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들 좋아하시나요? 저도 나름 사람들 사이에 이슈나 회자 되고 있는 뮤지컬들은 왠만 하면 꼭 챙겨보는 뮤지컬 마니아입니다.
뮤지컬하면 어떤 작품들이 떠오르시나요? 보통 캣츠, 미스 사이공, 42번가 등을 많이 언급 들 하시죠. 하지만 저는 위에 언급한 그런 해외의 유명 오리지널 뮤지컬들, 예를 들어 지킬박사와 하이드, 시카고와 같은 뮤지컬들은 저와는 정서상으로 잘 맞지는 않더군요. 왠지 불편하고 큰 재미를 못 느낍니다.(절대 오해 마세요. 위 공연들의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말은 아닙니다. 괜한 태클 사절~~~)
오히려 국내 제작진이 손수 만든 한국 오리지널 공연들을 훨씬 편하고 재미있게 보는 편인데요. 과거의 노래들을 통해 그 당시의 생활상과 시대상을 반영하여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달고나, 젊음의 청춘 등이 제가 대표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컬이죠.
최근에 공연된 광화문 연가도 그 정서와 느낌이 너무나도 좋게 기억되는 뮤지컬입니다.
제가 약간 한국 된장스러운 촌스런 느낌이 있어서 이런 한국식 뮤지컬을 좋아하나 봅니다.
뭐 이면에는 가벼운 주머니 사정으로 로열티 때문에 다소 비싼 외국산 공연보다는 한국 오리지널 공연을 선호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죠.
이번에도 제가 좋아하는 그런 싸고 재미있는 한국형 뮤지컬이 없나 인터파크를 어슬렁거리다가 제가 딱 좋아할만한 스타일의 뮤지컬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MBC에서 제작하는 드라마컬 ‘환상의 커플’이 그것인데요.
사실 보자마자 티켓 가격 한번 스윽 살펴보고 그자리에서 바로 결재했습니다.
일단 드라마컬이라는 말이 생소하신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드라마컬이란 드라마와 뮤지컬의 합성어로 드라마가 원작인 뮤지컬을 일컫는 말입니다. 사실 단어는 듣보잡 단어죠.ㅎㅎㅎ
아마 뮤지컬 제작사에서 만든 단어 인듯 한데 꽤나 그럴싸하죠?
2006년 방영되어 전국의 짜장면 열풍을 일으켰던 그 드라마! 바로 꼬라지~~ 좋은 드라마였던 ‘환상의 커플’이 2011년 정확히 5년만에 뮤지컬로 돌아왔네요.
혹시나… ‘환상의 커플’ 드라마를 모르시는 분 잇으신가요? 그러면 이 리뷰 읽지 마시고요 우선 드라마부터 다운받아서 공부하고 오세요.ㅎㅎㅎ
공연장 들어가는 느낌은 언제나 설레이게 마련이죠.
공연장으로 내려가는 나선형 계단에서는 이미 꼬라지 좋은 나상실을 만날 생각에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사뿐 사뿐해집니다.
저는 뮤지컬을 혼자서 즐기는 편입니다. 뮤지컬을 누군가와 같이 볼 경우에 같이 본 사람의 감정(좋든지 싫든지 간에)이 저에게 왠지 이입되는 것이 싫어서요. 하지만 역시나 최강의 커플용 뮤지컬답게 로비는 연인들로 북적북적이더군요. ㅎㅎㅎ ( 속으론 아 부럽~~~ )
환상의 뮤지컬은 나상실, 장철수, 빌리박 역이 더블캐스팅으로 이뤄진 공연입니다.
본인의 취향에 맞는 배우를 선택해서 보는 것도 여러분이 뮤지컬을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일텐데요. 저는 장철수 역의 김수용님의 팬이여서 김수용 이가은 캐스팅을 선택하였답니다.
‘환상의 커플’ 공연 예매 전에는 꼭 보고 싶은 배우 선택해서 관람하시길 바라요~!
제가 앉은 자리는 맨 앞에서 3번째 가운데 자리였습니다. 뮤지컬 관람 시에 가장 선호하는 자리이기도 하지요. 훗훗훗
공연이 시작되면서 느꼈던 것은 16부작의 드라마를 짧은 시간에 응축할려면 많은 각색이 들어가는 군하~~ 라는 점 이였답니다. 자칫 정신을 안 차리면 극의 초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모르게 스피디하게 공연이 진행되거든요.
배우 분들의 연기는 일단 10점 만점에 8점을 드리고 싶네요.
김수용씨는 워낙에 제가 자주 뮤지컬로 뵌 분이라서 기대하셨던 만큼의 연기를 보여주신 듯 하고요. 이가은씨의 경우는 사실 드라마에서 나상실 역의 한예슬이 워낙에 연기를 잘 해놔서 그 포스에 묻히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거든요. 한예슬씨가 윤여정 선생님이나 고현정 급의 연기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나상실역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잘 소화해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싸가지를 밥 말아먹을 듯 하면서도 도도하고 가진 것 하나 없는 나상실이지만 항상 위풍당당한 그녀의 모습. 이세상에 나상실은 한예슬 밖에 없다고 결론 내렸었는데.
제 생각 완전히 빗나갔네요. 이가은님의 나상실 역의 소화는 그냥 빙의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어찌나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잘하는지 감탄 또 감탄의 연속이였습니다.
게다가 출연진 모두들 그날따라 컨디션이 좋은건지 원래들 잘하는지 다들 한 노래 하시는 바람에 제 귀도 너무 너무 즐거웠더랍니다.
자장면 씬도 원작에 충실(?)하게 그려지고요. 아지금 쓰면서도 웃음이… 막 ㅎㅎㅎ
그리고 슈퍼 앞 미친년 강자 너를 어찌해야 하니.ㅎㅎㅎ
강자 역할의 강신혜님도 강자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면서 뮤지컬의 체급을 두어 계단 상승시켜주셨더랬죠.
(강자가 7명이나..ㅎㅎㅎㅎ)
‘환상의 커플’ 뮤지컬은 주연부터 조연, 감초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정말 꼬라지~~~ 좋은 뮤지컬이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5월에 어떤 문화공연 즐길지 고민들하고 계시는데요.
나름 뮤지컬 마니아가 ‘환상의 커플’ 완전 추천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