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구의 온도를 낮춰라] 지구의 온도가 오르면 나타나는 재앙들
기후 변화 또는 지구 온난화는 이미 일상적인 말이 되었다. 작년 여름 우리나라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폭염이 발생하고, 홍천에서는 최고 기온이 41도까지 올라 지금까지 기록을 갱신한 바 있다.
지속되는 폭염으로 닭이나 돼지 등 가축과 양식 물고기가 폐사하고, 식물이나 채소도 영향을 입어 가격이 폭등하였다. 전 세계 육지와 해양에서 관측 자료가 있는 19세기 후반 이래 가장 온도가 높았던 5년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가 차지했으며 산업 혁명 이후 지구의 평균 기온은 1도가 올랐다.
온실가스 증가에 따라 커지는 지구 온난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이 있는데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 연료의 연소, 시멘트 생산, 삼림 훼손, 경작지 증가, 비료 사용 등으로 배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서 40% 이상, 메탄은 150% 이상 증가하여 대기의 온실 효과의 증가로 지구 온난화가 발생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였다. 급격한 산업화와 인구 증가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에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 따라 지구 온난화의 크기가 달라지는데, 만약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증가한다면 지구 평균 기온은 현재(1986-2005년)보다 3.7도(2.6-4.8도), 해수면은 60cm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금까지 지구 온난화보다 변화 속도가 서너 배 정도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만약 온실가스를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줄인다면 기온은 1.0도, 해수면은 약 40c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빨리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기후 변화의 폭이 줄어들고 그에 따른 영향과 피해도 줄어들 것이다. 지역에 따라 지구 온난화의 크기와 패턴은 크게 차이가 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지구 평균보다 더 크고 강수량도 많아지며 다양한 극한 현상에 따른 영향과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 큰 규모로 발생하는 자연재해
기후 변화는 평균 기온의 상승뿐만 아니라 폭염, 가뭄, 홍수, 태풍 등의 발생 패턴을 변화시킴으로써 인류 사회와 자연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가뭄, 폭염, 홍수, 태풍, 한파, 산불 등으로 말미암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뉴스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도 캘리포니아의 산불, 동아시아의 폭염, 일본의 집중 호우 등 자연재해의 규모는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뭄, 폭염, 집중 호우, 태풍 등에 따른 피해가 계속 발생하면서 대부분의 국민이 기후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호우는 지구 온난화에 따라 공기 중의 수증기량이 많아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2017년 미국에 상륙한 허리케인 ‘하비’의 경우 1,250억 톤의 폭우를 퍼부어 50억 달러 이상의 엄청난 피해를 끼쳤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수면의 온난화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증발하여 강수량은 20%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10월에 태풍 ‘차바’가 제주도와 부산, 울산에 상륙해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러한 자연재해는 앞으로 자주 일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 가능한 최악의 경우는 지난 100년간 평균 기온이 1.8도 상승한 것에 비하여 2100년에는 현재보다 5도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폭염은 현재 10일에서 40일로, 열대야는 4일에서 50일로 증가하고, 여름철 최고 기온은 45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폭염과 열대야의 증가 추세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여름철에 에어컨을 필수로 사용하여 에너지 소모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남부 지방에서는 현재와 같은 겨울 날씨는 실종될 것이다.
최근 발생한 한파와 폭설은 북극 지방의 온난화 영향으로 분석되며, 차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철에는 강수량이 증가하고, 집중 호우도 현재보다 50% 더 증가하여 홍수나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고, 태풍의 비바람에 따른 피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봄철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증발량이 많아져 가뭄과 물 부족이 더욱 심할 가능성이 높다.
위기의 자연 생태계
기후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식물과 동물의 멸종 위험은 증가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 육지와 해양에서 생물 상당수가 멸종 위기에 놓일 수 있으며, 남획이나 오염, 외래 침입종 등의 요인과 겹친다면 멸종 위험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대부분의 식물종은 공간 이동의 한계로 한라산의 구상나무처럼 남방 한계선 주변에서 멸종할 수 있으며, 봄의 시작이 빨라지면서 식물 생장 주기도 달라져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공간 이동이 가능한 동물은 서식지 이동으로 어느 정도 적응이 가능하지만, 먹이가 없어진다면 생존이 힘들어진다. 예컨데 애벌레가 나오는 시기와 새싹이 나는 시기가 일치하지 않으면 애벌레가 살아남기 힘들고, 그 애벌레를 먹고 크는 아기새들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아열대 해양의 산호초 90%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는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태계의 이러한 복잡한 과정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므로 우리 주변에서 어떤 생물이 살아남거나, 어떤 생물이 사라질지 분명하게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지난날 지구의 역사에서 평균기온이 2-3도가 변하면 20-30%, 4-5도가 변하면 50% 이상 생물이 멸종했다는 사실에 근거하면, 앞으로는 지구 온난화의 속도에 따라 생물의 멸종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량 생산 감소는 지역 분쟁과 기후 난민 양산
지구 온난화에 따라 식량 생산에 가장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열대와 아열대, 온대 지역이며, 반대로 한대 지역에서는 혜택을 볼 수도 있다. 온도가 1-2도 상승할 경우 식량 생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나, 3도 이상 상승한다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조지역은 가뭄의 영향이 심화되며 한대 지역은 극한 현상의 발생으로 지역마다 식량 생산량의 변동이 커질 수도 있다. 바다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의 경우 온난화와 산성화, 산소 고갈의 영향으로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식량 사정의 악화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과 불안을 가중시켜 지역 분쟁을 일으켜, 물 부족과 더불어 기후 난민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시리아 난민의 사례로 볼 때, 기후 난민은 특정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으로 큰 쟁점이 될 수 있다.
식물 재배 적지가 점차 북상함에 따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먹거리는 귀하게 대접받을 것이다. 대구 사과가 강원도 양구에서도 재배되고 있으며, 서귀포의 귤을 남해안에서도 재배하는 실정이다.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의 온도가 5도 이상 상승하면, 사과는 한반도의 북부 지방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이다. 여름철에 폭염이 계속되면 상추쌈을 먹는 것도 어려워질 것이다.
건강과 도시 환경도 위협
미래에는 더욱 많은 사람이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구 온난화로 도시 환경은 나빠질 것이다. 폭염과 열대야가 증가하면서 취약 계층에 위험이 증가하고, 빈번한 집중 호우는 도시의 돌발 홍수의 가능성을 높여 사회적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서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최근 우리나라에서 큰 사회적 문제인 미세 먼지는 석탄 발전이나 자동차 사용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더 심해질 것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도시가 연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해수면 상승의 영향으로 홍수나 태풍에 따른 범람 지역이 증가하여 피해는 훨씬 커질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열대 전염병의 발생 지역이나 기간이 확대되어, 우리나라에서도 ‘뎅기열’과 같은 아열대 전염병을 전염시키는 모기가 출현해 전염병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이외에도 모든 분야에서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가 커지고 있다. 현재 발생하는 지구 온난화는 산업화와 인구 증가,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 연료의 사용과 자연환경의 파괴로 일어나고 있음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산업화된 선진국보다 개발 도상국이나 최빈국은 온난화 피해가 더욱 심각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이를 극복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인다면 지구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1도 정도 상승하여 인류 사회가 적극적인 적응 정책을 통해 생존 가능한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의 흐름대로 간다면 인류와 생물의 생존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다.
당장 오늘부터 온실가스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여가는 것만이 이러한 위협을 극복하는 길이다. 지구 온난화에 대해 우리 모두가 가해자이며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자. 그리고 더 큰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우리의 생활 방식을 바꾸고 자원을 절약하여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막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경향 돋보기 - 지구의 온도를 낮춰라] 지구의 온도를 낮추려는 전 세계의 노력
지구의 온도는 한두 국가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 한번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그 발원지가 어디든지 상관없이 100여 년가량 지구 대기권에 머무르며 지구 온난화를 부추긴다. 몇몇 국가의 감축 노력만으로는 다른 국가의 배출을 막을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지구 온난화 문제가 제기된 이래 국제 협력은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이 글에서는 지난 30년간 국제 공동체가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 온 과정 가운데 특히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파리 협정’과 세계 기상 기구와 유엔 환경 계획이 공동으로 설립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1.5도 특별 보고서’에 대해 살펴보겠다.
새로운 기후 체제의 서막, 파리 협정
파리 협정 체결까지의 역사와 배경
1992년 전 세계 대표들은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최초의 국제법인 ‘유엔 기후 변화 협정’을 체결하였다. 5년 뒤 일부 선진국에 배출 감축 의무를 부여한 ‘교토 의정서’를 마련하였다.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한 국제법의 기초가 마련된 셈이었다. 그러나 기후 변화를 둘러싼 현실 정치는 녹록지 않았다. 일부 선진국에만 감축 의무를 부과했다는 이유로 미국은 끝내 비준을 거부했으며, 감축 의무를 지키기 어렵다고 예상한 나라들이 탈퇴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교토 의정서는 절반의 성공이라 평가받게 된다.
교토 의정서의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협약은 전 세계 회원국이 참여하고 지구 온난화에 따른 재앙을 회피할 수 있는 확고한 목표와, 이를 달성하고자 하는 중장기 계획을 갖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게 되었다.
파리 협정의 주요 내용
파리 협정에서는 기후 변화 대응을 강화하고자 세 가지 목표를 정했다. 첫째,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2도보다 훨씬 아래로 억제하고, 나아가 1.5도까지 제한하도록 노력한다. 둘째, 기후 변화에 적응할 힘을 키우고, 기후 변화 피해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 곧 기후 회복력을 키운다. 셋째,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변화 적응 능력을 키우는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
‘2도 목표’란 1850년 산업 혁명 이전과 비교하여 지구의 평균 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는 것이다. 2도 상승은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기후 변화 임계점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다.
파리 협정은 기후 변화의 피해로 고통받는 군소 도서국과 최빈국의 처지를 받아들여 2도를 목표로 정하되, 1.5도까지 낮추려 노력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이 목표는 아래 설명한 ‘1.5도 특별 보고서’와 관련된다. 이러한 공동 목표를 달성하고자 당사국들은 각자 목표를 정하여 5년마다 제출할 의무가 있다(4조 2,9항). 이때 새로운 목표는 이전보다 더 높게 정해야 한다(4조 3항). 이른바 ‘전진 원칙’이다.
그 목표 수준과 구체적인 내용은 각 나라가 스스로 결정하되, 국제 사회가 5년마다 목표 이행 과정을 점검한다(14조). 이 지구적 차원의 점검은 2023년 처음 실시된다. 우리나라도 2009년과 2015년에 각각 2020년과 2030년까지의 감축 목표를 발표하였고, 내년까지 2040년의 감축 목표를 정하여 국제 연합(UN)에 제출하여야 한다.
또한 파리 협정은 탄소 감축 목표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로 말미암은 피해로부터 지구와 인간의 회복력을 높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기후 적응 목표’를 설정하고(7조 10항), 개발 도상국들이 탄소 감축과 적응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선진국들이 재원을 제공하기로(9조 1,2항) 합의하였다. 파리 협정 본문에서는 구체적인 재원 규모와 제공 국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2009년 코펜하겐 당사국 총회에서 2020년까지 연간 1천억 달러까지 기후 기금을 만들기로 약속한 바 있으며, 2015년 파리 당사국 총회에서 이 목표를 2025년까지 연장한다고 합의하였다(총회 결정문, 54항).
그 밖에 파리 협정은 교토 의정서와 마찬가지로 탄소 감축 의무를 돈으로 사고팔 수 있는 탄소 시장을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선진국들의 감축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우려한 일부 개발도상국의 반대로 시장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6조 2,3항).
파리 협정의 의의
파리 협정은 196개국이 참여하여 교토 의정서를 대체할 국제적으로 구속력 있는 새로운 조약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감축 노력에 참여하기로 한 국가들의 배출량이 세계 배출량의 95%를 넘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신기후 체제의 서막을 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교토 의정서가 고수한 이분법적 국가 차별화 방식에서 벗어나, 각 나라가 스스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국내법에 따라 이행한다는 방식으로 더 많은 나라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다. 5년이라는 짧은 단위의 목표 설정, 지난 목표보다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할 의무, 국제적 이행 점검이라는 새로운 방식은 모든 나라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IPCC의 1.5도 특별 보고서
지난 2018년 10월 대한민국 인천 송도에서 기후 변화 과학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고 온난화로 말미암은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묶을 방안이 담긴 특별 보고서, 곧 ‘1.5도 특별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IPCC는 1988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195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한다. IPCC는 유엔 기후 변화 협약의 과학 자문 기구로서, 기후 변화의 원인과 대응 방안 등을 과학적으로 검토하여 다양한 기후 변화 평가 보고서를 작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1.5도 특별 보고서는 파리 협약 2조에 명시된 지구 온도 상승을 2도까지, 나아가 1.5도까지 제한한다는 목표와 관련하여 온도가 1.5도 상승한다면 겪게 될 영향과, 온도를 1.5도 미만으로 묶고자 인류가 선택해야 하는 온실가스 배출 경로를 분석해 달라는 유엔 기후 변화 협약 당사국들의 요청으로 말미암아 작성되었다.
이 보고서는 91명의 집필진이 학술 논문 등 전 세계 연구 자료 6천 건 이상을 평가하여 2년 동안 작성했으며, 작성 단계에서 전 세계 정부와 과학자들에게서 4만 2천 건의 검토 의견을 받아 수정했다. 송도에서 열린 총회 마지막 날, 각 정부 대표단은 보고서의 요약본을 만장일치로 승인·채택하였다.
인류 탄생 이후 지구 온도는 산업 혁명 이전 시대의 기온보다 2도 이상 높은 경우가 없었다. 2도는 인류 생존의 중요한 온도 조건으로 알려져 왔는데,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 혁명 이후 지난 100년 동안 1도가량 상승하였다. 이러한 추세로는 2040년 무렵(2030년과 2052년 사이)1.5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온도 1도에 따른 이상기후로 지구의 피해는 심각해졌으며, 이러한 이상 기후 유형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별 보고서는 크게 두 가지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는 온도가 2도 상승할 때와 1.5도 상승할 때의 기후 시스템의 변화를 비교 설명한다. 2도 상승할 때와 비교하여 1.5도 상승할 때에는 기후 변화로 생물 다양성, 해수면 상승, 기반 시설 등의 피해에 대한 리스크가 줄어든다.
이를테면 지구 온도가 1.5도에서 2도 상승하는 사이에 빙하가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녹아내려 해수면 상승을 부추길 것이고, 기상 이변 현상이 급격히 증가하며, 4배 더 많은 인류가 물과 식량, 건강 등의 위협을 받을 것이다.
또한 10배 더 많은 사람이 곡물 수확량 감소를 경험하고, 연간 어획량은 두 배 감소할 것이다. 특히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면 2도 상승에 비해 기후 변화 위험에 노출된 취약 계층이 2050년까지 최대 수 억 명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파리 협정이 지향하는 1.5도 달성 노력 목표에 대한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둘째는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려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언제까지 얼마나 줄여야 하는가에 관한 내용이다. 보고서는 배출 경로에 대한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배출을 통제하지 못해 1.5도로 줄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네 번째 시나리오를 제외한 다른 모든 경우에서 2010년 대비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45%까지 감축해야 하며, 2050년까지는 이산화탄소 배출과 자연 흡수가 서로 상쇄되는 이른바 ‘Net-Zero’ 배출을 달성해야 한다고 기술한다.
특히, 보고서는 에너지 분야에서 2050년까지 배출 제로로 전환하려면 전 세계 석탄 발전을 중단해야 하고, 재생 에너지가 전기의 70-85%를 공급해야 하며, 산업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0년 대비 2050년까지 75-90%를 감축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보고서는 1.5도 목표를 달성하려면 에너지, 토지, 도시와 기반 시설, 산업 시스템 등 전 분야에서 ‘빠르고 광범위한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류는 지금까지 인터넷 시대로의 진입 등 일부 분야에서 빠른 전환을 이뤄낸 바 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려면 이런 종류의 전환이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류의 빠르고 획기적인 변화, 뜨거워지는 지구를 위해 지금 당장 변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경향 돋보기 - 지구의 온도를 낮춰라] 그리스도인의 생태 영성과 생태적 삶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현대 산업 문명으로 말미암은 환경 파괴일 것이다. 이는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태계를 위협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대기와 물의 오염, 지구 온난화와 같은 환경과 관련한 뉴스는 인류의 앞날을 어둡게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6월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선포하며 지금의 극단적인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전 세계에 호소했다. 같은 해 12월 ‘파리 기후 협정’을 앞두고 선포된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결과적으로 기후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도록 세계 지도자들, 특히 부유한 나라들에게 압력을 행사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제 선정부터 선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주도한 첫 회칙이기도 한 「찬미받으소서」는 ‘공동의 집’인 우리 지구를 돌보는 것에 관한 교회의 새로운 가르침을 총망라하였다. 인류의 잘못된 삶의 방식으로 말미암은 오늘날의 생태 위기 시대에 반포된 회칙이기에 그 의의가 크다.
그리스도인의 생태 영성
‘회칙’(回勅)은 ‘돌려 보는 칙령’이라는 뜻으로 교황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권위 있고 중요한 내용을 담은 문서를 말한다.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새로운 가르침을 표현하고자 진화와 우주적 친교, 생태 영성, 생태적 회개, 환경 교육, 생태 교육, 생태 윤리, 생태 시민 의식, 생태적 사명과 같은 개념들을 사용하였다. 이런 표현들은 그동안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들이었다.
회칙에서 언급하는 ‘생태 영성’은 ‘생태’(ecology)와 ‘영성’(spirituality)의 합성어이다. 회칙은 생태 영성을 한마디로 정의하지는 않으므로 생태 영성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회칙의 한 부분만이 아닌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영성은 ‘하느님의 영’을 나타낸 것으로 교회의 오래된 개념이다. 구약에서는 ‘하느님의 숨’이라고 언급하였고, 신약에서는 바오로 사도가 ‘부활하신 하느님의 영’이라고 표현한 데서 유래한다. 그 뒤 영성은 그 의미가 여러 차원으로 심화되고 확대되었으며, 오늘날 생태 영성이라는 개념까지 이르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영성을 “우리의 개인적 공동체적 활동에 자극과 동기와 용기와 의미를 주는 어떤 내적인 힘”(216항)이라고 밝힌다.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생태 영성을 세 단계에 걸쳐 설명한다. 첫째, 회칙은 우주에 대한 현대 과학적 이해인 진화론을 수용한다. 회칙은 창세기가 전하는 ‘창조론’과 현대 자연과학이 제시하는 ‘진화론적 우주론’이 서로 상충하기보다는 ‘상호 보완하는 관계’라고 가르친다. 곧, 교회는 진화론을 수용하면서 그것을 창조론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진화적 창조’ 또는 ‘창조적 진화’라고 본다. 이런 통합적 관점은 과학 주도의 현대 세계에서 신앙의 진리를 좀 더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한 가르침이다.
둘째, ‘하느님께서는 성경만이 아니라 피조물을 통해서도 계시하신다.’는 것을 회칙은 강조한다. “하느님께서는 소중한 책을 쓰셨는데, 이 책의 글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피조물”이라고 밝힌다(85항). 곧 하느님의 계시는 ‘성경’과 ‘피조물’이라는 두 권의 책에 담겼기에, 하느님의 뜻을 알려면 성경과 자연 세계를 같이 통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교회의 오래된 가르침이지만 생태 위기 시대인 오늘날 거듭 강조되어야 할 내용이다.
셋째, 회칙은 ‘인간과 생태계가 보편적 친교로 연결되었다.’고 가르치며, “지구의 부르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 모두에 귀를 기울일 것”(49항)을 호소한다. 인간에 대한 온유와 연민, 배려가 없다면 자연 생태계와도 깊은 친교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태 정의는 사회 정의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에, 생태계에 관한 관심은 언제나 “인간에 대한 참된 사랑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과 연결되어야 한다.”(91항)고 밝힌다.
회칙의 가르침을 종합해 보면, 생태 영성이란 진화하는 생태계 속에서 하느님의 신성한 숨결과 손길을 느끼며, 더불어 생태계와도 일체감을 느끼는 내적인 감수성이다. 또한 생태 영성은 생태계가 파괴되고 이웃이 고통당할 때, 그 고통도 같이 느끼며 파괴된 생태계와 인간 사회를 회복시키고자 투신하는 결단이다.
그리스도인의 생태적 삶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어떻게 생태적으로 살아야 할지 제시하며 우리를 생태적인 삶으로 이끈다.
첫째, ‘생태적 회개’를 요청한다. 생태적 회개란 나의 무분별한 소비 생활이 생태계를 파괴하였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뉘우치는 것이다. 물질문명이 제공하는 편리함에 중독되어 소비 지향적인 삶을 살았던 생활 습관을 탈피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실주의와 실용주의를 내세워 환경에 대한 관심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이나, 수동적이어서 자신의 습관을 바꾸려고 결심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을 질책하였다(217항 참조).
소비주의에 물들었던 삶에서 탈피하여, 물질적으로는 검소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풍요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이 가난한 이웃을 돌보고 황폐해진 피조물을 회복시킬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회칙은 소비에 집착하지 않고 깊은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예언적이고 관상적인 생활 방식을 독려한다. 절제를 통하여 성숙해지고, 적은 것으로도 행복해지는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 가진 것이 적어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신앙인의 모습이다(223항 참조).
둘째, 생태 영성에 근거한 새 교리와 새 신앙생활을 제시한다. 회칙은 삼위일체와 성체성사 같은 전통적인 교리를 피조물과 연결해서 재해석했다.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모든 실체 안에 그 표징을 남겨 두셨기 때문에 “모든 피조물은 그 안에 고유한 삼위일체 구조를 담고 있다.”(239항)고 가르침으로써, 삼위일체를 저 너머에 계시는 초월적 존재로 상정하기보다는 우리 곁에 가까이 계시는 내재적 존재로 설명했다. 또한 성찬례는 우리가 “환경에 대해 관심을 두도록 하는 빛의 원천이며 동기로 우리가 모두 피조물의 관리자가 되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236항)고 일깨운다. 곧, 성사 생활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셋째, 생태적 회개의 삶을 영위하며 검소하지만 풍요로운 삶이 교회 안에만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마을 공동체와 지역 공동체, 그리고 사회 전체로 확대되어 나가야 한다고 권고한다.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와 연대 의식을 가지고 공동선을 실천하고자 노력할 때, 이것이 그리스도교의 사랑을 시민적이고 정치적인 사랑의 모습으로 실천하는 것임을 전한다(231항 참조).
교회의 과제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내용은 그동안 교회에서 행해 왔던 가르침과 비교했을 때 분명히 새로운 가르침이다. 그러므로 회칙의 가르침과 신자들의 기존 신앙생활과는 적지 않은 간격이 존재하리라 생각된다.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반포된 지 4년이 지났으나, 이 사실 자체도 모르는 신자가 많고, 본당에서의 회칙에 대한 실천도 요원한 상태이다. 이러한 교회의 여건에서 이 회칙을 실천으로 옮기려면 두 가지 과제를 충족해야 할 것이다.
첫째,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제시하는 가르침과 신자들이 일반적으로 아는 교리와의 간격을 어떻게 일치시킬 수 있는가이다. 「찬미받으소서」가 가르치는 사회 문제와 생태 위기에 대한 분석과 대안, 새로운 생태적 교리를 신자들이 배우고 내면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러려면 예비 신자 교리와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에서 「찬미받으소서」를 가르쳐야 한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반포한 뒤 해마다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제정하여 모든 신자가 피조물 보호를 위해 기도하기를 권하였다. 이는 피조물 보호가 신앙생활의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게 하는 구체적인 방안이다. 하지만 아직 많은 본당에서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거행하지 않는다. 이 기도의 날을 많은 본당에서 거행하여 신자들을 교육하고 의식화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생태 환경 사목을 위해 교구와 본당 간에 체계적인 연결이 필요하다. 교구 차원에서는 생태 사목을 전담할 부서의 설립과 전담 사제의 임명이 필요하다. 더불어 본당 차원에서는 사목 협의회 안에 환경 분과를 신설해야 한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생태 환경 사도직 단체인 ‘하늘땅물벗’을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또 지속해서 자신의 본당 안에 설립해 나가는 것이다.
‘하늘땅물벗’은 1991년부터 시작되었으나, 「찬미받으소서」가 반포되고 난 뒤 2016년 10월 4일 비로소 서울대교구에서 공식적으로 창립된 생태 사도직 단체이다. 본당에 이 ‘하늘땅물벗’ 단체가 창설된다면 본당에서의 교회의 생태적 가르침을 효과적이며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기후 변화를 포함한 오늘날의 총체적인 생태 위기 상황에서 교회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가르침이다.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을 잘 배우고 실천해서 가난한 이웃을 돕고 황폐해진 지구를 살리는 데에 우리 그리스도인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우리가 생태적 회개를 바탕으로 함께 기도하고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위한 투쟁을 함께 실천해 나갈 때,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며, 우리의 이기심과 오만으로 파괴된 우리 사회와 생태계도 치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