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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間 (인+간)] 노화연구 세계권위 텍사스주립대교수 유병팔 체온/효소/항노화
2011/12/2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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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間 (인+간)] 노화연구 세계권위 텍사스주립대교수 유병팔 |
40년째 채식 위주 '하루 한 끼'…밥 줄이고 운동하면 125세까지 살 수 있어요 |
| 12면 | 입력시간: 2011-12-03 이자영 기자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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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에이징(Antiaging·노화 방지)'이란 말을 내세우면 뭐든 잘 팔리는 시대다. 젊고 건강하게, 그리고 오래 살고 싶은 게 사람의 욕망이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명예교수, 부산대 1호 석좌교수인 유병팔(80) 박사는 세계적인 노화학자다. 하지만 그는 명망 있는 학자들이 흔히 하듯 '인류의 수명 연장'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거창한 말을 늘어놓지 않았다. 대신 노화는 곧 자신의 문제라고 했다.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공부하고 있다는 여든의 노학자. "절식과 운동으로 노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눈은 여전히 호기심으로 가득 차 반짝였다. 80세의 외모를 가진 아이,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 80대, 한국의 노화 연구를 위해
"제 키가 원래 160㎝에요. 지금은 3㎝ 줄어서 157㎝쯤 돼요. 그런데 30대 땐 몸무게가 70㎏ 넘게 나갔어요. 비만이었죠. 노화 연구를 하면서 절식의 중요성을 알게 돼 달라졌어요. 마음껏 먹도록 내버려둔 실험 쥐는 일찍 죽거든요."
유 박사는 은퇴 후 시골마을로 이사를 갔다. 미국 LA와 샌디에이고 사이, 폴부르크라는 소도시다. 정원에는 배 감 오렌지 등 과일나무 20여 그루를 키운다. 지난 30여 년 동안 절식을 몸소 실천해 온 그는 채소와 과일 등 채식 위주로 하루 한 끼만 먹는다. 노화학 연구의 대가는 어떤 음식을 주로 먹을까?
"브로콜리를 많이 먹어요. 항암 식품이죠.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요. 항산화 효과가 탁월한 콜리플라워는 생것으로 먹어요.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전 먼저 샐러드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는 게 절식의 요령입니다."
식사로는 파스타를 조금 먹는다. 듀럼이라는 밀을 빻은 세몰리나는 단백질 함량이 높다. 1주일에 한 번은 콩이 절반쯤 들어간 콩밥을 적은 양 먹는다. 육류는 거의 안 먹는다. 기름기 없는 닭가슴살만 2주에 한 번 꼴로 먹는다. 생선은 되도록 챙겨 먹으려 애쓴다. 항산화제와 종합비타민도 잊지 않는다.
노화 예방에 절식만큼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그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1시간씩 운동한다. 날이 밝으면 직접 키우는 과일나무를 손보고 정원을 가꾼다. 8시께 집에 들어가 컴퓨터 앞에 앉는다. 아직도 하루 5~6시간씩 연구 활동을 한다. 하루 한 끼 챙기는 식사는 오전 11시께 한다. 그 뒤에는 과일을 조금씩 먹는다."
커피는 안 마셔요. 카페인이 칼슘을 녹여내 골다공증을 일으킬 수 있어요. 우유도 안 마십니다. 동물성 단백질은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거든요."부산대 석좌교수인 그는 자주 한국을 찾는다. 지난달에도 2주 정도 머물며 강의와 세미나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사실 10시간이 넘는 비행 시간과 시차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힘든 일이다."비행기 타는 거 아직 전혀 힘들지 않아요. 아픈 데도 없어요. 제 책 제목처럼 125세까지 살 수도 있겠지만 사람 운명을 어떻게 알겠어요? 슬슬 생을 마무리할 때죠. 한국에 노화 연구의 씨를 뿌리고 싶어요."
제대 후 달랑 20달러 가지고 미국 유학길
접시 닦고 화장실 청소일 해가며 공부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로 강단에 서다
평생 연구 주제 '노화'와 운명적 만남
논문만 400여 편… 의학부문 호암상 수상도
부산대 제1호 석좌교수이기도 한 유병팔 박사가 지난달 18일 부산대 약대 연구동에서 특별 강연을 했다. 김경현 기자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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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대, 부산대 제1호 석좌교수 되다
텍사스주립대 교수였던 그가 은퇴 후 캘리포니아로 이사한 것도 한국에 가까워지고 싶어서였다.
"LA에서는 한국 오는 비행기 타기도 좋잖아요? 물론 날씨도 좋고요."
텍사스주립대 명예교수라는 직함도 굳이 받아뒀다.
"미국에서는 명예교수를 안 받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의 활동을 위해 제겐 그 직함이 필요했어요."
지난 2005년에는 부산대 제1호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기뻤다. 20대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간 그는 한국에 두고 간 미련이 있었다. 할 일도 있었다. 한국에서 노화학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석좌교수 임명 뒤 6개월간은 부산에 머물며 직접 학생들을 가르쳤다. 대학생들 속에 있으니 회춘하는 기분이었다.
"정말이에요. 젊은이들과 함께 있으면 젊어져요. 노인요양원에 가 보세요. 분위기가 탁하고 무거워요. 침울하고. 좋아서 들어온 사람은 거의 없거든요."
그는 움직일 수 있는 한 독립된 생활을 하는 게 건강에도 좋다고 했다.
"집사람이랑 약속했어요. 죽는 날까지 우리 두 사람이서 함께 살자고."
그의 아내는 전형적인 경상도 여자다. 무뚝뚝한 아내에게 섭섭할 때도 많다. 하지만 평생 곁을 지켜준 아내에게 늘 고맙다. 그의 아내는 일리노이대학에서 도서학 석사를 받았다. 한국에서 교수 제의도 많이 들어왔지만, 유 박사와 함께 쭉 미국에서 살았다.
"집사람 건강을 생각해서 절식하라고 잔소리를 하는데 싫은 모양이에요. 근데 저보다 많이 먹어서 그런지 좀 더 빨리 늙는 것 같아요."
그는 아내의 고향인 부산에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 그래서 부산대가 자신을 더 많이 부리고 이용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석좌교수 자리에만 앉혀놓지 말고 말이다.
"요즘 대학들이 특성화, 특성화 하잖아요. 부산대병원도 노인병원으로 특성화 하면 경쟁력이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미국은 노인의학이라는 분야가 따로 있어요.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노인의학 전문 의사가 더 필요해지지 않겠어요?"
# 40~60대, 쥐의 일생에서 배운 인생
노화는 사실 노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유 박사는 노화가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이미 시작된다고 했다.
그의 노화 연구는 주로 쥐 실험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 1973년 텍사스주립대 생리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노화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동안 희생된 실험 쥐만 해도 수천 마리다.
수많은 쥐의 목숨을 빼앗은 결과 절식이 노화를 막는다는 결론을 얻었다. 보통 쥐는 2년 반 정도 산다.
저칼로리로 소식한 쥐
보통 쥐보다 1.5배 더 살아
사람도 칼로리 30% 줄이면
수명연장효과 있어…
음료수 한잔만 덜 마셔도
칼로리 감량에 도움 됩니다
2005년 부산대 1호 석좌교수
아내 고향 부산에 깊은 애정
한국 노화학 씨 뿌리고 싶어
여든 노학자 연구 계속된다 쭉
그러나 저칼로리로 소식한 쥐는 4년가량 산다. 양보다 칼로리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동물 실험 결과를 보면 절식이 수명 연장 효과가 가장 커요. 운동을 시킨 동물과 항산화제를 먹인 동물은 수명이 평균 15~20%, 유전인자를 조작한 동물은 10~30% 늘어납니다. 칼로리를 제한한 쥐는 수명이 평균 40~50% 늘어납니다. 평균 수명뿐 아니라 최고 수명까지 연장시키는 건 절식밖에 없죠."
귀여웠던 실험 쥐도 3~4년이면 늙어서 털이 빠지고 죽는다. 마치 인생의 축소판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그나마 절식한 쥐는 털에 윤기가 있고 흰 색깔도 유지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성장기를 지난 뒤 30% 정도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게 좋습니다. 음식에 기름기를 빼고 간식을 줄이는 것만 해도 효과가 있지요. 음료수 한 잔만 덜 마셔도 칼로리 감량에 도움이 됩니다."
실험 동물이 죽을 때까지 일생을 관찰해야 하다 보니 노화 연구에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쥐 실험만 해도 5년이 기본이다.
"오래 사는 쥐가 4년 정도 산다고 했죠? 실험이 끝나고 연구 데이터를 정리하고 논문을 쓰는 데 1년 정도 더 걸리죠. 논문 편수로 평가 받는 요즘 같은 세상에 젊은 연구자들이 이런 연구를 좋아할 리 없죠."
그는 자신이 노화학의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은 것이 다른 연구자들보다 오래 살아 남은 덕분이라는 농담도 했다. 물론 겸손의 말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제가 한 절식 실험을 원숭이 실험에 적용해 효과를 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원숭이가 20~25년 정도 살다 보니까 최고 수명 연장 효과는 아직 관찰 중이에요. 실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동물보다 먼저 죽는 사람도 많아요."
유 박사가 그동안 쓴 노화에 과한 논문은 400여 편에 이른다. 특히 영양과 산화스트레스가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지난 1992년 미국 노년학회 회장, 1993년에는 미국 노화학회 생물학 분야 회장을 맡았다. 1997년에는 우리나라에서 '125세까지 걱정 말고 살아라'라는 책을 냈다. 그 이듬해에는 호암상(의학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 20~30대, 접시 닦으며 유학·결혼도
그가 미국으로 유학을 간 건 1956년이었다. 그해 육군 대위로 제대하기까지 4년간 군 생활을 했다. 전쟁 중이었고 대학도 못 다녔으니 그야말로 '잃어버린 4년'이었다.
"그때도 소위 말하는 '빽(배경)' 좋고 돈 있는 친구들은 군대에 안 갔어요. 나이를 속여서 군에 안 간 친구도 있죠. 어떻게 뒤처진 4년을 따라 잡을까 하다 유학을 결심하게 됐어요. 형이 다니던 미주리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기로 했죠."
치약 튜브에 몰래 숨겨간 20달러가 그가 가지고 간 돈의 전부다. 미국에 도착한 다음 날부터 접시를 닦았다. 학교 기숙사 식당에서 3년을 일했다.
"한국이 빈곤하니 현금을 못 가지고 나가던 때였습니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접시를 닦고 8시쯤 끝나면 책가방 들고 학교로 갔죠. 점심 때 뛰어와서 밥 먹고 접시 닦고, 다시 오후 수업 들어가고. 5시 반쯤 저녁을 먹는데 400인분 접시를 다 닦고 나면 10시가 다 돼요. 미국 사람들이 저녁을 또 얼마나 많이 먹어요?"
여름방학에는 골프장에서 청소 일을 했다. 화장실 청소도 마다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때는 기차에 실린 짐을 내리고 나르는 중노동을 했다.
"공부가 좋았냐고요? 모르겠어요. 저한텐 그 길밖에 없었어요. 다행히 실험하는 걸 좋아했어요. 처음엔 화장품 사업 같은 걸 하면 좋겠다 싶어 화학을 전공했어요."
학사 졸업 뒤 바로 일리노이대학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방 대사를 주로 연구했던 그는 동맥경화에 관심이 많았다.
그의 강의 모습. 김경현 기자 view@ |
"한번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죽은 미군의 동맥을 잘라서 지방 분석을 했어요. 20대 초반의 청년들인데도 기름이 끼기 시작했더군요.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식습관이 얼마나 나쁜지 눈으로 확인했죠."
1965년 박사 학위를 받고, 당시 여자의대였던 펜실베이니아 대학 강단에 섰다. 그때 우연히 참석했던 미국보건청(NIH) 노화 문제 워크숍에서 평생을 연구할 주제, '노화'와 만나게(?) 됐다.
평생을 함께한 반려자, 아내는 대학 시절 만났다. 남녀 비율이 25 대 1 정도로 여학생이 귀하던 시절이었다. 한국에서 유학 온 여대생은 더군다나 찾아보기 힘들 때였다.
"한국 여학생이 왔다고 소문이 나자 100~200명의 남학생이 추파를 던졌죠. 저도 사랑에 병이 든 남학생 중 한 명이었어요. 접시닦이로 1시간에 50센트를 벌었는데, 크리스마스 선물로 80달러짜리 목걸이를 샀어요. 160시간을 고스란히 그녀에게 바친 셈이죠."
접시 닦아 공부해 강단에 섰고, 결혼에도 성공했다.
# 어린 시절 그리고 125세까지
유 박사의 어머니는 104세까지 장수하셨다. 어머니가 마흔셋의 나이에 막내로 낳은 아들. 젖이 모자라 그는 어릴 때부터 빼빼 말랐다. 별명도 '빼빼'였다.
함경남도 함흥 출신인 그는 소학교까지 1시간을 걸어다녔다. 지금도 매일 하루 1시간씩 운동하며 소식해 날씬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부모님께 물려받은 유전자와 절식, 꾸준한 운동이 자신의 건강 비결이라고 믿는다.
그는 이제 125세를 꿈꾼다. 그가 쓴 책 제목처럼 125세까지 걱정 말고 살기를. 물론 그가 말했듯, 운명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여생동안 한국에 노화 연구의 뿌리를 내리게 해야죠. 열심히 후학을 키워 한국 노화학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유 박사의 장수 건강법
·밥과 반찬을 입에 넣은 후에는 수저를 놓아라-허겁지겁 과식하지 않고 오래 씹을 수 있다.
천천히 맛을 음미하고 소화를 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붉은 육류 대신 생선과 닭고기-생선에는 관절염, 심장 등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서는 껍질을 벗겨낸 닭가슴살을 먹는다.
·음료수는 피하라-콜라나 드링크류에 들어있는 카페인이 칼슘을 녹여낸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칼로리 섭취를 줄이려면 주스 한 잔이라도 덜 마시는 게 좋다.
·밥은 콩밥이 좋다-콩은 건강 곡물이다. 항암 효과가 있고 골다공증 예방과 기억력 증진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콩 단백질은 신장병을 억제한다.
·항산화제를 챙겨라-비타민 E는 노화를 방지한다. 오메가 3가 풍부한 아마씨 가루를 매일 한 숟가락씩 샐러드에 뿌려 먹는 것도 좋다.
·영양제는 슬기롭게-노인은 철분이 빠진 종합비타민을 먹는 게 좋다. 축적된 철분이 독성 산소의 반응을 촉진시킨다. 셀레늄은 독성 산소의 부산물을 해독한다.
약력
1931년 함경남도 함흥 출생
1950년 춘천고 졸업
1956년 육군 대위 제대 후 미국 유학
1960년 미국 미주리대학 화학과 졸업
1965년 미국 일리노이대학 생화학 박사
1973년 미국 텍사스주립대 생리학과 교수
1992년 미국 노년학회 회장
1993년 미국 노화학회 생물학 분야 회장
1997년 책 '125세까지 걱정 말고 살아라' 출판
1998년 호암상 의학부문 수상
1999년 미국 텍사스주립대 명예교수
2005년 부산대 제1호 석좌교수 임용
[출처] [人+間 (인+간)] 노화연구 세계권위 텍사스주립대교수 유병팔|작성자 다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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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