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의 날 55주년 기념 기자회견문

[사무국]

● 법의날 기자회견문

중정 건물과 부지 등을 현대사유적지로 지정하고, 민주인권공원을 조성하라!

법의 날 55주년 기념 기자회견문 모진 고문 등 죽음과 공포의 현장이자 그 공포와 고통 등을 자랑스럽게 이겨낸 승리의 역사 공간이기도 한 남산 중정 건물과 부지 등을 현대사유적지로 지정하고, 민주인권공원을 조성하라!

오늘 우리는 제56회 ‘법의 날’을 맞이하여 비통한 마음으로 모진 고문을 비롯하여 온갖 형태로 자행된 인권유린을 일삼았던 중앙정보부(이하 중정)가 있었던 남산 바로 이 자리를 찾았다. 1961년 위헌적인 군사쿠데타에 성공한 박정희는 취약한 지지기반과 불법성 등을 감추면서 정권을 유지하고 연장하고자 공포정치기구가 필요했다. 바로 그것이 정치적 반대자와 민주국민을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거나 탄압했던 악명 높은 중정이었다.

그리하여, 중정은 독재자 박정희도 통제하기 어렵고 자세하게 알 수 없는 무소불위한 무한권력을 휘두르며 영구집권과 세습왕국을 뜻하는 유신체제를 획책하고 지휘했던 불법고문의 총본산이자 비밀공작의 최고사령부로 발전했다. 유신독재가 내부분열로 붕괴하자 1979년 12월 12일 군부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은 그 이름을 국가안전기획부(이하 안기부)로 바꾸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국가안보라는 미명을 내걸고 온갖 악행과 불법행위를 계속했다. 특히, 사람의 탈을 쓰고는 차마 할 수 없는 야만적이고도 무자비한 고문으로 수많은 민주애국인사로부터 허위자백을 받아내어 간첩단 등으로 날조하는 일을 더욱더 체계적이고도 정교하게 수행했다. 그렇다! 박정희와 전두환이 악명 높은 ‘남산’에서 저지른 악행과 만행은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없을 정도였다. 중정과 안기부가 있었던 ‘남산’은 공포와 죽음, 그리고 파멸과 비극 그 자체였다.

두 눈이 가려진 채 불법으로 강제 연행되면, 도살장에 끌려가는 착하고 슬픈 소처럼 모든 것을 체념하고 죽은 시신으로 나오지 않으면 천만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짐하면서 그 모든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상당수에 달하는 사람들이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고귀한 생명을 빼앗겼다.

생사를 넘나드는 고문과정에서 용케 목숨만은 건졌지만 그 공포와 충격으로 평생을 정신적, 육체적 불구가 되어 아직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운명은 뒤바뀌었고, 끔찍하고 지독한 고문으로 떠올리기도 두려운 기억이 무의식 저 밑으로 깊이 억압되어 수시로 찾아오는 불청객처럼 아직도 가위 눌린 악몽으로 나타날 뿐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가혹한 불법고문을 비롯한 잔인한 인권유린은 박정희로부터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군부독재시절에만 발생한 것은 아니다. 멀리는 일제강점기부터, 그리고 가깝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되고 있다. 이는 우리 겨레가 민주주의에 익숙하지 못한 채 반외세투쟁에 집중하여 자력으로 일제를 몰아내지 못했다는 사실과 관련을 맺고 있다.

또, 미군정이 친일부역자를 발탁하고 독립투사를 멀리했다는 점과 연관을 맺고 있다. 특히, 남한단독정부 수립에 성공한 이승만이 미군정을 답습하여 친일부역자를 집단적으로 대거 중용하고 한국전쟁을 전후로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한 천인공노할 만행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법부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보루로서 자기 역할을 다하기는커녕 반공투사 집단으로 변모했다. 아니 독재정권의 시녀로 타락했다.

또, 그 대가 중 하나가 친일경력을 감추거나 합리화시킨 것이었다. 과보다 공이 크다는 등 온갖 궤변이 난무했다. 법치주의는 사라지고 설 땅을 잃었다. 사법부의 이러한 자기부정 또는 자기부인에 저항하여 본연의 임무와 사명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간헐적으로 펼쳐졌다. 하지만, 모든 노력은 일시적이었고, 사법부는 자기개혁능력부재, 회생불능상태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른 사회적 악영향과 부정적 파괴력이 기승을 부리면서 헌법적 기본권에 심각한 손상을 가하고 있다.

예컨대, 입법부는 무노동·고임금을 즐기면서 정쟁만 일삼을 뿐 식물국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방방곡곡 여기저기서 군사조직, 검경기구 등 행정관청에 피해를 당해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국민이 수십만에 달한다. 이처럼 우리 국민은 공권력의 (불법)행사 또는 불행사로 기본권을 유린당해 왔고, 아직도 짓밟히고 있다. 이에 우리는 엄숙하게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토록 뒤틀린 비극과 불행이 지속되고 있는 동안 도대체 ‘법의 날’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었는가?

양승태가 저지른 사법농단에 깊이 연루된 법관들이 법복을 입고 아직도 버젓하게 심리를 담당하고 판결을 내리는 등 사법정의가 통곡하고 있는 오늘날 도대체 ‘법의 날’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멀리는 일제강점기에 성노예로서 또는 노동기계로서 뼈골까지 착취당했던 수백만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아직도 제대로 된 보상과 배상을 받기는커녕 앞으로도 진정한 사과도 받지 못할 것 같은 현실에서 앞으로 ‘법의 날’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인가? 다시 묻는다. 근대적 법치주의란 무엇을 뜻하는가? 적어도 독재정권이 권력을 유지하고자 공작정치를 자행하거나 민주인사를 탄압하여 고문과 사법살인 등을 자행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하다. 또, 멸공주의와 반공주의 등은 법치주의가 지키고자 하는 참된 민주주의가 될 수 없다는 것 역시 자명하다.

특히, 그 어떤 경우에도 다수가 소수 의견을 탄압하거나 서로 다른 다양한 사고에 획일성을 강제하는 것 역시 단호하고 철저하게 배제되어야만 한다. 잘못된 과거사를 청산하고 진정한 민주화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이 역사를 정확하게 알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어야만 한다. 밝고 행복한 미래를 추구하는 사회는 끔찍하고, 기억하기 싫은, 기분 나쁜 역사도 객관적 사실 그대로 기억하면서 이러한 불행과 비극을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새롭게 다짐해야만 한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민청학련 사건 등 군사독재정권 피해자를 비롯한 과거사 피해자 및 민주시민 일동은 암흑의 시대를 표상하는 공포와 죽음의 표상인 ‘남산’의 기억을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확신한다. 이는 ‘남산’이 조선통감(총독) 관저가 설치되었던 치욕의 현장이자 죽음과 공포의 현장이었음이 틀림없지만, 역설적으로 바로 이러한 치욕과 죽음의 공포 및 고통 등을 모두 이겨내고 뛰어넘고 승리한 자랑스러운 역사공간이기 때문이다.

우리 위대한 국민은 목숨까지 바쳐가며 육신과 정신에 가해진 치 떨리는 고통,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차별, 정치적 탄압과 감시미행도청 등을 모두 이겨내고 민주화를 쟁취했다. 고로, ‘남산’은 이러한 희생과 고통 없이는 민주화가 실현될 수 없음을 일깨우는 살아있는 역사학습과 민주주의 학습의 성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또는 인권유린의 총본산이었던 ‘남산’ 유적지를 가능한 한 원형 그대로 보존할 뿐만 아니라 군사독재시대에 누적된 ‘한’을 ‘해원’하고 민주주의를 전진시키기 위한 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내야만 한다.

민주화 이후 유감스럽게도 ‘남산’에 들어섰던 40여동에 달하는 건물은 대부분 철거되었고, 얼마 안 남은 7∼8여개 건물은 일반 공공건물로 용도가 바뀌었다. 독재와 고문의 흔적은 퇴색하고,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토록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기억마저 영원히 상실할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리하여, 이토록 소중하게 쟁취한 민주주의가 다시 후퇴하여 독재파쇼정권이 등장하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이러한 비극과 불행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려면, ‘남산’에 있었던 조선통감부와 조선총독부 그리고 중정과 안기부 자리를 치욕과 죽음의 공포 및 고통 등을 모두 이겨내고 끝내 승리한 고귀한 현대사유적지로 지정하고, 이 공간을 직접민주주의와 국가주인의식 등을 배우고 강화시켜 나가는 대학습장이자 진정한 민주화를 지향하는 시민운동 터전으로 활용해야 마땅하다.

도시개발계획 또는 친환경적 자연재생생태 공간복원 등 그 어떤 명분으로도 중요한 현대사 유적을 파괴하고 훼손하는 것은 심각한 역사 왜곡이다. 이에 우리는 정부와 서울시가 ‘남산’을 현대사 유적지로 지정하고, 민주인권공원을 조성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과거사 관련 피해자들은 물론 다양한 민주시민단체와 연대하면서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다음과 같은 요구가 달성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1) 남산 소재 국가정보기관 건물과 터 등을 현대사유적지로 지정하고, 민주인권공원을 조성하라!

 2) 남산 민주인권공원 안에 고문·인권유린 등 현대사박물관을 건립하고, 국가권력 피해자와 국민 스스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참된 민주화를 위한 배움터, 공권력피해 신고상담센터, 공익제보·내부고발 보호센터, 고액연봉불법로비 추방센터, 헌법소원 지원센터 등 공익사업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하라.

3) 국민 스스로 사법개혁회의를 구성하도록 보장함은 물론 그 결의로 재판소원 등 헌법소원을 활성화시켜 불행했던 시절에 발생했던 군대조직과 검경기구 등 행정관청, 입법부와 사법부 등 공권력의 (불법) 행사와 불행사로 기본권이 짓밟힌 피해자 전원을 구제하라!

2019. 4. 25. 민청학련 사건 피해자 일동 및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외 참여단체 회원 일동 참고자료 목록

1. ‘법의 날’ 지정 배경과 기념일 변경 등 역사

2. 중정 건물과 부지 관리 현황(종합)

3. 서울시장이 되기 전 시민운동가 박원순이 자신의 저서에서 밝힌 중정 건물과 부지 관련 제 4. 기타 참고자료 모음 ------ 참고자료 1. ‘법의 날’ 지정 배경과 기념일 변경 등 역사 역사상 최초로 ‘법의 날’을 제정한 나라는 미국이었다. 즉, 미국은 1958년 ‘노동자의 날’인 5월 1일을 ‘법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하기 시작했다. 또, 1963년 7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법의 지배를 통한 세계평화대회'라는 이름을 내걸고 제1차 세계법률가 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 참가자들은 모든 국가에 '법의 날'을 제정하도록 권고하기로 결의했다. 우리나라는 이에 호응하여 1964년 준법정신을 갖게 하고 법의 소중함을 일깨우겠다면서 미국처럼 바로 ‘노동자의 날’인 5월 1일을 법의 날로 정했다. 또, 법무부 주관으로 각종 기념행사도 개최했고, 준법정신을 앙양하는 데 공로가 큰 사람을 포상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일제로부터 교정(矯正)시설을 접수한 1945년 10월 28일을 기념하고자 1959년 10월 28일 바로 그 날을 ‘교도관의 날’로 정했다.

교정 관련 종사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재소자의 갱생의지를 촉진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유신 초였던 1973년 3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교도관의 날’(10월 28일)이 ‘법의 날’(5월 1일)에 통합되었다가 2002년 6월 ‘교정의 날’로 명칭을 바꾸어 10월 28일을 다시 기념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5월 1일을 법의 날로 기념하기에는 특별한 역사적 의미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또, 미국과 마찬가지로 ‘노동자의 날’과 겹쳐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기념일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2003년 2월 근대적 사법제도를 도입하게 된 갑오개혁 때 제정한 「재판소구성」(재판소구성법)이 시행된 4월 25일을 기념일로 변경했다. 참고자료 2. 중정 건물과 부지 관리 현황(종합)

서울시의 남산 숲 복원계획인 ｢예장 자락 재생계획｣(2016년 확정)에 의해 6국(서울시 도시안전본부 사용), 감찰실(교통방송 사용), 면회소(소위 주자파출소 터) 건물은 2016년 이미 철거되었고, 서울시지부(지금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정보부장 공관(지금 문학의 집), 정보부 경호원 숙소(지금 산림문학관) 등도 향후 철거할 예정이다. 바로 옆에 통감관저 터가 있고, 근처에 조선총독부 터, 경성 신궁 터, 조선신궁 터가 있고, 길 건너 한옥마을은 조선헌병대 터로서 국치의 장소로서도 상징성이 높은 곳이다. 중정 건물은 이문동(의릉) 중정 본부(해외 파트)는 1962년 완공되었고, 남산 중정 청사(지금 유스호스텔)와 6국 건물 및 이문동 대회의실은 1972년에, 5국 건물(현재 서울특별시 남산별관)은 1977년에 완공되었다.

5국과 6국 건물이 생기기 전에는 지금 유스호스텔 건물인 남산 청사 2, 3층이 5국(수사), 5층이 제7국(심리전국), 6층이 6국, 7층이 부장실로 쓰였다. 지금 서울시 전 CCTV를 통제하는 서울방재센터(도시안전실)가 있는 곳은 제5별관이라 부르기도 했고, 원래는 지상구조물이 없었던 지하벙커로서 지하 3층까지 있었다. 지하통로를 통해 본관과 연결되어 있었고, 5국 건물과 6국 건물이 생기기 전에는 이곳에서 주로 고문과 조사 등 불법수사가 이루어졌다.

통신실(초기 3국)이 있던 건물은 내곡동으로 이사할 때 폭파했다. 2003년 이후인 2009년에는 서해성, 한홍구 교수 등이 중정 건물 터 보존 및 기념시설 설치를 위한 모금과 홍보활동을 벌였는데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또, 2012년에도 유사한 보존운동이 이루어졌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참고자료 3. 서울시장이 되기 전 시민운동가 박원순이 자신의 저서에서 밝힌 중정 건물과 부지 관련 제안 '남산 옛 안기부터를 인권기념공원으로 보존해야 합니다' [야민시대의 기록 1](박원순 저, 2006.10.20)

중 우리는 군사독재에 항거하여 민주주의를 쟁취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감시와 폭력, 고문을 당했고 심지어는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이 민주화운동을 기념할 만한 공간을 갖지 못하였습니다. '기억의 상실'이 당연시되어가고 있으며 민주와 인권을 향한 항쟁의 현장은 훼손되고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1972년 남산에 중앙정보부가 들어선 이래 1995년 국가정보원이 내곡동으로 청사를 옮길 때까지 이곳 안기부는 독재권력의 본산이었습니다. 독재에 항거하던 많은 운동권 인사들, 정치인, 언론인, 문화예술인, 기업인, 교수 등이 이곳에서 고초를 겪어야 했습니다. 1973년 최종길 교수가 이곳에서 사망했고 1974년 인혁당재건위와 민청학련 관련자들이 이곳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지옥의 고문을 당했습니다.

1980년 계엄합수부에 의해 끌려왔던 민주인사들, 조작간첩 사건에 연루되었던 사람들, 1980년대와 90년대의 공안사건의 피해자들이 이곳에 끌려왔습니다. 눈을 가린 채 끌려와 음습한 습기로 가득한 지하실에서 물고문, 전기고문 등의 고문을 당하였습니다. 그 안에서 이뤄진 것은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군사독재정권의 공포에 의한 통치는 바로 이곳에서 시작되었고, 이곳으로 귀결되었습니다.

그래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탱해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산 안기부는 독재권력의 상징이기도 하며, 그렇게도 모진 고문을 당하고도 끝내 민주항쟁을 성공시킨 역사와 결합된 소중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고통스러운 역사일수록 철저하게 기억해야 한다는 것은 어느 나라의 역사를 보나 진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민족은 유태인 학살의 현장과 강제노동의 현장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후세들에게 역사의 교육장으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기념관, 중국의 남경대학살 기념관, 일본 히로시마의 평화기념관, 영국의 고문박물관, 베트남의 타이거 감옥, 캄보디아의 뚜얼슬랭 박물관 등은 모두 고통스러운 과거를 기억하기 위해 현장을 보존하고 그곳을 역사교육의 장으로 만들어놓은 세계적인 관광명소이기도 합니다.

국정원이 내곡동으로 옮겨간 뒤 서울시가 이곳의 건물 27동 중 23동을 해체하였습니다. 다행히 본관 건물과 별관 건물은 남아 있으나, 예전 고문실로 사용되던 지하 벙커는 소방방재시설이 들어서면서 그 흔적이 없어졌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서울시는 본관 건물마저 유스호스텔과 청소년정보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8월 말에 사업자 선정공고를 내겠다고 합니다. 또한 녹지대이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이곳을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하려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못하였습니다. 그동안 남산의 제 모습을 찾기 위해 애써온 시민들의 노력으로 그나마 현재만큼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서울시에 요구합니다. 남산 옛 안기부터를 민주주의와 인권을 기념하는 기념공원으로 보존합시다. 역사적인 기념공간은 상징성이 높은 현장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우리도 민주주의와 인권의 역사를 기억할 공간을 꾸미고 학생들이 찾아와 공부하고 시민들이 찾아와 토론하고 해외 관광객들이 찾아와 우리의 역사를 배우고 갈 수 있는 기념공원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 사회에 명소를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역사의 현장을 한번 없애버리면 이후에 복원하려 할 때 그만큼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청계천 복원사업을 통해서도 확인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다시 한번 우리 인권사회단체들은 서울시에 정중히 요구합니다.

안기부 건물을 유스호스텔로 사용한다는 방침을 유보하고 이곳 안기부터를 보다 나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대화와 토론에 나서줄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 인권사회단체들은 남산 옛 안기부터를 역사 보존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게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구체적인 기념공원안을 마련하여 서울시를 비롯한 정부, 국회에 우리의 뜻을 알려나가고 시민들에게도 우리의 계획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것입니다.

"역사에 눈감은 자 미래를 볼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과거 군사독재권력의 탄압의 역사를, 그리고 끝내 그 탄압을 이겨내고 민주주의를 쟁취한 역사의 현장을 보존하고 인권기념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장정을 시작합니다.

2003년 8월 25일 옛 남산 안기부 터에서 특별한 모임이 있었다. 많은 시민단체들이 '남산 엣 안기부터를 인권기념공원으로 보존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었다. 서울시는 이곳을 유스호스텔로 만들 계획을 하고 있었다. 동독 지역의 비밀 경찰로 유명한 슈타지는 지금 고스란히 박물관 또는 전시관으로 남아 과거의 고문과 학정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유스호스텔은 다른 곳에 지을 수 있지만 안기부의 흔적을 되살리는 기념공원이나 박물관은 다른 곳에 지을 수 없다. 참으로 역사에 무지한 소치가 아닐 수 없다.

이곳만이 아니다. 과거 보안사 고문의 현장인 서빙고 분실터도 비밀리에 이전, 해체되고 말았다. 장소의 문제만은 아니다. 과거의 기록도 사라졌거나 베일에 싸여 있다.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미래세대가 경계할 자료와 장소와 기념이 필요하다. 도서관과 자료보관소, 박물관을 만들고 그 속에 과거 우리가 저지른 잘못을 담은 모든 기록을 함께 남겨주어야 한다.

참고자료 4. 기타 참고자료 모음 1) 남산 곳곳, 안기부 손 안탄 데가 없네 시사IN 송지혜 기자 2012년 05월 18일(금) 제243호 m.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155 2) 남산, 치욕의 통감관저에서 공포의 중정까지 유영호의 서울 성곽 역사기행 (20) 안기부 터·문학의집·남산한옥마을·한국의집 통일뉴스 유영호 승인 2014.12.02 10:09:58 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9921 3) 남산 안기부 터를 찾아서-1 온빛누리의 잡동사니 2016. 10. 13. nury.tistory.com/242 4) 정겨운 산책로에서 야만의 기억을 읽다 대학신문 이용진 기자 승인 2017.04.02. 07:51 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823 5) [단독] 부끄러운 역사 흔적 돌아보는 여행 … 서울 남산 ‘다크 투어 코스’ 생긴다 [중앙일보 임선영 기자] 종합 14면 지면보기 입력 2017.06.20 02:30 수정 2017.06.20 03:13 news.joins.com/article/21680938 6) 서울 도심 속 역사를 돌아보다 - 남산 중앙정보부 편 유니콘 대한민국 통일부 공식블로그 2018. 1. 10. 18:30 m.blog.naver.com/gounikorea/221182193130
2019.4.25

[사무국]

악명높았던 중앙정보부건물을 보존하여 역사에 영원히기록하여 다시는 이땅에 고문과 탄압이 사라져야합니다.

[김선희]

***중앙정보부터*** 하고 돌비석 하나 딸랑 세워놓는 우를 범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못난 역사를 거울삼아 참회하면서 앞길을 바로 볼수있도록 보존하는것이 올바른 역사가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