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의 이미지는 오렌지-노란색의 색조로, 포커스는 약간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호이겐스 탐사선이 타이탄의 표면에 도착하면서 보내온 이 이미지는 2005년의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였다. 호이겐스호가 착륙한 지 12개월이 지난 후에 우리는 이 이미지 이면에 도대체 무엇이 있는가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우리가 얻은 것은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우리의 궁금증은 계속될 것이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지구에서 10억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의 위성의 표면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미지에 놀라와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신문은 이 이미지가 너무 평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신문은 ‘이것이 전부인가? 이미지의 모습은 지구의 해변가와 비슷하다’고 적고 있다. 한 칼럼리스트는 대중들이 이 흐린 이미지를 따분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 이미지 뒤에는 플라스틱 원반을 따라 마구 달리는 강아지의 모습이 사람들에게는 더 흥미로울 것이라는 농담을 하였다.
하지만 타이탄의 표면을 탐사하기 위해 호이겐스에 과학장비를 실어 보낸 수석연구원인 존 자넥키(John Zarnecki)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그는 계속 이 이미지에 놀라워 하고 있으며 호이겐스호가 성취한 성과에 흥분하고 있다. 이 오픈 대학(Open University)의 교수인 그는 "나는 아직도 이 이미지에서 충분한 만큼 정보를 얻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미지를 촬영하고 분석하고 그것으로 끝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는 아직도 무엇인가를 찾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욱 많은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로봇 탐사선이 타이탄의 두꺼운 대기를 뚫고 조약돌이 깔려 있는 표면에 착륙하면서 보내온 자료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연구자들을 바쁘게 할 것이다.
타이탄은 희망이 가득한 곳이다. 표면을 덮고 있는 광화학적인 안개는 결국 걷힐 것이다. 호이겐스호는 원시지구의 모습과 매우 비슷하면서 그리 이상하지 않은 얼어 붙은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곳의 암석들은 얼음으로 이루어졌으며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액화메탄이었다. 탐사선은 강에 의해 형성된 수로와 분지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표면은 로봇탐사선이 착륙하면서 온도가 상승되면서 메탄안개가 발생한 ‘젖어 있는’ 모래에 덮여 있었다. 자넥키는 "우리는 실제로 착륙하면서 이들 자갈 중에 하나 위에 착륙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만일 오렌지색 이미지에서 하단부 좌측을 보면 자갈 중 하나는 깨어져 있다. 이것은 확실하지 않지만 탐사선이 착륙하면서 충돌로 인해 두 쪽으로 갈라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좀더 많은 자료가 전송되면 그만큼 대답해야 할 질문도 많아진다. 그리고 이곳에 대한 재탐사 의지는 강해진다. 재탐사는 앞으로 10년 동안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과학계는 현재 목성의 얼음위성인 유로파(Europa)에 목표를 두고 있지만 이것이 재탐사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미래 임무를 개념화하는 팀을 구성하였다. 미국 Pasadena의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의 티보 발린트 (Tibor Balint)박사는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또한 할 수 없는가를 알아내고 있다. 문제는 기술적인 진보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우리가 어떤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떤 기술을 통해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가를 밝혀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발린트 박사의 연구팀은 최근에 이동탐사선을 타이탄에 보내는 방안을 엔지니어들과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팀은 현재 화성에 보내진 로봇 탐사선과 같은 장비를 고안하고 있다. 이 탐사선은 돛대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로봇팔로 측정하고 샘플을 회전식 컨베이어 장비에 보낼 수 있는 장비를 적재하고 있다.
여섯 개의 바퀴가 달린 화성 이동탐사선과 다르게 타이탄 탐사선은 네 개의 거대한 바퀴로 움직인다. 발린트 박사는 "표면에 도착하면 바퀴가 나와 팽창하여 넓은 면적을 포괄하게 된다. 이 바퀴들은 1.5미터 직경으로 3년 동안 500킬로미터 거리를 탐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성탐사선과 다른 점은 그 에너지 원천이다. 화성탐사선은 그 배터리에 태양전지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태양에서 먼 거리에서 두꺼운 안개 밑에 숨겨진 타이탄의 표면에서 타이탄 탐사선은 방사선 동위원소 열전류 발전기(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 RTG)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형태의 발전기는 플루토늄이 자연적으로 붕괴하면서 만들어지는 열로부터 전력을 만든다.
미국은 우주에서 RTG를 오랫동안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 1970년대 화성에 착륙한 바이킹호는 이러한 방식으로 발전되었으며 호이겐스호의 모선인 카시니호도 이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타이탄 탐사선은 메탄으로 이루어진 호수를 찾아 조약돌을 넘어 굴러다닐 것이며 표면의 구성과 화학물질을 연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계획은 매우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것이 유일한 방안은 아니다. 다른 JPL의 연구팀은 타이탄에 헬륨이나 수소를 채워넣은 15미터 길이의 소형 비행선을 보낼 계획을 연구 중이다.
기구비행선은 표면 이동탐사선보다 훨씬 먼 거리를 포괄할 수 있으며 밀도가 높은 대기와 낮은 인력과 표면에 불어오는 매우 부드러운 바람으로 이루어진 토성의 위성을 탐사하기에는 이상적이다. 현재의 디자인에 따르면, 이 기구를 전진시키기 위해 두 대의 거대한 프로펠러 엔진이 앞에 달려 있으며 두 대의 작은 프로펠러 엔진이 전후 좌우를 조정하게 된다. 한 대의 곤돌라가 기구 밑에 달려 장비를 적재하고 있으며 RTG는 중요한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하지만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어떻게 이 기구를 조종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이 연구팀의 일원인 알베르토 엘페스(Alberto Elfes)는 "빛이 타이탄에 왕복하는 시간은 2.6시간이다. 이것은 화성에서 이동탐사선을 조종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된다. 게다가 타이탄, 토성 그리고 지구의 상대적인 위치변화로 인해 통신이 두절되는 시간은 최장 16일까지 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자체적으로 조종될 수 있는 자동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엘페스와 그의 연구진은 캘리포니아의 말라버린 호수바닥인 엘 미라지(El Mirage)에서 작은 기구를 이용하여 인공지능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 이 장비는 자체적으로 항로를 결정하고 바람에 따라 이동할 수 있다. 이러한 복잡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에어로봇은 타이탄에서 과학적인 관측을 할 수 있으며 표면의 언덕에 충돌하지 않게 되어 안전하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엘페스 박사는 타이탄의 기구가 표면에서 가깝게 이동하기 때문에 작살과 같은 탐사선을 표면에 보내 샘플을 채취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작살을 표면에 발사하여 적은 양의 샘플을 채취하여 분석할 수 있다. 우리는 흥미로운 지역을 발견할 때마다 발사하여 사용할 수 있는 12개에서 24개의 일회용 탐사체를 적재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자넥키는 기구를 이용한 탐사임무를 선호하고 있지만 그는 이러한 기구와 작은 형태의 이동탐사선을 결합하는 아이디어를 선호하고 있다. 에어십은 가장 흥미로운 지역을 먼저 발견한 다음 바퀴로 이동할 수 있는 이동탐사선을 발사하여 조약돌로 이루어진 지역을 탐사할 수 있다. 그는 "나는 물론 타이탄을 다시 탐사하기를 원한다. 나는 언젠가 반드시 존재하는 액화 탄화수소로 이루어진 호수를 보고 싶다. 나는 해변가에 넘실거리는 호수를 관찰하고 싶다. 이러한 물리적인 과정은 지구와 유사하지만, 물 대신 액화 메탄으로 이루어진 지구 인력의 1/7에 불과한 완전히 다른 변수를 지닌 곳을 본 적이 없다. 이곳은 완전히 놀라운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