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동차를 운전한지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길 눈이 어둡다
특히 강북은 나에겐 보이지 않는 사막과도 같고 조금만 벗어나
교외로 빠지면 돌아오는 길을 찾지 못해 원거리 횡단을 한다.
인천을 가려면 경인 고속도로를 타고 가야 하지만 그런것을 몰랐던
시절 고속도로 하면 생각나듯이 경부선을 타고 갔다.(요즘은 아니지만)
물론 아는 길은 도사다
장거리 운전보다는 복잡하면 복잡할 수록 나의 운전은 빛을 바란다.
시가전(?) 에 아주 능하단 소리다 (아는 길에 한해서...ㅠㅠ)
조금이라도 모르는 동네를 다니다 보면 속도를 낼 수 없다.
물론 출발전에 동네 지리에 대해 전화로 자세히 설명을 듣고 메모한
종이를 들여다 보면서 가지만 매번 헤매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즐거움이 있다.
이름바 재미난 제목을 한 간판을 보는 즐거움이다.
먼거리를 돌아서 가는 편이지만 목적지에 거의 다 온 것을 느끼면
속도를 줄여 아까 전화로 들었던 편의점이라던가 병원 건물이라던가를
찾기 위해 주위를 찬찬히 살펴보다가 졸도 할 만큼 메가톤급 간판을
볼때가 있다.
중국집 이름 답지 않게 "월드컵 반점" 이라던가
"곧 망할집" "오바이트 하는 곳" 이란 포장마차
들어가 보진 않아서 모르지만 생선구이. 삼겹살. 참새구이 혹은 닭
을 모두 숯불에 "굽습니다요" 란 이미지의 "육.해.공 숯불구이"
하지만 할아버지들의 이유 없는 가출 처럼 도데체 종 잡을 수 없는
간판들이 있다.
몇년전 보디가드의 인기로 너나 할꺼 없이 가창력을 인정 받기 위해
부르던 노래 "앤~ 다~~~~ 이야~~~~~~" 바로 그 가수의 이름을 딴
"휘트니 해장국" 같은게 그렇다
며칠전에 본 것은 이와 유사한 종잡을 수 없는 것을 보았다.
보통 음식 이름 앞에 붙는 지명적인 접두사가 붙는 것들이 많다.
신당동 떡볶기 라던가 장충동 족발. 원산지인지는 모르지만 송도 갈매기살
그리고 유명한 안동 찜닭. 춘천 닭갈비 막국수. 천안 호두과자 대구 막창..
나름대로 이해가 가는 혹은 그렇게 인식이 된것들이었지만
며칠전에 본 "포천 치킨" 은 의외 였다.
포천하면 막걸리로 유명한것은 아는데 포천치킨이라...
요란하지는 않았지만 그냥 덤덤. 담백하게 써 있는 간판을 보자
여러가지 추리들이 꼬리를 물고 끊이지 않았다.
포천치킨....
포천치킨집....
첫댓글 전 설렁탕과 곰탕 하는 집 같던데 간판이 설곰탕이라 쓰여있어서 한참 웃었습니다
아마 포촌일겁니다...교촌치킨의 아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