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까?
여행 다녀온 후기를 써볼까 했는데 사진속에서 동일씨가 적어내려가고 있어서 새삼스러움도 들어서 ^^
내내 아무것도 못하고 .......낮엔 도피로 자고,밤엔 밤이여서 자고 .
여행후기는 한번씩 천천히 한가지씩 정리해볼려고요
먼저 고흐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그냥 전시회를 다녀와서 내것으로 정리를 하고 싶었는데 여행후기 보다 먼저 소식을 전한다는 느낌으로..
정희가 미술 전공학도로 보면 우습게 볼 수도 있겠는데 난 또 전공하지 않고 일반인으로 느끼는 그림에 대한 소견이라
더 부담없이 적을 수 있을 것 같아서 ..
이곳에 있다보면 시립미술관 등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다.
마그리트, 모네에서
고흐 그림은 그 강렬한 색과 이야기로 어릴적 노트표지나 주변 소품에서도 많이 보았을 것들
나도 고등학교 최용갑 미술 선생님이 고흐이야기를 해주셨다.
어쩌면 우리 친구들도 교과서에 많이 실린 아래 그림의 고흐를 보며 한번쯤 들었을 이야기였을거야.
유일하게 절친했던 고갱(역시 이야기거리가 많은 화가)과 언쟁으로 헤어지고 그 괴로움에 한쪽 귀를 잘라냈고
말년엔 자신도 이성으로 억제할 수 없는 광기에 괴로워했다.
둘다 37세로 자살하기 1년여 전에 그린 그림인데 교과서에 올렸던 첫번째 그림 붕대를 한 자화상은 단호함이랄까.
그 정신까지도 보이는 것 차가움이 느껴진다. 나는 파이프를 물고있는 자화상에 더 마음이 간다.
그 고흐가 온다고 몇 월전부터 미술기획사는 모네전부터 광고가 되었다.
우리나라가 몇년전부터 열성적인 교육열과 상응하는 미술전이 대작으로 열리고 있었다.
방학기간 어느 고궁과 예술회관을 가도 유럽의 모든 화파를 다 둘러볼 수 있는 그림전이 열린 것은
다행스럽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는데 나도 시간상 방학기간을 이용하다보면 그 아이들 틈바구니에서 도대체 시장속
관람을 한 것 같이 정신이 없었다.
고흐전 기다림은 여름 모네전을 보고 나오며부터 시작되었다.
그의 그림과,함께 볼 사람과,시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2학기 내내 설렘이고 즐거움이었다.
그렇게 아껴두었던 그림전이었지만 정작 내려오기전 마지막 날 일요일 낮 난리 북새통의 시립미술관을 찾았다.
입장권을 발매하는 곳부터 줄서기를 하여 입장하는 곳에서 수없이 엉킨 줄 속에서
이젠 유치원생들까지 부모님 손에 이끌려 뒤섞인 아수라장에서 줄 꽁무니늘 따라가다보면 너무 주마간산이라
그림 옆에서 보지못하고 중앙에서 반대로 돌아 그림을 보는 희안한 그림 감상을 했다.
미술전은 고흐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네델란드 식부터 그가 거쳐간 파리, 아를르 시기, 셍레미시기 그리고 마지막 오베르 시기로 나뉘어 구성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의 일생은 불행했다. 극도의 가난 속에서 동생의 지원으로 살았으며 부모님과 가족, 사랑 모두가 평탄하지 못했다. 10여년을 열정적으로 900여점의 그림을 그렸지만 정작 팔린 그림은 1점이였다고 할 만큼 생전에 그의 그림은 인정받지 못했다.그리고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림 전시는 다른 화가들과 달리 정규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많은 스케치과 데생으로 그가 얼마만큼 열심히 살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시대의 화가들이 궁정화가로 또는 귀족들의 후원으로 그들의 일상에 맞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을때 그는 가난한 일상의 주변 사람들을 그렸다. 감자먹는 사람들, 탄광의 인부들..초기의 어둡고 결코 아름다워보이지 않은 사람들의 그림은 아름다운 것을 걸고 싶은 예술이라는 그시대의 개념과는 맞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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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두서가 없어지는 것 같다.
미술관에 사람들이 빠져나가기를 기다려 여유로움을 가져보려 했지만 정작 한두바퀴를 더 돌아보아도 입장하는 사람들의 행렬은 계속되고 있었다.
결국엔 내가 지쳐서 다음 2월 다시 오기를 기약하기로 했다.
밖에 나섰을땐 도심에 한두개의 불빛이 켜지고 있었고 시청앞 조명등은 덜 깊은 밤으로 어설픈 빛을 내고 있었다.
아쉬움에 집에 들어오자마자 주문한 책이 반 고흐 영혼의 편지, 편지글이란 사생활을 들여다보면 보다 고흐를 깊게 만날 것 같아서였다. 비교적 느낌이 잘 전달되고 초판 발행후 다시 개정판으로 이어지며 2007년 11월 15쇄로 개정 보완된 것이 옮기고 엮은이의 성실성도 보여서 읽어가며 더 좋은 책임을 느꼈다.
가난한 화가로 자신을 후원하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일상과 그림에 대한 느낌을 적은 편지는 내가 편지를 받는이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초보그림 시기에 있는 내가 느끼는 풍경에 대한 감회가 일치하는 것도 많아서 더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이 스케치에서는 나도 눈물이 나오고 말았다.
제목을 보기전에 먼저 느껴지는 슬픔을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날은 그렇게 책을 덮었다. 길어지네..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