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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김현영 페북 펌)
낙랑클럽 관련한 여러가지 썰이 무려 '역사학자'의 이름(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으로 마타도어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침 2008년에 김신현경과 함께 모윤숙 관련 공동 연구를 한 적이 있어서 그 당시의 글을 짧게 요약해서 올린다. 인용할 거면 (권김현영 김신현경, 2008, '한일/반공 여류명사' 모윤숙 다시읽기, 미간행) 으로 해주면 된다.
1995년에 월간 중앙과 월간 말지 등에서는 당시 미국립문서보관소의 비밀해제 문서를 토대로 ‘6.25. 무렵 모윤숙의 미인계 조직 [낙랑클럽]에 대한 미군방첩대 수사 보고서’라는 제목의 기사를 낸 바 있다. 이게 낙랑클럽이 소위 고위층 미군 대상의 성접대라는 식의 이미지로 소비되게 된 근거로 쓰는 자료이다.
일단, 모윤숙은 자신이 낙랑클럽을 만든 목적은 소위 말하는 '기생파티'를 반대하기 위함이었다고 쓰고 있다. 모윤숙의 회고록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 남자들은 요정에만 가면 희희낙락해지고 싸움을 하던 사람들도 그렇게 의기투합할 수가 없었다. 요정에서 기생을 안고 천하 국사를 논하다보면 자연히 에네르기가 거의 소진되어 집에는 정력의 3분의 1을 갖고 가기도 힘드는 것이다. 집에 있는 부인들은 국사에 바쁜 남편을 위해 약탕관이나 들고 다니기가 일쑤고...다음날이 되면 부인이 달여준 약을 먹고 부인이 빨아서 다려놓은 와이셔츠와 양말을 신고 다른 여자와 천하국사를 논하는 것이 그 당시 우리 나라 정치가들의 패턴이었다.”
이것은 모윤숙 스스로가 자신의 활동에 대한 의미부여를 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일단 1995년 저 기사들의 근거가 되는 미군 방첩대 CIC 파견대 보고서를 볼 필요가 있다. 1953년 8월 5일 한국에 파견되어 있었던 정보참모부 소속의 하워드 해리스 대위는 같은 해 7월 24일 정보참모부의 지시에 따라 ‘낙랑클럽에 대한 방첩대의 수사가 확대되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한다. 이 보고서의 작성 시기가 의문인데, 1953년에 작성된 이 보고서에서 주목하는 낙랑클럽은 이미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다. 왜 이 시기에 미 극동사령부는 낙랑클럽과 모윤숙의 활동에 관심을 가졌던 걸까?
이 관심이 생기게 된 계기에 대해 미 방첩대 문서작성자는 1952년 9월 24일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행된 일간 신문 '팔로알토 타임즈'에 스폴딩이라는 이름의 기자가 쓴 기사를 언급한다. 이 기사에서는 모윤숙과 ‘낙랑클럽’을 마타하리에 비유하고, 1950년 김수임 사건, 모윤숙의 육체에 대한 묘사 등을 통해 ‘낙랑클럽’을 ‘미인계 간첩 조직’으로 간주했다. 명백히 '선정적인 의도'가 다분했던 이 기사가 미방첩대의 눈에 띄었고 1995년 한국의 언론에서도 그대로 인용되었던 것이다.
사실 이 미방첩대 문서가 작성되었던 더 중요한 맥락은 다른데 있다. 1953년 당시 미 정보부가 모윤숙과 낙랑클럽 등에 주목한 이유는 당시 휴전을 원치 않고 '시한부 휴전론'을 주장하던 이승만이 모윤숙의 낙랑클럽 등을 매개로 공산주의와 연관되었을 가능성을 탐색했기 때문이었다. 1953년 9월 7일 극동군사령부 정보참모부 리처드 콜린스 대령은, 한국 주둔 정보참모부 산하 기관에 1. 모윤숙의 8월 3일 경찰 연행 후 풀려난 뒤 행방 2. 모윤숙이 관여한 대한여자청년단의 휴전반대시위와 주도에 관한 활동 상황 3. ‘낙랑클럽’ 이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이용당하고 있는지를 입증할 수 있는지의 여부 4. ‘낙랑클럽’의 존재 여부를 묻는 전문을 보낸다.
하지만 알다시피 모윤숙은 공산주의는커녕 매우 완고한 반공주의자였고, 당시 낙랑클럽은 더이상 활동하지 않았으므로 더이상 미방첩대의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 이후 남은 것은, 고급 사교클럽과 우익여성인사, 여대생, 파티 등의 단어를 적당히 조합한 스캔들성 기사들이었다. 남성 정치인들의 '요정 정치'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도, 해방 후 여성 정치에게 허용되었던 성별화된 공간에 대한 역사의식도 모두 사라진 자리에 남은건 이성애 남성 판타지에 기반한 성애화된 스캔들로서 기호화된 '여성' 뿐이었다는 얘기다.
낙랑클럽을 김활란이 일제 시기 정신대 동원령 관련 연설을 한 것이나 1950년대 한국군 편제에 전쟁미망인을 위안부로 동원하는 내용과 섞어서 큰 맥락에서 맞지 않냐는 식으로 주장하는 건 여성들의 시공간을 모두 탈각시키고 여성들을 몰역사적이고 단일한 하나의 판타지로 보는 것이다. 이걸 학계 공식 용어로 미소지니라고 한다.
관련자료출처는 RG319 Office of the Chief of Military History의 Investigative Records Repository Box
#296/Case # XA516361 Yoon Sook Moh 파일
같이 읽어보시면 좋을 논문은
김은실, 김현영(2012), 1950년대 1공화국 국가 건설기 공적영역의 형성과 젠더 정치, 여성학논집 vol. 29,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또한 관련한 얘기는 지난 4월 2일 권손징악 라이브에서 했으니 참고하시라(영상은 댓글에. 13분-23분 사이 정도)
공유, 펌, 기사화 등 모두 환영. 더 나은 논쟁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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