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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낮이라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곳.대구사람들은 이곳을 곱창골목이라 부르는군요.
연탄불을 바꾸는 일 부터 시작하는 그들........ 곱창에도 인생이 있군요.
어찌 그들만 그렇겠습니까.
가을 빛이 가득했던 하루.
고단한 일과를 끝내고 삼삼오오 모여드는 손님들...그들에게도 이 곱창에 인생이 담겨 져 있는 것입니다.
곱창보다 질긴 우리들만의 인생 이야기..
코 끝 가득 구수한 냄새가 퍼지면 곱창을 먹는 사람들의 손길이 빨라집니다.
대구 곱창골목은 1인분,2인분이 없군요.
그냥 '한 바가지 주이소~'만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내려 온 우리 조상들의 셈법이 너무 정겹습니다. 따뜻한 불길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곱창..그 연기. 서민들의 애환과 정겨운 웃음소리가 그 향내와 섞여 가을 밤하늘 높이 날아갑니다.
'우리 인생하고 이 맛하고 일치가 되니까 찾게 되는 거지예~'
'저 지금 곱창 먹고 진짜 우는 줄 알았어요.진짜..'
여기서는 단돈 1만원이면 곱창 한 바가지+소주 2병+사이다 1병...을 줍니다. 너무 저렴해서 네 명이 입가심하기엔 딱 이군요. 요즘 세상 이 가격에 이런 낭만 찾기 힘듭니다.
이 친구는 이번에 100번 만에 입사합격했다고 합니다.
노심초사 쓰리고 아픈 가슴을 부여 잡고 매일 찾았던 이 곱창골목.
내일부터 짜이찌엔이라고 친구들과 축하주를 나눕니다. 남아있는 친구들에게 이 골목을 또 인계해 주는 경건한 의식이라도 하는 듯. 이곳을 그리 많이 찾는 것은 힘든 시간도 그리 많았기에..청춘들의 아픔과 추억이 스며있는 곳이군요.
돼지곱창이 최고제...소는 죽지 않으려고 발 버둥을 치는데, 돼지는 컨베이어를 타고 올라가면서도 히벌죽하게 웃거든..전기충격기를 갖다 대어도 끝끝내 그 웃음을 버리지 않거든...난, 그래서 돼지가 좋아...그 놈을 먹어야 나도 웃음을 버리지 않으니까...이 밤, 곱창 한 바가지에 막걸리 서너잔이면 너도 나도 철학자가 되나 봅니다.
청소년이라고 달리 말리는 사람도 없습니다.
야간 자율학습 빼 먹을 정도로 뭐가 그리 당기는 지, 저렇게 조퇴증까지 당당하게 제시합니다. 토껴서 기껏 오는 곳.
분필 던지고 함께 오지 못한 후회스러움으로..아마 선생님도 가슴 아플 것입니다.
아이들은 이 상태 이대로 안 늙었으면 좋겠답니다.
곱창은 고소한 맛이 아니랍니다.씹으면 구수한 맛이 난다는데, 그 두 맛이 어떻게 다른지 참 궁금합니다.
아빠의 지난 이야기에 아이들도 그 추억을 같이 나눕니다.
'옛날에 20대 돈 없고 춥고 배 고플 때 여기서 이렇게 오손도손 우리들의 이야기를 했단다.'
'곱창 한 바가지만 시키고 소주만 내리 마시는 바람에 집에도 못 돌아간 적도 있었단다.'
이 아저씨 왈..
집사람과 사귈 때. 나는 대구 고향으로 가는 길이고, 집사람은 부산 언니집에 가는데, 둘이서 열차를 타고 오징어.땅콩.맥주 이렇게 시켰는데, 대전까지 오니 다 먹어 버렸어. 대전에 내렸는데, 집사람이 여관에 가자 하데..
'그냥 날씨도 춥고 그래서, 어디 따뜻한데 가자고 했제. 언제 여관가자 켔노.우리 이상하게 생각하는 그런 일 없었데이..'
누가 물었데?으하하..히히히...호호호....
이 넓은 길거리에서도 저 작은 창문 안쪽에도
가을 밤은 점점 깊어갑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로...
사는 게 피곤하고 힙드십니까?
그렇다고 곱창 한번 먹자..
는 것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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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갑자기 곱창이 넘 먹고 싶어집니다. 친구가 곱창집을 개업한다고 했는데...
그때 실껏 먹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ㅎㅎㅎ
사막님 내도 낑가 주이소
예전에 곱창 일인분 1500원 이었는데 칠성교 근처.............ㅋㅋㅋ
둘이서만 살짝 갈까 비밀 지키기
대구만 가면 대나무통에 넣여 발효시킨 막창구이를 사 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내 마음을 꿰뚫어보는양 만나기만 하면 늘 그집, 시월말에 가마 약속했는데 벌써 입동을 앞두고 있습니다. 괜히 침이 가득고입니다. 대구까지 쫓아내려가고싶네요 ㅎ 안부^^
막창은 생막창에서~~ 종류가 많은데 그래도 재일 만남은 친구와 함께 하는 집이겠지요!!!
예전에 예전에 중국와 막창 생각에 잠못 드는 밤이 오늘 같은날 그때 그 기분이...........
대구가면 들러보아야겠어요.대구 살았지만 안지랑골목은 모르겠네요.자세한 위치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지랭이라고 앞산 밑 대덕 사거리에서 서쪽으로 몇 백미터?????
택시타고 대구 안지랭이가자고 하면 알겠지요?
단체 신청 받아 대구행 뱅기 타 볼까여?? 곱창 먹으러~~ㅎㅎ
담에 대구가면...꼭 저기 한번 가자고 졸라야징. 울 남친한테...ㅎㅎㅎ
지난번 대구갔을 땐.....홍어 삼합 사주던데....
남친이 ???왜 그랬을까요??? 대구도 맛난거 많은데...
곱창 막창 다 좋습니다. 맛있겠당!
잘못 만든 곱창은 냄시가~~~~
이밤에 이걸 봣으니 우째 잠을 자야하나 다 먹으면 밥도 비벼주는뎅
곱창 볶음 먹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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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그때 제 옆 자리에서 떡볶기 먹던 그 긴머리 소녀 아니신지요? 맞는것 같은데,,ㅎㅎ
예전에,, 정말 7080년도에 많이 먹으러 다녔지요.. 서울은 청계천 포장마차의 돼지곱창이 제일 맛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져서 어딜 가야 이 맛을 만나나.... 하고 고민 많이 하지요,, 하노이에도 곱창집은 있슴다. 험험^^*
글과 같이 음식에도 추억의 맛이 있기 마련인데,,저는 아직 곱창.막창을 잘 못 먹습니다.
대구 곱창골목이...
오래전에는 성당못 도살장근처에 곱창집이 많았는데, 언제 안지랭이로 이사했나요?...
성당못 도살장근처에는 종종 갔었지요.
스프링님이 주름잡았던 대명동 뒷골목 분식집들 많은곳이 아마 삼각로터리 근처 일듯한데,
성당못이 그곳에서 멀지는 않았지요....
아.. 이 글을 읽으니 그시절의 대구가 그리워 집니다..
하도 오래되어서인지 그곳이 동서남북 어디였는지 생각이 잘 안 납니다. 방송을 보고나니 한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안지랑이 곱창 한바가지 보내주세요.^^ㅎㅎ
안지랑사거리에서 카톨릭병원쪽말고 남대구전화국쪽말고 영대병원가는쪽말고 앞산쪽으로 올라가는길말고 앞산쪽 올라가는길옆에 조그마한 샛길에 있습니다... 설명이 어렵나요.. 고짝에 있어요...
약간의 돼지냄새와 함께...그냄새가 없으면 돼지곱창이 아니죠..ㅎㅎㅎ 암튼 분위기는 한잔들하시기에 딱입니다...
겨울이 다가오니, 그런 분위기를 찾고싶군요.
인천 제일시장(기계공고 근처)에 가면 곱창집이 밀집해 있는데... 지금도 있는지... 옛날 생각에 쩌~업!!
곱창은 이제 전국적입니다.
스프링님 대명 몇동에서 노셨나요^^ 난 4동 성명국민학교 옆에서 살았슈..
전 대명 5동쪽이었습니다.집사람과 사귈때 떡복기 많이 사먹었습니다.반갑습니다.
어, 저는 이번에 경북대쪽 막창골목에서 막창먹구 왔는데 ^^ 안지랑도 한번 가봐야 겠네요 ㅎㅎㅎ
한바가지 보내주소!!
안지랭이 계곡의 물이 성당못으로들어가죠 90년대초반까지는 복개되지 않은 개천주변에 돼지 생막창을 프라스틱 바가지에 즉석 양념하여 연탄불에 구워주는집이 두세집 있든것이 안지랑 막장골목의 원조이조
성당못 에서 두류공원으로 넘어가는 사거리에 도축장이 있어서 고급육보다는 부산물인 내장류 를
쪼금 떨어진 조금 헐한 동네 허름한 식당에서 판매 한것이 시발이라고 하네요
대구사람들만 먹던 도야지 막창이 전국적인 푸드로(??) 번진것 같아요
막창번개 한번합시다
청도 계시면 우리 한번 벙개 할까요?
아.....대구 사셨던 분들이 많으시네요~
저도 안지랑하면 눈에 선한곳인데 ㅎㅎㅎ
스프링님 곱창번개 함 하셔도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