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팔이란 거
김광한
제가 젊었을때는 남자와 여자의 만남의 징검다리를 하는 것이 펜팔이란 것이었습니다.대부분 대중잡지의 뒷면에 있는 남자 또는 여자의 주소를 알아갖고 편지를 보내는 데 먼저 보내는 쪽은 언제나 남자쪽이었지요. 저도 해봤냐고요. 그럼요. 모두 실패했지만...그런데 사진을 보기 전에 상대의 용모를 상상하는 것으로는 편지의 글씨였지요. 예쁜 글씨를 보면 얼굴조차도 예쁜환상으로 남지요.그때 여자 의 이름은 일본식 이름인 영자, 복자, 길자, 순자, 말자 등자자 돌림이 많았고요, 남자쪽은 무슨 득,만득, 완득, 아니면 원범이,왕걸이,춘웅이,태랑(일본이름) 등이 었지요.
그래서 영자와 만득의 사랑이란 말도 나왔지요.세월은 흘러흘러 컴퓨터가 등장하고 카페가 생기고 여기에 새로운 이름들, 닉네임이란 것이 등장했는데요, 여자의 경우 아름다운 동서고금의 명작 주인공이름, 즉 천사, 공주,영자이름은 성녀란 성녀는 모두 등장하지요.,남자의 경우 역시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았지요. 무슨 왕자, 자, 임금 이름 등 그래서인지 다 늙게 컴을 배워서 운좋게 채팅이란 걸하면서 혹시나 연분이 생기 지 않나 호시탐탐 늙수구레들이 상대 여성에게 추파를 던져봅니다.
"나, 호동왕자입니다. 집사람은 일찌기 저 세상갔어요.언제 한번 시간만들지요. 낙랑공주님"
곁에서 설겆이 하는 마누라가 엄연히 있는데 상처를 했다니.. 마침내 전화가 오가는 사이가 되어 첫 통화,
"공주님이시지요?" 그러자 걸걸한 여장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지요.
"나 낙랑공주요. 거기가 호동이요? 나 지금 손주보고 있소. 만나자고요? 까짓거 그럽시다. 돈은 좀 있수?"
여기까지는 좋지요.마침내 데이트가 시작되지요. 그런데 여기는 더 아름답지 못한 결과가 오지요.
<결과는 생략하겠음>
남자나 여자나 50중반이 되면 남자의 경우, 저승버섯 두어점이 볼따구니에 붙고, 여자의 경우 목살밑에 가로줄이 생기고 욕심껏 산 여자 (복부인)의 경우 볼따구니의 살이 늘어져 돼지처럼 보이는데 닉네임만 왕자니 공주니, 거 참... 그리고 만나더라도 이건 전국구라서 교통비가 만만치 않지요. 대한민국의 끝에서 끝이니... 그러지 말고 그돈 있으면 한복남 선생이 부른 <돈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먹지...>
그냥 좋은 경험의 글로써 존경받는 입장이 되는 것이 좋지 않은가 생각드는데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