신문에 한 줄도 나지 않았고 TV에 그 모습을 한 번도 비쳐주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좋은 세상이 됐습니다. 그러나 정신 차리세요!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삽니다.
72시간이나 릴레이로 이어진 촛불 시위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새벽,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해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해집니다. 경찰에 쇠파이프로 맞서는 자들도 나타났고 세종로에서 전경의 버스 한 대는 데모대에 의해 박살이 난 것도 사실입니다.
대한민국에 살아본 경험이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혁명의 전야”처럼 느껴질지는 모르지만 이 땅에,(이북에서가 아니고 이남에서)오래 살아 본 이른바 기성세대에게 있어서는 결코 처음당하는 일들이 아닌 것이 사실입니다. 학생시위가 군중시위로 이어져 마침내 대통령이 하야성명을 발표하고 물러난 케이스는 딱 한번 있었습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경우입니다. 그러나 그 때에는 3.15부정선거라는 엄청난 죄악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부정선거로 대통령을 뽑은 사실에 비하면 지극히 경미한 “죄악”이라 하겠습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시에 인사가 크게 잘못된 사실은 이제 시인해야 할 때라고 믿습니다. “유”씨를 비서실에 두어야지 “류”씨를 거느리고는 “리”씨 아닌 “이”씨가 옳게 처신하기가 어렵습니다.
상식이 풍부한 유능한 인재들로 곧 교체하세요. 그만큼 코너에 몰려 얻어 터졌으면 이제는 당당히 “링”중앙에 나타나 반격을 해야 합니다. 이 정도는 결코 위기가 아닙니다.
출범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명박 호는 뜻하지 않았던 암초에 부딪힌 셈입니다.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배가 순풍에 돛을 단 듯 잘만 떠나가면야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가 되어있는 우리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작금의 민심 동향을 살펴보면서 한 마디 안할 수 없다는 심정입니다.
이제 청와대도 내각도 대폭 갈아치워야겠다고 하셨으니 당초 인선이 잘못되었음을 시인하신 것이죠. 섭섭합니다. 누구의 권면을 받아들여 그런 사람들을 주변에 배치하셨습니까. 그것이 문제입니다. 또다시 그 사람들이 천거하게 된다면 결과는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새사람의 의견을 좀 들어보세요. 주변에서 찾지 못하면 멀리서라도 불러 오세요. 국가 원로 최고회의라도 소집하셔야 할 것 아닙니까.
지난 5년 동안 목요강좌 60회와 매달 수천 수만 개의 테이프를 만들어 전국에 전 세계에 돌리며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한 나 같은 사람 또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대통령 취임식에 오라는 말 한마디 안한 대통령 측근이라는 자들은 과연 제정신입니까.
“대운하 건설”의 꿈도 그렇게 한 마디로 내동댕이칠 것입니까. 국민의 참뜻을 알아보기도 전에 “국민이 원치 않는다면”이라고 못을 박습니까. 대통령으로 뽑아준 사람들에 대한 조금이라도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렇게는 안하시겠지요.
4·19는 민주주의로 가야하는 민족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것이 사실인 동시에 애국자요 독립투사요 이 나라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지도자 한분을 잃어버리게 한 비극의 한 토막이기도 하였습니다.
3·15 부정선거에 격분한 마산의 젊은이들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면서, 선거를 다시하자고 부르짖었을 때 당시 자유당 정권이 이 요구에 즉시 응했더라면 국민은 이 박사의 하야를 강요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시 이 대통령을 에워싼 인간들이 나라를 위해서도 아니고 이 박사를 위해서도 아니고 오로지 자신들의 “영광의 길”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막연한 낙관론으로 결단의 시간을 끌고 또 끌다가 마침내 대통령의 하야가 불가피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대통령이 하야를 결심하고도 그의 주변 인물들이 그 성명을 2~3일 끌도록 한 사실을 내가 압니다. 이대통령의 비극은 이로써 더욱 심화된 셈이었습니다.
“인의 장막”이라는 말이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지도자를 망치고 나라를 망칩니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을 둘러싼 “인의 장막” 이 있다는 사실을 요새 절실하게 느낍니다. 그 사람들이 나 같은 사람과 이 대통령사이에 담을 쌓고 의사소통이 전혀 안되게 합니다.
지난 수년간 정권교체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무명의 애국시민을 외면하고 끼리끼리 재미 볼 궁리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쇄신 이전에 개각을 단행하기 앞서 그 담부터 헐어야 합니다. “인의 장막”부터 철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이 난국을 헤쳐 나가지 못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광우병 발생을 우려하는 유권자들의 촛불시위가 전국으로 퍼져나갈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요새는 "걱정 할 것 없다" 고 그들을 진정시키기에 이 김 노인이 땀을 뺍니다.
걱정하는 모든 이들이 이명박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들입니다. 정권의 교체를 그토록 갈망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걱정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힘을 모아 10년 만에 겨우 이룩한 정권교체가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 까 우려하기 때문이겠죠. 시위 주도자들이 아무리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며 흔들고 또 흔든다 하여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다짐을 국민은 원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대통령, 빨리 손을 써야 합니다. 속히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엉뚱한 놈들이 엉뚱한 짓을 획책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남파된 북의 간첩들이 몇이 되는지, 그들에게 포섭되어 한반도를 김정일의 세상이 되게 하려고 꿈꾸는 놈들은 몇이나 되는지, 되도록 빨리 파악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대통령에게 맡겨진 가장 큰 책임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입니다. 남북전쟁에 임하는 링컨 대통령의 최대 사명은 노예해방이 아니라 미합중국의 헌법을 지키는 일이라고 전쟁 초기에 그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나라를 지키는 일보다 더 소중한 책임은 없습니다.
1616년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측면에서 증명한 “죄” 때문에 갈릴레오는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지동설에 관한 저술이나 교수가 일체 금지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소신을 굽히지 않고 저술한 〈천문대화〉가 금서로 낙인이 찍히면서 갈릴레오는 1633년 2차 종교재판을 받았고 그는 지동설을 포기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이 판결이 내려질 때에도 그는 입속말처럼“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중얼거렸답니다. 수개월 뒤에 석방은 되었지만 피렌체의 교외에 유폐되어 억울한 만년을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나는 지극히 미미한 존재로써 앞으로 살날이 그리 많지 않은 한국의 한 노인에 지나지 않지만 요새 전국을 휩쓸고 있다는 촛불시위를 지켜보면서 정말 허탈감과 배신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대학의 교수들도 이에 합세 한다고 하니 이것이 과연 제 정신인가 묻고 싶습니다. 노조들의 극성 파업이 왜 이때 필요합니까. 나라의 경제는 생각안하고? 정말 광우병을 걱정하기 때문입니까? 중국정부가 “동북공정”을 표방하면서 고구려의 존재를 역사에서 깡그리 도려내려 했을 때에도 잠잠하기만 하던 이 땅의 교수, 학생들이 이토록 국민의 건강을 염려하여 모두 들고 일어나 이 나라를 이렇게 어지럽게 만들어야 합니까.
솔직하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는 빼고, “이명박 타도” “미제 앞잡이들을 몰아내자”라는 구호를 내 거는 것이 오히려 타당한 것이 아닙니까. 전 국민이 다 이 촛불시위에 참가한다고 해도 나는 반대입니다. 소가 미치기 전에 사람이 미쳐서야 되겠습니까.
요새는 신문을 보기가 싫고 뉴스를 듣기도 역겨웁습니다. 작년 12월 19일 - 그날의 감격은 간 곳 없고 날마다 계속되는 촛불시위와 때 아닌 파업으로 질서는 무너지고 경제는 예기치 않았던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전국운수산업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지난 13일 항만과 사업장의 물류가 거의 마비되어 수송에 큰 차질을 빚었다고 합니다. 화물차 1만대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수출 피해액은 엄청난 것이라고 합니다. 이미 1073만 달러의 수출을 못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중소업체는 “직격탄”을 맞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겁니다.
대한민국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며 수출 강국으로 자부하던 이 나라의 경제는 무슨 꼴이 될 것입니까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해줄 수 있는 이명박 정부 소속에 유능인사는 한 사람도 없습니까. 화물연대의 파업에도 이유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때에, 기름 값이 치솟아 온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바로 이때에 국민경제에 이토록 큰 타격을 주는 전국적 파업이 꼭 필요한가, 그들을 설득하고 대책을 속히 강구할 수 있는 인재가 이 정권 내부에는 한 사람도 없단 말입니까?
“항복 할 때 까지 항쟁의 불길을” - 이것은 촛불시위를 부추기는 김정일 일당의 주장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우리가 살 길은 어디에 있습니까.
사람이란 본디 태어날 때부터 무슨 일을 당하여 당황하거나 초조하게 되면 판단을 잘못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촛불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엉뚱한 구석에서 파업이 터져 나오고 “이명박은 하야하라”는 등의 예기치 않았던 때 아닌 구호가 터져 나오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중책을 맡은 사람의 마음도 흔들리게 마련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때에 대통령의 마음이 잘못 흔들리면 우리들의 조국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오늘의 대통령께서 현대건설의 사원으로 김포공항 건설현장에서 감독으로 나와 있던 때 그 밑에서 하청을 맡아 일을 한 어떤 이의 말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그 때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노임을 제 때 주지 못하여 근로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하루는 그 근로자들이 삽과 곡괭이를 들고 현장감독의 사무실로 치고 들어갔답니다. 그러나 그 때 현장감독이던 오늘의 이 나라 대통령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고 전해주면서“이명박이라는 사람은 보통사람이 아닙니다” 라는 말을 내게 들려주었는데 그것이 오래전의 일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이명박 대통령임을 오늘도 믿습니다. 고칠 것은 과감하게 고치더라도 원칙에는 전혀 변함이 없는 “눈 하나 깜짝 안하는”그런 대통령(하기야 깜짝 할 눈도 없으니 깜짝 할 수도 없겠지만)어쨌건 우리는 신념에 가득 찬 확고부동의 대통령이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습니다.
책이나 좀 읽었다는 이른바 한국의 지식인들이 툭하면 좌파다 우파다 하는데 나는 그 뜻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영국에는 분명히 좌파와 우파가 갈라져 있어서 보수당도 있고 노동당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정권을 장악한다 하여도 영국의 의회정치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습니다. 프랑스의 경우나 독일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은 전쟁이 끝나고 나서 줄 곧 보수정당이 집권 해왔고 좌파 정당들이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정권을 잡아본 적은 없습니다.
대한민국 안에서 어떤 정당이 진보와 개혁을 표방하는 좌파정당이며 어떤 정당이 보수파와 수구세력이 집결한 우파정당입니까? 그것은 따지고 볼 때 매우 허무맹랑한 이분법이 아닙니까. 한반도 전체를 놓고 볼 때 대한민국은 우익 진영의 나라이고 북의 인민공화국은 좌익이 뭉친 그런 나라입니까? 그렇다면 남한의 이명박은 보수·반동 세력의 두목이고 북의 김정일은 진보개혁세력을 이끄는 그런 지도자입니까.
반미·친북을 표방하는 자들이 결국은 김정일 편을 드는 것인데 그런 세력을 두둔하는 자들은 감히 진보세력이라 할 수 있습니까. 오늘 한반도에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면 안 된다는 세력이 있고 공산독재로 가기를 바라는 반민주적 세력이 있을 뿐입니다. 사이비지식인들의 잘못된 논리에 빠지지 마시기 바랍니다. 좌파니 우파니 하는 허망한 논리가한국적 혼란의 원인입니다.
요새 대한민국 안에서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첫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기 위해서 시작된 이른 촛불시위가 날마다 커지고 또 커져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촛불시위가 일어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에게 사실을 사실대로 전하는 것이 사명인 신문이나 라디오나 TV에 관계하는 사람들 가운데 그런 뜻이 분명한 이들을 여럿 보게 됩니다. 이미 간간히 터져 나온 바도 없지 않지만 그 모든 촛불시위의 궁극적 목표를 “이명박 퇴진”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내 눈에는 너무나도 명백하게 보입니다.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대통령을 당장 물러나라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이 엄청난 혼란을 이겨내지 못하고 만에 하나 대한민국 17대 대통령이 그 자리를 물러났다고 하면 그 뒤에는 더 큰 혼란이 있을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 아닙니까. 우리 자체 내에 민주적으로 질서를 마련할 힘이 없다면 군사 쿠데타나 김정일이 밤낮 주장하는 적화통일 밖에 다른 길은 없을 것입니다.
민주적 투표로 1150만 표를 받고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하여 그런 식으로 불만을 털어 놓는다면 민주주의는 불가능한 것이고 한반도가 김정일의 세상이 될 것은 뻔 한 노릇이 아닙니까.
이 나라의 민주노총이 “촛불승리 위해 총파업”한다는 신문의 1면 톱기사를 읽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비 내리는 북녘 하늘을 바라 보다 혼자 쓴 웃음을 웃었습니다.
근자에 유행하는 촛불시위의 동기와 목표가 무엇입니까. 국민이 광우병에 걸릴 것이 염려되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죠. 아직은 광우병 세균이 묻어 들어온 미국산 쇠고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뼈가 들어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모조리 반송하거나 폐기처분되는 장면을 TV로 본 적도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이 크게 우려된다고 잘못 알고 촛불시위를 하는 순정파의 배후에는 이 시위를, 이제 출범한지 얼마 되지도 않는 이명박 정권을 타도하는데 써보려는 악의에 찬 인간들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것은 민주체제 자체를 흔들어 보겠다는 흉계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체제를 버리고 독재체제로 가자는 것입니까.
과거 유신헌법.유신체제하에서,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외치다가 검거 투옥되어 “국가 전복 음모자”로 몰려 징역15년 자격정지 15년을 언도 받고 안양교도소에서 복역하다 풀려난 이 몸은 이제 80이 넘었지만, “노동자가 광우병 걸리면 노동력을 상실”한다는 엉뚱한 주장을 내세우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당신들을 나는 죽는 날까지 비웃고 있을거요. 한심한 사람들!
우리나라에 벌어지는 한심한 일 또 하나는 화물노조의 파업이라고 하겠습니다. 과거의 화물노조에 대한 사업주의 잘못이나 불찰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고 시정돼야만 할 일들이 한두 가지는 아니라고 믿습니다. 세계적으로 기름 값이 배럴당 150달러를 향해 달려가는 이 때 뜻하지 않았던 고유가는 국민경제 전체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고 기름 없이는 굴러 갈 수 없는 거대한 화물차들의 고통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프랑스에서 또는 그 밖에 선진 국가에서 화물노조가 고유가에 항의하여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실은 우리도 압니다. 그들은 이미 선진국의 자리를 굳혔기 때문에 그 문턱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대는 우리의 처지와는 판이 합니다. 태국의 화물차들이 올 스톱하는 것은 아직은 선진국 대열에 낄 수도 없는 태국사람들 인지라 동정은 가지만 그들의 앞으로의 일들이 걱정스러울 뿐입니다.
다른 노조들에게도 파업이 자꾸만 파급되어 대한민국의 경제가 북의 인민공화국의 수준으로 뚝 떨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도 내가 압니다. 남과 북의 경제수준이 비슷해야 통일이 될 수 있다고 믿는 한심한 인간들입니다. 이런 상태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인간들은 정신병원에 가서 정신감정을 받아 볼 필요가 있는 사람들 아닙니까.
민주화의 투사로써의 대중선생을 존경한 사람이 나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일본서 납치되어 생사를 모르던 그 며칠 동안은 정말 앞이 캄캄했습니다. 풀려났다는 소식을 듣고 맨 먼저 서교동 자택으로 달려가 경찰과 정보원들의 삼엄한 경계를 뚫고 어느 외신기자와 함께 잠시 면담하며 격려의 말을 몇 마디 하였습니다. 워싱턴 교외의 어느 아파트에서 이희호 여사와 망명·은신 중이던 그 때에도, 문동환 목사에게 거처를 물어 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 찾아가 만난 일도 있었습니다. 신변의 위협을 무릅쓰고 감행한 일종의 모험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어 다시 정계에 복귀, 김영삼 씨의 뒤를 이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대구에 가서 신현학 씨를 비롯 대구·경북지구의 유지들 30여명을 조찬에 초대, 그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이 민족의 가슴에 자존심을 심어준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한 마디 하였는데 그 때부터 나는 김대중이라는 사람의 민주화 투쟁경력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출세나 영달을 위해서는 무슨 말이라도 하고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뒤에는 나는 김대중 씨를 존경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하는 일을 건건사사 반대만하던 사람이 갑자기 박정희 숭배자로 돌변할 수 있습니까. 공자님도 “교언영색·선인의”라고 하셨는데 말과 표정을 수시로 바꾸는 사람에게 “인”은 드뭅니다.
호남이 주축인 평민당-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 그리고 오늘의 통합민주당으로 이어진 당당한 정치세력이 엄연히 이 땅에 존재함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터에 그리고 그가 아직도 호남에서는 기독교 신자들이 믿고 의지하는 전지 전능하신 하나님에 가까운 존재임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터에 감히 김대중 비판의 필봉을 휘두른다는 것은 “섶을 지고 불속을 뛰어 드는 일”이라는 속담대로가 아니냐며 걱정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그럴 줄을 나도 잘 압니다. 그래서 내가 목숨을 걸고 이 글을 씁니다. 매 맞아 죽을 각오 없이는 아무도 쓸 수 없는 글이기 때문에 내가 씁니다. 김대중 씨만 민주화 투사가 아닙니다. 나도 민주화 투사입니다. 김대중 씨만 감옥에 간 것이 아닙니다. 나도 갔습니다. 나는 사형 선고받은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징역이 15년 이었습니다. 나는 망명은 안했지만 군사 정권 하에서 연세대학교의 총장 한번 못했고 내내 무직의 백수건달이었습니다. 기회가 왔을 때는 너무나 늙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노인의 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대중선생은 나보다는 10배 20배 유능한 인물임을 시인합니다. 분단된 조국이긴 하지만 대통령의 자리에도 올랐고 평화운동가 모두가 선망하는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대중선생의 그 면류관 때문에 희생된 사람들과 이 겨레가 받은 상처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되지요. 내가 그 말은 꼭 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붓을 들었습니다
나는 본디 호남에 친구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김대중 씨가 신민당을 탈당, 단독으로 대통령에 출마하고 호남사람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 대한민국의 15대 대통령이 되면서부터 나와 호남사람들의 (물론 예외가 있긴 하지만)사이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민주화의 열기가 광주에서 가장 뜨거웠던 사실을 누가 부인하겠습니까. 광주시내 가톨릭 회관 강당에서 삼복더위에 민주화를 위한 강연회가 있어 연사로 나가면 청중은 3시간 4시간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앉아 듣는데 그 눈동자들을 보지 않고는 한국의 민주화를 이야기하지 말라는 말을 여러 번 다른 데서도 할 만큼 정말 열렬한 분위기 이었습니다.
그러나 김대중 씨가 대통령이 된 후로는 호남에 강연초청을 받는 일도 없고 또 사실상 가고 싶은 맘도 없습니다. 타도 사람들이 모여 마음 놓고 떠들다가도 전라도 사람 하나 나타나면 말을 뚝 그친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이런 위화감이 김대중 씨로 비롯된 것 아닐까요.
그 착하고 재치 있는 사람들을 왜 민족사의 주류에서 빼돌리는 것입니까 누구를 위하여? 김대중씨 한사람을 신격화시키기 위한 노력입니까. 나 아니고는 누가 감히 대중선생을 향해 이런 쓴 소리를 하겠습니까. 누가 내 집에 불을 질러도, 길거리에서 내가 테러를 맞아 숨이 끊어져도 할 말은 하고 죽을 겁니다. 이 말을 다 하기 전에는 죽을래야 죽을 수도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라고 해놓고 왜 김대중 선생 이야기를 매일 하느냐고 따질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며칠 동안 내가 "목숨을 걸고" 대중선생을 가차 없이 비판하는 까닭이 있습니다. 김대중 씨는 요새 유행하는 촛불시위에 대하여도 나와 의견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가 배후에서 이 시위를 지휘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 시위가 연일 이어지는 것이 마치 한국의 민주주의가 성숙했음을 뜻한다는 내용의 대중선생의 발언이 있었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이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순풍입니까 역풍입니까. 대중선생 생각대로라면 이 촛불시위가 만일 남북통일에(물론 적화통일이겠지만)까지 이어지면 그것이 자유민주주의 승리라는 결론이 불가피하게 되겠네요. 무슨 논리가 그렇습니까. 헐벗고 굶주리는 북의 2천만 동포에게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를 선물로 안겨주는 것이 대한민국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우리들은 믿고 있는데 남한에 사는 4천7백만 동포의 신세를 북한과 비슷하게 만들어 놓음으로 남북이 다 함께 "거지"가 되는 길을 가자는 것이라면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입니다.
북의 2천만 동포가 남한의 우리들과 비슷하게 먹고 살게 되는 길이라면 몰라도 우리에게 그 반대의 길을 가라고 권한다는 것은 잘못 되도 한참 잘못된 생각 아닙니까. 통회하세요, 반성하세요, 뉘우치고 또 뉘우치세요.
김대중 대통령이 북의 김정일을 그토록 두둔하고 내세우는 까닭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2000년 6월 북에 가서 김정일을 만나 이른바 "6․15선언"을 발표하고 돌아와 첫마디가 "김정일 국방 위원장을 만나보니 믿을만한 식견 있는 지도자"라고 했는데 나는 그 말 한마디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또 그것이 김대중 선생의 진심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김정일을 그토록 높이 평가하다니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김정일 같이 믿을 수 없는 독재자를 마치 훌륭한 인물인 것처럼 전 세계에 소개하고 선전한 것은 용서받지 못할 죄악이 아닙니까. 그 선전에 넘어가 일본의 고이즈미 수상이 그를 찾아가고 미국의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가서 그를 면담 했고 자칫 잘못했으면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도 김정일과의 면담을 실천에 옮길 뻔 했습니다.
"6․15 정상회담"때 김정일에게 넘겨준 돈의 액수를 우리는 정확하게 모릅니다만은 5억 달러라고도 하고 6억 달러라고도 하는데 그 일이 있은 지 5년 뒤에 대중선생 스스로 자백한 "잘사는 형이 못사는 동생을 찾아가면서 빈손으로 갈 수 없어 1억 달러를 가져다주었다"던 그 1억 달러를 모두 북이 핵무기 제조에 몽땅 써버렸다면 대중선생은 그 큰 죄를 어떻게 탕감 받을 수 있을 겁니까.
1천1백50만 명의 유권자가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합심하여 밀어주고 한나라당이 뽑은 대통령후보를 전적으로 밀어준 까닭이 무엇입니까? 첫째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진 10년의 정권이 "반미, 친북"이라는 잘못된 구호를 내걸고 은밀하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한반도의 적화통일을 지원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국가의 안보는 여지없이 흔들리고 국가의 경제는 파탄의 위기에 다다랐다고 믿게 되었던 것입니다.
지난 12월 선거에서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전 세계만방에 과시한 것 아닙니까. 민주주의가 대 승리를 거두고 이 나라는 "양양한 앞길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에 크게 낙담한 사람들은 우선 북의 김정일이었고 그에 의해 남파된 간첩들이었고 그들에게 포섭되어 뛰고 있던 그들의 세포조직이었습니다.
언론이 민주적 원칙에서 개편되기도 전에 미국산 쇠고기파동이 일어나고 연일 촛불 시위가 벌어지고 화물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더니 드디어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 앞에 고개를 숙여 사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과가 혼란한 정국을 진정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의 퇴진론으로 번졌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타도를 부르짖는 난동의 배후에는 누가 있습니까. 그것은 어떤 정치적 세력입니까. 지금은 사과할 단계가 아닙니다. 그 배후를 철저하게 파헤쳐 반민주적 세력의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그것이 더 시급한 과제가 아닙니까.
올해 6.25행사는 예년보다 다양했고 또 주최자나 참석자가 모두 진지해 보였습니다. 정권교체의 새로운 힘을 어디서도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에 치룬 6.25 기념행사에서 이제 한국정부가 방향을 확실하게 바꾸었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촛불시위가 연일 계속 되어도 한국정부가 “반미, 친북”의 잘못된 노선을 바꾼 것만은 확실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6.25가 인민군의 남침으로 빚어진 동족상잔의 비극이 아니라 국군의 북침으로 일어난 전쟁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수작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누가 먼저 6.25전화의 포문을 열었는가. 국군인가 인민군인가- 6.25공격개시 명령은 소련국적을 가진 전 북한군 작전국장 유성철이라 밝혀졌습니다. 남침계획은 오래전부터 있었고 1950년 4월에는 스탈린의 남침 승인을 김일성이 받아낸 것이 확실합니다.
이 사실을 증언할 사람은 북한에서 문화선전성 제 1부상을 지냈고 지금은 나이가 90이나 되어 카자흐스탄에 은퇴하여 조용히 사는 정상진씨인데 당시의 상황을 밝히면서 그는 이렇게 증언하였습니다. "임진왜란보다 더 참혹한 전쟁이 6.25였습니다. 그 책임의 소재를 분명하게 하고 언젠가는 북을 용서해야 하지만 영원히 잊어서는 안 될 민족사의 부끄러운 사실입니다."
부시는 북한을 테러국 명단에서 빼주기로 결정하고 그 사실을 이미 미 의회에 통보를 했다고 합니다. 남한의 촛불시위는 비폭력에서 폭력으로 “발전”하며 연일 “난동”을 일삼는 가운데 시위대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사옥을 잇달아 공격하였다고 하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는 세상입니까. 역사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로 승리하고 있는데 우리가 역사를 잘못 본 것입니까.
김정일은 부시와 손을 잡고 친미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노리고 있는 터에 민중의 열화 같은 뜻을 받들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이명박 대통령은 피로써 지킨 이 대한민국을 도대체 어디로 끌고 가려는 것입니까. 폭력시위가 거듭되는 가운데 폭력만이 문제해결의 유일한 방안인 그런 나라로 전락하여 북한이 빠진 테러국 리스트에 대한민국이 올라가게 되는 날을 기다리는 결과가 된다면 “이게 뭡니까!”
이 대통령,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가 눈앞에 보입니다. 폭력이 민주주의 적이라는 사실을 잘 아실 텐데, 대한민국 정부는 이 사태를 속수무책, 수수방관, 매일 보고만 있어야 합니까. 뽑아준 유권자들을 취임초기부터 이토록 실망하게, 이토록 허전하게 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어떤 사람들과 무슨 의논을 매일 하고 계십니까. 이 위기를 실감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은 대통령을 잘못 뽑은 것이고, 대한민국은 인민공화국에 흡수통일 되고 말 것입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첫댓글 그런데 이글이 또 진심이 아닌것 같기도합니다. 어제 김동길이 마음을 또 바꾸어 버렸네요. 어느 마음이 진실 일까요. 자기 마음 하나도 주체 못하는 지성이라. 우리가 불행한게 맞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