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퇴한 1952년생 김 모씨. 2년 전부터 몰고 다니던 3000㏄급 그랜저 승용차가 애물단지다. 차 때문에 건강보험료가 월 7만원 정도 나오는 걸로 모자라 1년에 70만원 정도 나오던 재산세는 따로 낸다. 자동차보험은 말할 것도 없다. 한 달에 100만원 남짓한 국민연금으로 사는 김씨가 차는 그대로 굴리면서 돈은 아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장기 렌터카다. 예전엔 '허'자 번호판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곱지 않았다. 차를 구매해 소유할 능력이 안 되니 빌려서라도 끌고 다니는 사람 아니냐는 편견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렌터카는 제주도를 여행할 때나 가끔씩 모는 차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이제 렌트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다. 소유욕을 버리고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면 렌탈만큼 편하고 경제적인 게 없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소유에는 '나만의 것'이란 뿌듯함이 있지만 세금, 보험, 관리, 수리 등 여러 의무가 동반된다. 반면 렌탈은 월 일정 사용료만 내면 렌탈회사에서 모든 의무를 대신해 준다. 무소유가 주는 편리함 때문에 렌탈시장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양적 매출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서비스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소유할 수 있는 물건이면 이제 모두 렌탈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제주도 여행 렌터카처럼 일시적이고 소비적인 영역만 렌트의 대상이었다면 이제 사무장비 같은 생산 영역도 렌탈로 해결할 수 있다.
◆ 개인이 렌터카 주 소비층으로
렌탈시장의 선두주자는 렌터카다. 2011~2013년 3년간 렌터카 시장은 연평균 13% 성장했다. 같은 기간 내 신차 판매 시장 성장률 4.2%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과거엔 렌터카의 주 소비층이 법인이었다면 이제 개인도 렌터카의 매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비용처리 측면에서 렌터카를 선호해온 법인처럼 개인도 이젠 세금·보험 문제를 월대여료 납입으로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렌터카 이점을 십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렌터카를 활용하면 원하는 차를 몰고 다닐 수 있으면서도 초기 목돈 부담으로부터 자유롭다. 자동차세가 면제되고 보험도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은퇴한 사람은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분류돼 자동차에 대해서도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는데 렌터카를 활용하면 건보료 금액도 확 떨어진다.
이에 따라 2011년엔 장기 렌터카 비중이 법인 대 개인이 9대1이었는데 2015년 5월엔 3대1로 개인 비중이 크게 늘었다. 특히 신차 장기 렌터카를 개인이 대여할 경우 초기 목돈 부담 없이 최소 1년에서 최장 5년까지 이용하고 계약이 종료되면 타던 차량을 인수할 수 있다. 매년 두 차례의 자동차세 납부와 갱신해야 하는 자동차보험 문제 역시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정기적인 정비서비스로 차량 관리 부담을 덜 수 있고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보험대차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렌터카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렌터카 회사들이 월간 렌터카, 중고차 장기 렌터카, 기사 포함 렌터카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시하며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만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월간 렌터카는 개인 고객이 한 달 이상 필요한 차량을 대여하는 서비스로 한국을 임시 방문하는 기업 관계자나 단기 프로젝트 업무에 투입된 사람들이 주로 활용한다. 중고차 렌터카는 신차 장기 렌터카보다 저렴한 대여료로 인기다. 주로 기업체 임원이 사용하던 장기 렌터카 중 최상의 상태와 관리를 받은 차량들이 중고차 렌터카로 나온다. 특히 롯데렌터카에선 중고차를 직접 관리해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허위 매물 문제를 완벽히 없앴다. 성능과 관리를 롯데렌터카가 보증하는 최상 품질의 중고차를 계약 전 3일 동안 시승 대여를 통해 차량 상태를 점검한 후 최종 선택할 수 있다.
기사 포함 렌터카는 롯데렌터카가 199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다. 5년 이상 무사고 경력의 전문 운전기사 서비스를 포함하는 렌터카 서비스로 중요 바이어의 방한을 앞두고 특별한 의전이 필요한 업체나 도로 주행에 자신이 없는 운전자, 통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를 직접 바래다줄 수 없는 가족 등 차량과 운전자가 모두 필요한 사람이라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출시한 기사 포함 골프 라운드 상품은 지인과의 골프 모임을 위해 렌터카를 찾는 고객을 위해 기획된 이색 상품이다. 운전기사가 원하는 시간에 맞춰 승합차로 골프장으로 데리고 갔다가 라운드 후 다시 집으로 데려다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이다. 차량 한 대로 다 같이 이동하기 때문에 훨씬 경제적이다. 스타렉스 차량을 10시간 이용하는 데 23만원 정도 비용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이처럼 롯데렌터카는 다양한 렌터카 서비스와 렌터카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 덕분에 작년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2위, 세계 7위 매출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 렌터카 못지않게 큰 일반 렌탈 시장
자동차만 렌탈 대상이 아니다. 일반 렌탈시장에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지 못했던 물건까지도 모두 렌탈 대상이다. 2011년 3조7000억원 규모이던 국내 렌탈시장이 내년엔 5조5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경제적 부담을 더는 합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다. 흔히 우리는 정수기 같은 가전제품만 렌탈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관리 서비스형 렌탈뿐만 아니라 경험 제공형 렌탈이나 창업 지원형 렌탈 역시 점차 비중이 커지고 있다.
경험 제공형 렌탈은 안마의자나 캠핑용품, 디지털피아노와 같이 초기 비용 부담이 커서 쉽사리 지갑을 열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목돈 없이도 명품 기기 서비스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한 렌탈 서비스다. 할리데이비슨 같은 프리미엄 모터사이클 브랜드 역시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 지원형 렌탈은 화물차나 산업용 청소기, 안광학기기, 3D프린터와 같이 창업에 필요한 장비를 대여해줘 창업자들이 사업을 시작하는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다. 회계 대차대조표에 자산으로 존재했던 장비들이 이제 월 몇만 원으로 대여 가능해진 것이다. 렌탈료에 유지 보수 서비스까지 포함된 점이 매력적이다. 가령 롯데렌탈에서는 지난해 말 3D프린터 렌탈상품을 출시해 누구나 초기 비용 부담 없이 합리적 가격대의 다양한 3D프린터를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월 렌탈료가 비용 처리되기 때문에 기업은 법인세를 줄이고 개인사업자는 소득세를 아낄 수 있다. 롯데렌탈에서는 캐리마, 헵시바,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메이커봇 등 4개 브랜드의 주요 제품을 구비하고 있어 기능 및 용도에 맞춰 폭넓은 선택이 가능하다. 월 렌탈료는 24개월 기준 최소 5만7000원부터 최대 106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안경점의 검안기 역시 렌탈이 가능하다. 기본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검안기 때문에 안경점 창업을 망설이는 안경사라면 렌탈로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국내 대표 안광학기기 브랜드 휴비츠가 판매하는 각막 굴절 정도 측정 최신형 검안 세트와 첨단 밀링 커팅 시술로 안경렌즈를 가공하는 렌즈 가공기 세트를 롯데렌탈을 통해 36개월 기준 경제적인 렌탈료로 이용 가능하다.
계약 기간 내 AS와 BS(분기당 1회 방문하는 사전 서비스)를 무상 보증해 소비자가 렌탈상품을 언제나 최적의 상태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청소용역 사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라면 롯데렌탈의 산업용 청소장비로 초기 비용과 세금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청소용역업 창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산업용 청소장비를 구비해야 하는데 롯데렌탈에서는 국내 1위 청소 자동화 솔루션업체 크린텍과 업무제휴로 세계적인 청소장비 테넌트(TENNANT) 렌탈상품을 출시했다. 장비 상담부터 판매, 유지 보수까지 일괄 책임 시스템을 갖춘 원스톱 서비스까지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