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린을 먹어 본 사람이 있느냐고 물으면, 먹었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엊그제 40대 초반인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예전 이야기를 했는데 '당원'을 모른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도시에 잘 사는 사람들은 당원이 무엇인지 모를 수도 있지만 시골에서 산 사람들은 70년대 초반까지 시중에서 팔던 당원을 다 알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있네요.
당원이 당원(糖元)이었는지 당원(糖原)이었는지는 저도 기억이 안 납니다. 다만 둥그런 알약처럼 생긴 것인데 단맛이 얼마나 강한지 이것을 물에 타지 않고 먹으면 단맛을 넘어 쓴 맛이 날 정도였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뒤에 '뉴슈가'라고 해서 가루로 된 것이 나오기도 했지만 당원은 가루가 아니고 정제(精製)였습니다. 요즘 혈압약 크기 정도로 기억하는데 시골에서는 이거 많이 썼습니다.
음식에도 들어갔고 여름에 냉수에 타서 단맛의 물을 마시기도 했습니다. 어머니들 콩밭 매러 나가신 곳에 큰 주전자로 가득 당원을 타서 달게 만든 물을 날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 당원이나 뉴슈가가 전부 사카린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옮겨 온 내용에 의하면, 설탕이 귀했던 옛날, 여름철에 달콤한 냉수를 마시고 싶을 때는 설탕 대신 흰색 분말을 타서 마셨다. 그 분말은 합성 감미료인 사카린(saccharin, C7H5NO3S, 우리가 흔히 감미료로 쓰는 것은 나트륨염인 C7H4O3NSNa/2H2O)이었다. 사카린 자체를 입에 넣고 빨아 먹으면 단맛 대신 오히려 쌉쌀한 맛이 나는 이상한 물질로 기억하고 있다. 사카린은 라틴어로 설탕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로 되어 있습니다.
이 사카린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부정적으로 인식이 되어 있어, 과자나 빵 등 음식, 음료 제품에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하는데 미국 같은 데서는 오히려 설탕의 대용물로 많이 쓰인다는 게 정설일 겁니다. 한 때, 캐나다에서 나온 연구결과로 발암물질로 이야기가 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발암물질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사카린 대신 쓰이는 아스파탐도 사실 사카린과 별 차이가 없는 인공 화학 감미료로 분류가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사카린이 설탕보다 300배 이상 더 달다고 하는데 그런 복잡한 얘기는 몰라도 관계가 없을 겁니다.
다만 이 사카린으로 만든 당원과 뉴슈가가 우리 어린 시절의 최고의 단맛을 제공한 것입니다. 단맛을 내야 하는 곳에는 이게 다 들어갔습니다. 설탕은 정말 귀한 거였고 그거 한 숟갈 입에 넣으면 정말 다른 게 필요 없었습니다. 한 때는 명절 선물로 애들 벼개만씩한 설탕이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설탕이 사람에게 유해하다는 말도 많이 있고, 사카린도 그렇다고 하는데 어떤 것도 유해한 게 아니라 자나치게 많이 먹어서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설탕과 사카린이 없는 세상을 한 번 생각해보면 정말 무엇으로 단맛을 낼 수 있겠습니까?
알고 보면 다 필요한 것들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