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달자
한글학회와 한글 관련 단체는 광화문 현판이 한자로 되어 있는 것을 한글(훈민정음체)로 바꾸어 다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한글 주권을 회복하는 것이며, 앞으로 우리 언어문화의 발전과 창달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광화문은 조선 태조 때 경복궁의 정문으로 세웠고, 세종 때 광화문이라 이름지었다. 광화문 현판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고종 때 경복궁을 새로 지으면서 당시 훈련대장이 써 붙인 것이다.
그래서 2010년에 한자로 새로 달 때나, 작년에 한자로 다시 달 때나, 한글학회와 한글 관련 단체는 줄기차게 한글로 달 것을 주장하였다. 당시 문화재청은 원형 복원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앞에서 본 대로 참된 원형은 임진왜란 때 이미 없어졌다. 고종 때 훈련대장이 쓴 것은, 원형도 아니지만 6·25 때 없어졌다. 이렇게 광화문 현판의 원형은 이미 존재하지 않으니, 복원이라 표현한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상황이 이러하니, 더 이상 원형 복원을 고집하지 말고, 이제는 새롭게 한글 현판을 달아야 할 때가 되었다. 21세기의 광화문 광장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의 가장 중심적인 위치로서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한국을 상징하는 핵심적인 곳이다. 하루에도 수천 명의 외국인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사진을 찍어 실시간으로 전 세계 친구와 가족에게 보내는 곳이 바로 광화문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된 과학적이고 우수한 문자인 한글이 있어야 할 곳이 바로 이곳이다.
때마침 정부는 지난 5월 17일에 문화재청을 국가유산청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이와 아울러 국가유산에 관한 정책 기조도 바꾸었다. “국가유산기본법을 제정하여 문화유산을 단순히 과거의 유물로 보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진흥시키며, 동시에 미래 세대를 위해 지속할 수 있게 관리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국가유산청은 밝혔다.
지금까지 한자 현판을 고수했던 문화재청이 그동안 원형 보존에 지나치게 집착했다면, 국가유산청은 이제 그 굴레를 벗어나 국가유산인 광화문의 미래 가치를 품고 새롭게 도약해야 할 것이다.
한글학회와 한글 관련 단체들은 광화문 현판을, 국가유산청 발족에 발맞추어, 한국 문화의 미래 가치를 지향하여, 이제는 한글로 바꾸어 달기를 온 마음 다하여 요구한다.
2024년 8월 15일 광복절 주간
한글학회와 한글을 사랑하는 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