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친구와 소백산을 다녀왔고,
이번 산행은 철쭉축제가 있다고 하여,
다시 소백산을 찾아가려 합니다.
야간 산행을 신청했는데,
산행이 취소되어,
이른 아침에 소백산으로 가는데...
요즘 휴게소에서는,
김밥을 팔지 않아서,
컵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려 했으나...
분명히,
뜨거운 물이 나온다고 했으나,
미지근한 물로 인해,
생라면을 물에 불려서 먹었고...
우중충한 날씨로 인해,
산행을 포기할까 했으나,
화려한 철쭉을 기대했는데...
아침도 부실하게 먹으며,
3시간 30분 동안 달려왔는데...
소백산 철쭉은,
이런 모습으로 반겨주고...
5월 마지막 주말이라,
철쭉은 지고 없다 치더라도...
멀리 보이는 연화봉에는,
자꾸만 안개가 몰려들고...
일진이 사나워서,
소백산을 즐긴다는 것은,
나의 희망사항일 뿐이네요.
나뿐만 아니라,
소백산은 등산객으로 가득하고...
정말 자주 찾는 곳이지만,
사람이 이렇게 많은 것은 처음이었고...
암튼,
사람 사이를 비집고서,
부지런히 산을 올랐는데...
제2연화봉에도,
사람은 바글바글하고...
병소에는,
많아야 두세 명 정도였는데...
오늘은,
날씨도 꾸물한데,
사람도 엄청나고...
여기서 내려다보면,
소백산 줄기와 함께,
단양읍을 조망할 수 있는데...
밀려드는 구름으로 인해,
조망을 고사하고,
암울한 느낌만...
암튼,
화려했던 지난겨울 산행을 추억하며,
연화봉을 찾아갑니다.
제2연화봉을 돌아 서는데,
갑자기 나타난 철쭉이,
너무나 반갑기만...
아무것도 없고,
그저 구름뿐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귀한 풍경을...
역시,
구름이 있다고 해서,
실망하기에는 이르고... ㅎㅎ
죽령에서 연화봉을 가는 길은,
모두 이런 길입니다.
썩 편치는 않지만,
희방사 계곡을 오르는 것보다는 수월하기에,
군말 없이 올라가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산이 들썩거리는 느낌이었고...
길고 긴 포장도로를 지나고,
드디어 기상대에 도착했는데...
간이 화장실에서,
엄청난 철쭉이 반겨주고...
더구나,
지척에 있는 연화봉에서,
사람이 왁자지껄 하는 걸 보니,
철쭉이 한창인 듯...
철쭉 너머로,
소백산 능선이 보여야 하는데...
소백산 비로봉은,
구름 속에 꼭꼭 숨어 버렸고...
어째튼,
6Km 가까운 시멘트길을 걸었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즐기려 하는데...
연화봉 부근에서,
풍기읍 방향을 바라보니,
여기는 아직 구름이 없고....
더구나,
화려한 철쭉으로 인해,
여기까지 걸어온 보람이... ㅎㅎ
암튼,
연화봉 정상 부근에는,
철쭉이 본격적으로 피었고...
정상석에서,
사진이라도 한 장 찍으려면,
30분은 기다려야 할 듯...
일단,
정상석 독사진은 포기하고,
주변을 조망할 곳이 있는지 둘러보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급진 피아노 선율과,
귀에 익숙한 노랫소리를 따라갔더니...
연화봉 정상에는,
철쭉 축제라고 해서,
멋진 사내가 피아노 연주를...
피아노 선율도 좋지만,
누가 피아노를 들고 왔는지,
진심으로 궁금했고...
기타와 스피커라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
저걸 어떻게 운반했는지가 정말 궁금했고...
지난겨울에,
조그만 동고비와 함께했던 자리인데...
지금은,
동고비는 고사하고,
새 한 마리 보이질 않고...
동고비와 운해가 있던 자리에는,
철쭉과 구름이 자질 잡았고...
연화봉에서,
싸늘히 식어버린 김밥 몇 조각과,
감자 한 개와 물 한 모금으로 요기를 했고...
서둘러서,
수많은 인파를 피해서,
비로봉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이때는,
구름도 없고,
사람이 적어서 다행이었는데...
가는 도중에,
정말 하얀색 철쭉을...
흰 철쭉이라 해도,
어느 정도 분홍 빛을 머금고 있는데,
여기는 완전한 순백의 철쭉이...
이 녀석을 만나고,
여러 가지 대화를 하느라고,
시간은 엄청 지체가 되었고...
흰색 철쭉 덕분에,
소백산은 구름으로 가득하고...
철쭉도 많고,
즐길 것도 정말 많은데...
침침한 구름 속에서,
앞사람 엉덩이만 보면서,
힘겨운 산행을...
가까이서 보면,
이렇게 화려한 녀석이 많았는데...
짙은 안개로 인해,
철쭉의 화려함을 전혀 즐기지 못했고..
암튼,
연화봉을 지나고,
제1연화봉을 오르는 구간에서,
화려한 철쭉과 즐거운 산행을...
제1연화봉은,
특별한 안내판도 없고,
힘든 계단을 제법 많이 올라야 하는데...
오늘은,
힘든 구간을 올랐더니,
비라는 녀석까지 반겨주고...
이번 산행의 날씨는,
풀릴 듯 풀릴 듯하면서,
전혀 도움이 되질 않네요!!!
등산로를 보면,
구름은 밀려들어서,
시야는 흐려지는데...
활짝 핀 철쭉을 보니,
실실 웃음이 나오려 하고...
구질구질 내리는 비를 보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제1 연화봉을 지나고,
비로봉 능선길을 접어드는데...
여기저기에,
만개한 철쭉이 가득하고...
어쩌면,
소백산 능선에 집중하지 말고,
제철인 철쭉을 구경하라고,
삼신할매가 심술을 부리고 있는지도...
일부는,
우산을 쓰고...
일부는,
비옷으로 칭칭 몸을 감고서...
안갯속을 걸어,
부지런히 비로봉으로...
나는,
우산 하나에 의지해서,
철쭉과 허송(??) 세월을... ㅎㅎ
조금 더 서둘러야,
점심이라도 먹을 수가 있었는데,
철쭉 삼매경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덕분에,
1Kg 이상 살을 뺐고...
내가 의도했던 사진은,
연화봉도 아니고 비로봉도 아니었습니다.
이정표 뒤에 있는,
정말 화려한 철쭉을 담고자 했는데...
사진에는,
시커먼 말뚝뿐이라는 것이,
너무 속상했고...
1층에는 조팝나무가,
2층에는 연분홍 철쭉이...
구름이 있어도,
비가 추적추적 내려도,
꽃들의 화려함은 가리지 못하고...
이런 길을,
하루 종일 걸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기만...
이번에는,
좌측으로 철쭉이...
오른쪽에는,
돌배나무의 화려한 꽃으로...
내 우산으로 인해,
꽃이 다칠까 봐서,
조심하고 또 조심을...
이런 철쭉들이,
3Km 남짓 걷는 동안,
지천으로 피었는데...
정말 화려한 녀석들이,
소백산을 가득 물들이고 있었지만,
사진으로 다 담지를 못했네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예고편이고,
소백산의 진정한 철쭉은 다른 곳에서...
드디어,
비로봉에 도착했는데...
여기는,
연화봉보다 사람이 더 많고...
내 계획에는,
이쯤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앉을자리는 고사하고,
발 디딜 틈도 없어서 포기했고...
비로봉을 지나고,
어의곡리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마치 지옥으로 떨어지는 느낌이고...
천국으로 가는 길이라 해도,
이런 길을 8Km를 걷기에는,
무섭고 망설여질 듯...
암튼,
점심도 거른 채,
철쭉을 만나기 위하여,
다시금 안갯속으로...
비로봉을 지나고,
좌측으로 내려가면 편하게 하산할 수 있는데...
철쭉이 그리워서,
다시 오른편 능선을 따라서 가는데...
국망봉까지는,
철쭉은 거의 없고,
이런 멋진 숲길이 3Km가량 이어집니다.
철쭉이 없는 구간은,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드디어,
국망봉이 가까워지니,
본격적인 철쭉구간이 시작되고...
이제는,
한 시간 이상을,
오로지 철쭉과 함께 해야 합니다.
화려한 꽃잎에는,
빗물이 촉촉하게 젖어있고...
행여 상처를 줄까 봐서,
조심조심 걸었고...
어쩌면,
이번 주말에도,
이런 모습이 남아 있을 듯...
이 길은,
세 번째 걷고 있는데,
이번이 가장 멋진 철쭉이었고...
꽃을 시기하는,
못된 구름도 최고였습니다.
암튼,
이번 주말이라도,
꼭 한번 찾아가 보길...
여기 철쭉은,
어떤 사람이 와도,
말로 표현은 불가능하고...
사진도 이모양인데,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은,
철쭉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으로...
성인 키보다 큰 철쭉들이,
등산로를 가득 채웠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현장에서 느끼는 것 말고는,
당시의 느낌을 전할 수가 없네요.
꽃 터널은,
끝없이 이어지는데,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가고...
국방봉 정상은,
안개만 자욱하고,
몇몇 산객들이 모여서,
인증하느라 여념이 없고...
봉우리는 볼품이 없으나,
주변 철쭉들은 최고이고...
만일,
장거리 산행이 어려우면,
단양 어의곡리에 주차를 하고,
국방봉만 둘러보는 것도 정말 좋을 듯...
너무 배가 고파서,
준비한 돗자리를 깔았습니다.
돗자리만 클 뿐이지,
가진 거라고는 맥주 한 병과 참외 1개,
방울토마토가 전부였지만...
이나마도,
등산로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처량한 모습으로 먹었고...
철쭉은,
정말 끝없이 피었고...
철쭉이 있는 곳은,
약 2Km 정도이고,
천천히 걸으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리는데...
모든 구간이,
이런 느낌으로 이어집니다.
너무 많아서,
지루할 법도 하지만...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철쭉은 질리지 않았네요!!!
뿐만 아니라,
머지않아서,
철쭉 구간이 끝난 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쉽기만 했고...
이 장소는,
상월봉이라는 곳인데.,..
그 많던 철쭉은,
이 봉우리를 지남으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국망봉을 지나,
상원봉에 도착하니,
철쭉이 없어진다는 사실이 너무 아쉽기만...
상월봉을 지나고 나니,
철쭉과 함께 구름도 사라지네요...
역시,
소백산의 삼신할매가,
철쭉을 질투해서 구름을 깔아 놨고...
그런데,
철쭉의 빈자리는,
등산객들이 빼곡하게 채우는데...
산이 높으니,
나무들은 이제야 새순을 틔우고 있고...
대신,
나무아래 무수히 많은 야생화는,
여기저기에서 앞다투며 피어나고...
풀 속에 숨어있는,
수많은 야생화를 즐기면서,
철쭉의 여운을 달랬는데...
내려가는 등산로는,
내린 비로 인하여,
진흙탕처럼 변했고...
조금만 실수해도,
너무 미끄러워서,
벌러덩 넘어지려 하는데...
송어 한 마리 잡고서,
소주 한 잔 하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다름 질을...
험한 구간을 지나고,
순탄한 등산로가 나타나니...
구름도 걷히고,
비도 그쳤네요...
숲으로,
햇살이 찾아드니,
신록의 나뭇잎은 마법을 부리고 있고...
엄청난 낙엽송(일본 잎갈나무)을 지나면,
송어를 파는 곳이 멀지 않았는데...
버스는 한 시간 반 뒤에 출발하고,
남은 거리는 40분 남짓...
그래서,
조금 더 서둘러서,
막걸리라도 하려고 했는데...
드디어,
잣나무 숲을 지나고 있고...
여길 지나면,
20분이면 주막에 도착하고...
최소한 40분 정도의 시간이 있으니,
송어는 포기하고,
막걸리를 즐기려 했는데...
산길이 끝나고,
마을 농로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제,
500미터만 가면,
송어를 파는 곳도 있고,
시원한 막걸리 파는 곳도 있고... ㅎㅎㅎ
정말 배도 고프고,
막걸리가 눈에 선해서,
힘든 줄 모르고 달려갔는데...
여기는,
막거리 파는 조그만 주막인데...
술과 안주가 모두 팔려서,
더 이상 팔 수가 없다고...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으면,
술집에 술이 떨어진 단 말인지...
어의골리 주차장은 제법 넓은 공간인데,
주차장에는 사람들이 빼곡하고...
나뿐만 아니라,
저기에서 서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술에 굶주린 사람들이고...
심지어,
산악회 버스는 여기까지 진입을 하지 못해서,
큰길에서 수십대가 대기 중이었고...
쫄쫄 굶고서,
서울에 도착했더니,
시간은 오후 8시 30분을 지나고 있고...
비에 젖은 몸을 추스르려고,
따뜻한 감자탕에,
소주는 4병을 비웠고...
그리고,
응원차 신림까지 찾아온 친구는,
더없이 반가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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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을,
5번도 넘게 찾아왔는데...
제일 배고프고,
제일 추웠으며,
제일 구름도 많고,
철쭉을 포함한 야생화는,
끝이 없었고...
정말 힘든 하루,
묵묵히 따라준 친구도 고맙고,
슬 먹어 준다며,
한달음에 달려온 친구도 고맙고.
힘든 하루지만,
정말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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