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면
단 하나뿐인 누군가를 만날 것 같다
아직 콧잔등 귓볼 한 번 더듬어본 적 없고
더운 숨길 한 번 느껴본 적 없지만
그 섬에 가면
이 가슴 서늘하게 쓸어줄
누군가의 손길을 만날 것 같다 .........................한영숙의 詩 <죽도> 중에서

도동항을 떠나다
도동항에서 죽도간 비정기 유람선이 여름 성수기에만 운항하고 있다(어른 요금 15,000원..너무 비싸다)
도동항에서 우성훼리호를 타고 갈매기와 장난치며 20여분을 달리면 죽도에 도착한다

최고령 향나무
이곳 절개지에는 우리나라에서 최고령 향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최소 2,000살에서 많게는 3,000살 까지로 나이를 보고 있다
바위 틈에서 비틀리고 추위와 싸우면서 2,000년 이상을 견뎌온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준다

나선형계단
죽도의 유일한 진입로인 나선형 계단(일명 달팽이계단)이 인상적이며 계단 수는 365개이다
연로하신 분들에게는 이 계단 때문에 죽도록 고생한다고 하여 죽도라 하기도 한다

대나무숲
죽도(竹島)는 울릉도에 딸린 섬들 중에서 가장 큰 섬이며, 대나무가 많아서 '대섬'이라고도 한다
섬의 이름에 걸맞게 달팽이계단이 끝나자마자 양쪽으로 울창한 대나무숲이 나타났다

죽도지역 관광지
대나무숲을 벗어나자 죽도지역 관광지를 알리는 입간판이 나타났다
울릉군에서 50억원 이상을 투입해서 죽도를 개발했지만 접안시설이 열악하여 관광객이 늘지 않고 있다

죽도 호수산장 휴게실
죽도의 유일한 주민인 김유곤씨(1969년생)가 살면서 더덕과 더덕쥬스 등을 파는 곳이다
유럽식 별장같은 특이한 건축 양식이 주위 풍경과 잘 어우러져 그림같은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조형물 앞에서
그림같은 경치들과는 달리 죽도의 바람은 후텁지근하고 끈적끈적하였다
삼선암과 관음도가 내려다 보이는 조형물 앞에서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나만의 바닷가를 꿈꾸었다

죽도 전망대
더덕밭을 지나 산책로가 끊어지는 언덕 위에 아담한 전망대가 세워져 있었다
푸른 바다와 해안 절벽, 그리고 바다 건너 울릉도와 관음도, 삼선암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삼선암과 관음도
세 선녀가 놀이에 열중하다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바위로 변해서 삼선암이 되었다고 한다
관음도의 쌍굴에 해적들이 배를 숨기도 있다가 지나가는 배를 약탈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동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배 위에서 받아마시면 장수한다고 전해진다

몸뚱이보다 무거운 절망을 안고
어느 절벽 끝에 서면
내 가슴 속에 돌아와
허옇게 부서져 가는 파도소리.
사랑하라 사랑하라
아직은 뜨겁게 포옹하라
바다는 내게 속삭이며
마지막까지 구석까지 채우고 싶어
출렁이며 출렁이며 밀려오고 있었다.................문병란의 詩 <바다가 내게> 중에서

세 번째 미사
여행의 세 번째 미사는 태평양이 내려다 보이는 죽도의 언덕 위에서 봉헌하였다
신부님께서는 이번 여행의 추억을 뼛속에 담겠다고 말씀하셔서 우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셨다

독도의 유일한 주민, 김유곤 씨
김씨는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는데 지난 3월 지병으로 돌아가셔서 혼자 이 섬을 지키고 있다
김유곤 부자(父子) 이야기는 2004년 8월 <인간극장>에 소개되어서 많은 관심을 받기도 하였다
현재 미혼인데 괜찮은 처자가 나타나서 외로운 총각의 가슴을 채워주었으면 좋겠다

더덕밭
죽도땅은 산림청 소유로 되어 있고 농경지는 약1만 5,900여 평이다
김유곤씨는 그 중 일부를 임대하여 더덕 농사를 짓고 있는데 더덕 맛이 썩 괜찮았다

달팽이계단을 내려가며
365개의 달팽이계단이 넘실거리는 푸른 물결과 뒤섞여서 어지러웠다
세 명의 미녀를 수행하며 든든하게 받쳐주는 회장님의 모습이 이병헌만큼 멋지다(아부 아님ㅎㅎㅎ)

보채는 우성훼리호
바다 한가운데에 있다가 어느새 돌아온 우성훼리호가 빨리 가자며 보채고 있다
죽도에 체류할 시간을 1시간 정도 밖에 안 주고 있는데 너무 짧은 느낌이다

떠나가는 배
언제나 찾아오는 부두의 이별이 아쉬워 두 손을 꼭 잡았나
눈앞에 바다를 핑게로 헤어지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심수봉의 <남자는배, 여자는 항구> 중에서
그런데..그림과 노래 가사가 안 맞네 ㅋㅋㅋㅋ

멀어져가는 죽도
우리가 불과 한 시간 정도 머룰렀던 섬이지만 멀어져가는 모습이 매우 아쉬웠다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떼어놓고 멀리 떠나가는 모습이 연상되어서 마음이 짜안~했다

살찐 갈매기
이곳의 갈매기들은 힘들게 사냥을 하려 하지 않는다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기가막힌 솜씨로 받아먹어서 살이 피둥피둥 쪘다

갈매기를 부르는 손
갈매기를 부르는 손들의 모양이 제각각이다
그러나 평소에 덕을 베풀고 사랑을 실천하지 않은 사람의 손에는 갈매기가 오지 않는다

울릉도식당 사장님
우리를 2박 3일 동안 먹여주고 재워주신 제갈정덕 사장님과 작별하였다
남편은 무뚝뚝하고 매정하지만 제갈 사장님은 서글서글하고 유머가 있는 분이다
울릉도에서 오후 2시 40분에 출항하는 썬플라워호를 타고 나와 밤 10시에 전주 도착하였다
첫댓글 좋은 사진과 글 잘보았습니다. 사진을 보니 옛날 생각이 새록 새록 나네요.
이유야 어떳든 분명 만남과 이별은 동급입니다.남는다면 추억만 있겠지요
죽도에 혼자 살고있는 노총각에게 어울리는 처자를 전라도에서 찾아봅시다
여기저기 지킴이들이 있어... 풍광이 더욱더 빛나네요..
죽도 선착장에서 등대에 이르는 주산책로 뿐만아니라 ,죽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길과 죽도 경계선을 따라 일주하는 산책로도 잘정비 되어 있었습니다.시간 관계상 섬일주 못한게 아쉽네요..섬 가운데 농장을 가로질러 내려왔습니다..참 아름답고 풍요로운 죽도란 느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