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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다] 14. 황폐한 땅에 콩을 18글자 짧은 시-民調詩-로 읽는 우리 문화와 역사
[민조시 14] 풍년(豊年) 태(太)
꼬투리 쌓아놓고 하늘에 빈다,
첫 제사 서리태. 그림출처: 블로그 채소랑과수랑 豊 풍년 풍
[시와 수다] 12편에서 전 지구적인 대홍수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남겨진 기록과 그림에 의하면 하늘에서 어마어마한 물이 내렸고, 지축의 변화를 가져올 정도의 격변이 왔습니다. 지금도 어느 지역의 산꼭대기에 염호(鹽湖)가 있거나 조개껍데기의 흔적들이 있는 것은 이러한 대격변의 흔적들일 것입니다.
큰 홍수와 바닷물이 할퀴고 간 황폐해진 땅에는 비료-작물에 가장 흔한 비료는 질소비료-를 따로 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공기중에서 질소를 고정하여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작물이 잘 자랄 것입니다.
바로 그러한 식물이 콩과식물입니다. 그렇담 황폐해진 땅에서 생존하는 사람들에게 콩은 식량이 되는 매우 귀중한 작물일 것입니다.
홍수 후 척박한 땅의 환경을 생각하면, 한때는 인류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콩을 이용한 음식문화가 발달했을 것이고, 그에 비례하여 콩이 생활속에 깊숙한 관련이 있으므로 풍속문화에 콩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홍수후 살아남은 사람들이 척박한 기후와 환경에서 콩을 거두고 살아남음에 대한 감사의 제사를 하늘에 드린 이야기입니다.
요즘 우리는 “노인은 밥힘으로 산다” 라고 말하여 “쌀”의 힘으로 사는 문화입니다. 그러나 조선 영조 때만 해도 쌀보다는 콩의 힘이 더 큰 듯합니다. 이익이 지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 “곡식이란 사람을 살리는 것으로 그 중 콩의 힘이 가장 크다” 라는 말을 합니다. 조선조 영조때까지도 곡식 중 콩의 비중이 가장 크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멕시코에서 찾은 우리 말소리 ‘태’에는 ‘신성하다’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한자를 사용하는 문화권에서도 우리만 콩에 ‘태(太)’-서리태, 백태-를 붙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마 지구상에 우리 민족만큼 콩을 이용한 조리법과 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가진 민족은 드물 것입니다. 생활풍속에 남아있는 콩 이야기와 몇 가지의 콩 요리들을 소개합니다.
속담 - 콩 반알도 남의 몫 지어있다 -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 - (비둘기) 마음은 콩밭에 있다 - 콩 한알도 나누어 먹는다 - 번갯불에 콩볶아 먹는다 - 콩볶아 먹다가 가마솥 깨뜨린다 - 남의 밥의 콩이 언제나 굵어보인다 - 콩나물 시루같다 - 콩밭에 가서 두부찾는다 - 콩으로 메주를 쑨다하여도 곧이듣지 않는다 - 콩을 팥이라 해도 곧이듣는다 - 가뭄에 콩나듯 한다 - 콩났네 팥났네 한다, 콩이야 팥이야 한다 - 사랑을 하면 눈에 콩깍지가 씐다 - 콩팔칠팔한다 (횡설수설) - 콩도 닷말 팥도 닷말 - 콩본 당나귀같이 흥흥한다 - 콩가루 집안 - 콩팔러갔다 (죽음 비유)
음식 우리처럼 콩으로 다양한 음식을 해 먹는 민족이 없습니다. 적어도 매끼마다 한가지 이상은 콩이 들어간 음식을 먹을 것입니다. 음식조리의 기본인 장류에서부터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두부(류), 콩나물, 비지, 콩국, 콩기름, 콩자반, 볶음콩, 밥에 혼용식, 콩국수, 과자용, 콩가루 (인절미등 떡고물), 콩장아찌, 콩잎장아찌, 콩줄기 볶음채 등 입니다.
우리는 콩과 함께 시작(太)하고, 죽음마저도 콩팔러갔다고 표현하고 제사상에도 콩나물이 올라갑니다. 콩에서 시작하여 콩으로 마치는 민족입니다.
콩으로 시작하여 콩으로 마치는 사이, 축제이야기 · 전쟁이야기 · 콩을 빼앗긴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하도록 합니다. |
출처: 시와 수다 원문보기 글쓴이: 회귀자연
첫댓글 아무리좋은콩도 미국의콩은 유전자변이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