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장롱 속에 두고 가신 모시옷 한 벌
삼복더위에 생각나는 모시옷 한 벌
내 작은 몸보다는 치수가 넉넉한 그 마음
거울 앞에 입고 서보면
나는 의젓한 한국의 선비
시원한 매미 울음소리까지 곁들이고 보면
난초 잎처럼 쏙 빠져나온 내 얼굴에서도
뚝 뚝 모싯물이 떨어지지만
그러나 내 목젖을 타고 흐르는 클클한 향수
열새 바디집을 딸각딸각 때리며
드나들던 북소리
가는 모시올 구멍으로 새나고
살강 밑에 떨어진 놋젓가락 그분의 모습은
기억 밖에 멀지만
번갯불과 소나기를 건너온
젖은 도롱이의 빗물들
등 구부린 어머니의 핏물이 떠 있다
아, 어머니의 손톱 으깨어진 땀 냄새 피 냄새
태모시 훑다 깨진 손톱
울 어머니 손톱
밤하늘 기러기가 등불을 차 넘기면서
뿌려놓은 한숨 같은
열새베 가는 올의 모시옷 한 벌
모시옷 한 벌, 송수권
카페 게시글
좋은 시
모시옷 한 벌, 송수권
하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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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6.13 08:3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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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얼마 전에 "엄마를 담은 시집"을 구매하였습니다.
여러 작가님들의 엄마에 대한 시를 모아 출판한 시집입니다.
엄마는 언제나 포근하고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단어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모시 옷 한 벌, 잘 감상하고 갑니다.
그러셨군요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리운 분이 어머니이네요 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