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후기]
'오늘이 좋다,

[가수 안치환이 10집 앨범 '오늘이 좋다' 발매 기념 콘서트]
지난 연말 가수 안치환이 10집 앨범 '오늘이 좋다' 발매를 기념하는 콘서트가 있어.. 보고 왔다.
수익금의 일부는 참학에 기부되는 뜻 깊은 자리여서 더욱 좋았다..
안치환은 그동안 대중과 함께 느끼고 호흡하는 자세로 그들과 같은 삶을 살아가며 고민하는 노래를 보여주어 왔다.
이번 앨범에서도 누구에게든 인생의 어느 시기를 통과하는 도중에 찾아오는 달랠 길 없는 고독과 반복되는 번민,
찬란함이 어둠을 숨긴 채 파고드는 사랑과 사랑 그 후를 자신의 연륜과 깊이로 솔직하게 풀어냈다.
또한 우리나라 저항음악의 대표 뮤지션으로서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들을 차곡차곡 담아내
그동안 우리가 함께 했던 행보들을 과거로 한정하며 별개의 일로 치부하는 것들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그는 노래를 통해 신념과 생활의 엇박이 번민으로 다가오는 누군가에게 있어, 동지는 없고 깃발만 나부꼈던 6월 항쟁 20주기,
저항을 축제로 만들어 낸 2008년 촛불집회,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스스로 목을 맨 노동자,
언제 잘릴지 모르는 비정규직 등 모든 것이 자신의 삶과 별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노래하고 있다.
안치환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넓어지고, 깊어지고, 단순해지고 싶다 말하면서
그의 뿌리는 ‘사랑’에 있음을 드러낸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시들을 감각적인 멜로디로 풀어낸 것이나
감히 어떤 경험이 있었는가, 묻고 싶을 만큼 짙은 쓸쓸함으로 노래하는
그의 노래들은 듣는 이에게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
안치환의 노래 중에 빠질 수 없는 한 가지는 동 시대를 함께 살아온 친구들을 향한 애정과 응원이다.
절대 가치는 사라지고 시시때때로 바뀌는 명분들에 흔들리는 삶을 되돌아 보면서
안치환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언제나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어줘서 고맙다'라고 말을 건네는 것만 같다.
안치환은 노래를 통해 ‘우리 서로 다른 길을 걸어 왔지만 하나도 넌 변한 게 없구나’ 하며 다독거린다.
그리고 ‘잘난 놈은 잘난 대로 못난 놈은 못난 대로 모두 녹여 하나 되어 마시자’며 마치 술한잔을 권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안치환의 노래는 어쩌면 정직하고 진실하게 살고자 하는 아름다운 이 땅의 청춘들에게 보내는 응원가인지도 모른다.
그의 콘서트는 적당히 현실과 타협해서 살아가는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
지나간 80-90년대를 살아 냈던 동시대 동지로서 그 시절의 열정에 불을 지피고..
그 열정에 요즘 같은 매서운 추위 속에서 봄같은 따뜻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