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6-2008년 (평균) |
2009-2010년 (평균) |
2011-2018년(평균) | |||
비관적 전망 |
평균적 전망 |
낙관적 전망 | |||
CGT(백만) |
35.5 |
9.3 |
18.2 |
26.6 |
37.0 |
척수 |
1899 |
476 |
953 |
1394 |
1988 |
<표2> 세계 조선시장 동향과 전망
(단위: 만CGT)
실적치 |
전망치 | |||||||
2008 |
2009 |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
발주량 |
4140 |
1660 |
2930 |
2830 |
2660 |
3150 |
3840 |
3410 |
건조량 |
4100 |
4370 |
5380 |
4540 |
4040 |
3400 |
3130 |
2680 |
건조능력 |
4600 |
5000 |
5600 |
5050 |
4530 |
4200 |
4000 |
3800 |
2010*: Clarkson, 2010년 10월 수치 인용.
2) 최근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 동향
○ 2009년 이후 세계 조선시장은 크게 한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는 상태이다. <표3>를 보면 2010년의 경우 총톤수 면에서 중국이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한국은 컨테이너선과 LNG선 등에서 중국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 2008-2009년 동안 국내 조선업체의 선박 수주는 최악의 상태였으며, 그나마 2010년 들어 세계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선박 수주도 점차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표4> 참고).
<표3> 2010년 한국과 중국의 선종별 수주 비교
한국 |
중국 |
세계 | ||||
톤 |
척수 |
톤 |
척수 |
톤 |
척수 | |
벌크선 |
398 |
206 |
1022 |
569 |
1811 |
973 |
탱크선 |
360 |
119 |
211 |
89 |
612 |
209 |
컨테이너 |
253 |
63 |
114 |
45 |
401 |
124 |
LNG |
32 |
4 |
8 |
1 |
40 |
5 |
합계 |
1178 |
458 |
1586 |
914 |
3380 |
1754 |
<해양과 조선> 인용
<표4> 국내 조선산업 현황
(단위: 만CGT)
수주량 |
건조량 |
수주잔량 | |||||||
톤 |
척수 |
증감 |
톤 |
척수 |
증감 |
톤 |
척수 |
증감 | |
2007년 |
3279 |
1208 |
53.1 |
1204 |
419 |
9.7 |
6500 |
2172 |
46.1 |
2008년 |
1866 |
674 |
-43.1 |
1547 |
508 |
28.5 |
6936 |
2389 |
6.7 |
2009년 |
481 |
176 |
-74.2 |
1548 |
518 |
0.1 |
5511 |
1905 |
-20.5 |
2010년 |
1178 |
458 |
144.9 |
1552 |
497 |
0.2 |
4554 |
1604 |
-17.4 |
<해양과 조선>, 2011년 2월 인용.
○ 한편, 국내 조선산업을 대표하는 조선 7사의 2010년도 수주 실적치는 2009년에 비해 약 3배 정도 개선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외 특기할만한 내용으로는 한진중공업의 수주 실적이 2년 연속 ‘0’를 가리키고 있는데, 이는 해외투자와 깊은 연관이 있다.
<표5> 조선 7사의 수주 실적치 (단위: 억달러)
조선업체 |
2009 |
2010년 |
현중+삼호 |
68 |
106 |
삼성중 |
15 |
97 |
대우조선 |
37 |
112 |
STX |
18 |
31 |
현대미포 |
1 |
30 |
한진중 |
0 |
0 |
합계 |
139 |
376 |
<해양과 조선>, 2010년, 2011년 인용
3)한국 조선산업의 경쟁전략
○ 2000년대 들어 한국 조선산업은 조선강국 일본을 따돌리고는 세계 조선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조선산업은 구조적 변화를 추진해 왔는데, 그 특징으로는 다음과 같다.
○ 첫째,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구축. 한국의 조선산업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 필리핀 그리고 유럽 등으로 활발하게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중국에 블록공장을 설립하였고, 한진중공업은 필리핀에 수빅조선소를 준공하였다. STX해양은 유럽의 아커 야즈Aker Yards 인수 및 중국 대련에 종합 조선소 건설 등 건조능력을 크게 확충한 바 있다. 그 외 현대중공업은 베트남 비나신조선소의 신조선 전환과 함께 최근에는 중국의 현대청도조선을 인수하였다. 이는 한국의 주요 조선업체들이 선박용 블록생산공장은 물론 전략적 관점에서 해외 공장을 추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둘째, 고부가가치선 중심의 주력 업종화. 한국 조선산업은 2000년대 이후 컨테이너선과 LNG선 등 고부가가치선을 주력업종으로 전환하고 있다. 주력 선종이었던 탱크선의 경우 2000년을 전후로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실제로 컨테이너선의 경우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1995년 16%에서 2005년 54.1%, 2009년 53.4%로 크게 증가하였다(산업연구원, 2010). LNG선의 경우 1995년 세계시장 점유율이 0%이었으나 2009년에는 70.8%로 크게 증가하였다. 한편 탱크선은 1995년 30%에서 2000년 55.1%로 대폭 증가하였으나, 중국이 탱크선 비중을 늘리면서 감소하기 시작해 2009년에는 44.6%로 줄어들었다. 이런 흐름은 한국의 조선산업이 중저가 선박에서 고부가가치 선박으로의 업종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셋째, 해양 등 비조선 부문을 중심으로 한 다각화의 확대. 해양플랜트의 경우 빅3를 중심으로 규모가 큰 FPSO는 물론 시추선(Drill Ship) 분야와 반잠수식 시추설비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과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시추선(Drill Ship) 분야, 대우조선해양은 반잠수식 시추선(Semi-Sub.)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현대중공업은 잭업(Jack-up)을 비롯한 폭넓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한국 조선산업은 주요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기존의 조선부문에서 비조선 부문으로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 한국 조선산업의 이러한 경쟁전략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고용 불안정 문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 한국의 조선산업은 성숙산업 단계인데다, 고부가가치 선종 전환 및 비조선 다각화 등도 대체로 일자리 풀(pool)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2. 한진중공업의 해외진출과 대량감원
1) 한진중공업(영도조선소) 현황
○ 한진중공업은 지난 2000년 중반까지 70만톤 내외의 선박 수주를 기록해왔다(<표6> 참고). 하지만 2007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2008년에는 30%로 급감하였고, 2009년부터2010년까지 아예 수주량 ‘0’를 기록하였다. 주된 요인은 수빅조선소로의 수주물량의 집중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그림1 참고).
○ 한진중공업에 고용된 노동자수는 2006-2008년까지 대략 6500명 수준을 유지해 왔다(<표7> 참고). 하지만 2009년 들어 1천명 이상 감원되었다. 주된 요인은 1차 구조조정 과정에서 4백명의 인력감축 때문이다. 여기에다 2010년 말부터 진행된 2차 구조조정 과정에서 또다시 4백명이 감원된 상태다.
2004년 |
2005년 |
2006년 |
2007년 |
2008년 |
2009년 |
2010년 | |
수주량 |
744,600 |
747,125 |
704,760 |
403,116 |
226,414 |
0 |
0 |
건조량 |
486,705 |
544,800 |
621,150 |
632,336 |
453,823 |
281,973 |
? |
자료: 한국조선협회, 2010, 조선자료집 |
2006년 |
2007년 |
2008년 |
2009년 | |
기능직 |
1373 |
1366 |
1385 |
1235 |
사내하청 |
3990 |
3826 |
3652 |
3081 |
총원 |
6560 |
6492 |
6559 |
5475 |
기능직과 사내하청 인원 중에서 각각 비조선 인원은 제외 자료: 한국조선협회, 2010, 조선자료집 |
2) 해외공장(수빅조선소) 건설 배경
○ 한진중공업의 해외공장 건설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첫째, 외부 요인으로 조선 붐(Boom)과 조선업체의 해외진출을 꼽을 수 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 세계 경제는 호황을 누리고 있었고, 그와 함께 조선 수요도 급격히 팽창하였다. 이에 한국의 주요 조선업체는 해외공장 건설에 나서기 시작하였다. 현대미포조선의 베트남 진출, 대우조선의 루마니아 및 중국 진출, 삼성중공업의 중국 진출, 그리고 STX조선 대련(중국) 진출에 나서게 된다. 이에 한진중공업은 이미 1970년대부터 건설사업을 통해 입지를 다져온 필리핀에 공장 건설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 둘째, 내부 요인으로는 총수 경영체제 및 영도조선소의 한계 등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이 한진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된 것은 2005년이며, 이듬해인 2006년에 1조 1천억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해외투자를 감행한 점에서 볼 때 한진중공업 총수의 경영권 확립이라는 점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그 외에도 세계적인 조선 호황기에 영도조선소가 안고 있는 도크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서의 해외 진출 등도 하나의 배경으로 보인다. 영도조선소는 4개 도크를 보유하고 있으나 부지가 협소하다는 약점이 있어 초대형선박 건조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한편 한진중공업이 투자한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80만평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매우 크다.
3) 수빅조선소 현황
○ 수빅조선소의 생산설비는 2단계에 걸쳐 공사가 시행되어 현재 두 개의 도크(5도크, 6도크)로 구성된다. 먼저 완공된 5도크의 경우 중형선박(5000TEU)을 4개 동시에 가동할 수 있을 정도이며, 6도크의 경우 좀 더 커서 초대형 선박을 2개 이상 가동이 가능하다. 2006년 건설되기 시작한 수빅조선소는 생산능력면에서 세계 22위권 수준(2008년 기준)이다.
순위(세계) |
조선소 |
설립 |
국적 |
수주 |
22 39 |
수빅조선소(HHIC-Phil) 츠네이시 세부 |
2006 1994 |
한국 일본 |
1646 1154 |
자료:Clarkson World Shipyard Monitor, January, 2009, ecorys(2009)에서 인용. |
<그림1> 지난 3년간 수빅조선소의 선박인도 현황(2010.10월 현재)
자료: 클락슨,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2010.11) 전망 인용
○ 지난 3년간 수빅조선소가 인도한 선박수는 총 18척이며, 2011-12년에는 35척이 인도될 것으로 추정된다(그림 1 참조). 또한 수빅조선소의 향후 3년치 건조 물량은 모두 채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7월말까지 수빅조선소의 수주잔량은 148만 CGT(41척, 전세계 18위)로 부산 영도 조선소의 수주잔량 71만 CGT(26척)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수빅조선소의 노동 조건을 살펴보면, 수빅조선소의 종업원 수는 19488명(한국인은 5백명 미만)이며, 이들의 임금은 국내 임금수준의 10%(월평균 약 35만원 내외 혹은 연평균 4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임금 수준은 중국 노동자의 임금에 비해 낮은 것으로 보이는데, 당장 임금수준만 비교한다면 비용 경쟁력은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 그러나 <그림2>에서 보듯, 수빅조선소와 영도조선소간의 비용 격차는 13% 차이로 크다고 볼 수 없다. 이유는 조선산업의 특성상 재료비 비중이 매우 큰데다 수빅조선소의 생산성이 영도조선소에 비해 30% 수준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림2> 수빅조선소와 영도조선소의 비용 격차
자료:market data,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2010.11) 인용
4) 수빅조선소의 영향
○ 지금까지 본 수빅조선소는 국내의 영도조선소를 거의 완전하게 대체가능하며, 이미 2009년부터 한진중공업이 신규 수주한 선박 전량을 수빅조선소로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 건설은 대규모 감원 사태를 야기하는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이제 한진중공업의 대량감원 사태가 주는 의미와 문제점을 정리하면,
○ 첫째, 한진중공업의 영도조선소 축소는 부산경제에 매우 심각한 타격을 야기하고 있다. <표9>에서 보이듯이, 2009년 기준으로도 이미 조선업과 관련한 부산경제의 약화는 점차 가시화되어 왔다. 회사측의 주장대로 영도조선소를 30%만 남길 경우 관련 출하액, 사업체수, 부가가치액, 종사자수 등 주요 지표의 추가적인 감소는 물론이고 지역경제의 악영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 둘째, 명예퇴직자 및 정리해고자 수가 이미 수천명에 이르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일자리 대책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이다. 공식통계만 놓고 보더라도 감소된 일자리수는 2500개를 상회하고 있다. 2007년을 기준으로 2009년까지 부산지역의 조선 종사자수는 1700여명이 감소하였으며, 2010년 이후 정규직만 800명이 추가로 해고되었다. 사실 한진중공업 사태는 수빅조선소 건설 초기인 2006년경부터 예견되어 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사, 지자체 등은 퇴직자 및 해고자를 대상으로 한 실효성있는 일자리 논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 셋째, 대규모 해외조선소 건설은 국내 조선노동자의 고용불안을 가져온 주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에서 파악한 한진중공업의 극심한 고용 불안정은 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 건설은 영도조선소를 대체하기 위해 설정된 데에서 기인한 것이다. 한진중공업과 유사한 투자 행태를 보이는 곳이 STX조선임. STX조선은 2008년 중국 대련에 대규모 조선소를 준공하였다. STX대련에서 선박 생산이 본 괘도에 오를 시점을 전후로 STX조선에서도 고용불안정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기업 이익과 사회의 이익은 별개라는 점이다. 한진중공업의 대량감원 사태는 곧 대규모 실업 발생을 의미한다. 이는 지역사회에 엄청난 사회․경제적 비용을 전가하는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4년간 높은 영업이익을 내는 등 상당한 경영상의 이익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 안되는 인건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대량 실업을 발생시킨 것이다. 게다가 한진중공업은 지난 해 12월 인력감축을 통보한 다음날 경영진은 약 170억원(477만주)의 주식배당에 나선 것은 일종의 모럴 해자드에 해당한다.
<표9> 주요 지역의 조선업(기타운송장비업) 관련 현황
|
|
2006년 |
2007년 |
2008년 |
2009년 |
사업체수 (개) |
부산 |
110 |
130 |
138 |
130 |
울산 |
144 |
163 |
190 |
193 | |
전남 |
119 |
140 |
130 |
135 | |
경남 |
501 |
620 |
675 |
671 | |
종사자수 (명) |
부산 |
7,218 |
8,305 |
7,823 |
6,666 |
울산 |
38,983 |
40,187 |
42,441 |
42,440 | |
전남 |
10,657 |
12,891 |
14,039 |
13,705 | |
경남 |
59,172 |
69,303 |
76,697 |
78,686 | |
출하액 (백만원) |
부산 |
2,176,549 |
2,057,377 |
3,664,130 |
3,080,910 |
울산 |
16,006,707 |
18,813,525 |
24,831,278 |
25,621,076 | |
전남 |
2,823,307 |
4,547,898 |
6,409,661 |
6,915,177 | |
경남 |
19,901,925 |
26,457,329 |
36,627,858 |
44,582,424 | |
부가가치 (백만원) |
부산 |
656,539 |
619,528 |
1,234,060 |
1,136,568 |
울산 |
5,632,797 |
7,359,402 |
9,341,444 |
9,235,205 | |
전남 |
896,591 |
1,486,085 |
2,003,164 |
2,058,402 | |
경남 |
6,709,918 |
8,957,638 |
11,212,186 |
13,020,205 |
광업제조업통계조사, 통계청, KOSIS
3. 쟁점과 의미
1) 한진중 사태가 개별 기업의 사적인 문제인가? 지역사회의 문제인가?
- 예를 들어.내가 일하고 있는 기업이 해외에 지금보다 열배나 되는 새로운 공장을 설립한 뒤, 어느 날 갑자기 기존의 기업에 다니는 노동자 대부분을 해고한다면, 게다가 2년 가까이 노사대립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천명의 노동자가 비자발적으로 기업을 떠날 수밖에 없다면 이것은 상식적인가?
- 한진중공업의 경우 현재까지 약 3천명이 해고되었는데, 이는 개별기업에서 의도적으로 실업을 발생시켰다는 점에서 중대한 사회문제를 야기한 것으로 봐야 할 것임. 이러한 대량해고는 그만큼의 비용절감을 통한 기업이익의 확대로 이어지지만, 수천명의 실업자와 그 가족을 떠안아야 하는 지역사회로서는 그만큼의 사회적 비용의 발생을 의미함. 이는 한진중공업이 대량해고의 비용을 지역사회에 전가하는 것이기도 함.
-게다가 실업에 따른 제도적 장치가 극히 열악한 우리 사회에서 급작스런 대량해고는 먹고 살 길을 막아버리는 것이기에 해고된 당사자의 충격은 상상 이상임. 쌍용차 투쟁 등에서 보듯 정리해고투쟁이 극렬한 끝장투쟁의 형태로 될 수밖에 없는 것도 결국 이런 이유 때문임.
- 이러한 지적에 동의한다면 ‘원인 제공자’에 대한 책임을 묻고 비판을 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함.
- 한 사회의 노사문제는 일반적인 시각보다는 좀 더 포괄적인 성격을 지님. 임금이나 노동조건 그리고 일자리 문제는 그 사회의 노동과 자본간 계약관계를 포함하는 것일뿐더러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의 소득 나아가 생존과 연결된 것임. 나라를 막론하고 노사관계를 둘러싼 법과 제도적 장치는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도 이 때문임. 요컨대 노사문제는 그 자체로 사회경제적문제로서의 성격을 지님.
2) 긴박한 경영상의 문제와 대량해고의 정당성 여부
- 한진중공업의 대량해고는 한진중공업 경영진의 부실투자와 연관됨. 그 이유로는,
첫째, 한진중공업은 조선 전업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투자가 진행되었어야 했지만 오히려 조선부문에만 집중한 정반대의 ‘몰빵’ 투자로 처음부터 커다란 리스크를 안고 시작. 반면 80년대 조선불황을 학습한 빅3는 2천년대부터 비조선부문(해양플랜트) 비중을 늘리고 종합중공업화하기 시작했음.
둘째, 2008년의 금융위기에 이은 조선시장 붕괴로 선박 수주전망이 크게 악화됨(2009년의 수주는 표 참조). 이는 이미 1조원이 넘는 초대형 투자의 리스크가 급격히 가시화된다는 것을 의미. 이 시기에 빅3는 해외공장의 물량을 줄이거나 해외투자 축소 등의 방식으로 대응했음. 하지만 한진중공업은 이미 수빅조선소가 사실상 완공 단계여서 빅3와는 정반대로 수빅에 수주 물량을 집중하는 한편 영도조선소의 구조조정을 앞당기는 경영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임.
- 이러한 요건은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와도 무관한 것임을 의미함. 게다가 한진중공업은 지난 3년간 평균 영업이익이 3250억원(2008년 3,659억원, 2009년 3,904억원 2010년 2,186억원)에 달함. 나아가 경영진은 지난 해 12월 시가 170억원에 달하는 주식배당을 할 정도로 여유가 넘침. 누적된 영업이익률은 빅3의 두배에 이를 정도인 한진중공업이 2009년과 2010년 두 해 연속 수주 ‘0’를 기록하였다가(반면 수빅조선소의 건조 물량은 3년치를 모두 채울 정도로 수주가 포화 상태, 표 참조), 6월 27일 노사합의 직후 갑자기 6척의 선박수주가 성사된 점 등은 영도조선소의 수주 실적 ‘0’이 형식적으로 제시된 수치로 의심케 함.
- 그렇다면 한진중공업과 수빅조선소는 별개의 독립된 기업인가? 동일한 기업인가?
우선 한진중공업은 처음 수빅조선소 설립 때부터 100% 투자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라는 점, 나아가 생산인력 및 경영인력을 지금까지 300-500명을 상주시키고 있다는 점 등의 이유 때문에 한진중공업과 수빅조선소는 실체적으로 동일 기업에 해당함.
물론 법적으로는 두 기업이 독립된 것은 분명함. 하지만 한국의 재벌기업을 논할 때 이러한 법적 개념은 현실적으로 무의미함. 한진중공업이 한국재벌이 지닌 특수성과 유사하게 인력과 자원의 상시적인 동원 그리고 높은 소유구조 측면을 감안하면 이 두 기업은 실체적으로 동일한 기업으로 보아야 할 것임. 공정위가 매년 재벌 계열사의 내부거래와 소유관계를 면밀히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음. 또한 최근 이명박 정부는 재벌기업 가운데 비상장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음. 그런데 이런 조치들도 재벌기업의 계열사는 실체적으로 동일한 기업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임.
3) 수빅 투자가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 한진중공업의 수빅 투자가 대량해고는 물론이고 부산지역의 조선관련 매출액의 감소, 조선기자재산업의 위축 그리고 지역경제에서 나타나는 부가가치의 감소 등으로 이어지고 있음(표 참조). 게다가 이 통계치는 2009년까지여서 최근 결과까지 감안한다면 부산경제에 좀 더 커다란 손실을 발생시켰을 것으로 추정됨.
- 또한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를 건설하기 시작한 2006년에 이미 영도조선소를 30%만 남기고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음. 만약 이 계획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조선시장의 시황에 따라 제3의 추가해고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결국 영도조선소와 관련한 매출액 및 하청업체의 추가 손실도 이어질 것임.
- 그 외에도 대체로 숙련형성 정도가 높은 조선노동자의 대량해고는 노동시장 측면에서 볼 때 그 만큼의 숙련노동력의 반영구적 상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일종의 시장실패로서의 성격을 지님.
4) 일자리 의제의 중요성
- 지난 2년간 한진중공업은 정규직 800명 외에도 약 2천명이 넘는 비정규직이 해고된 것으로 보여, 전체적으로는 약 3천명의 일자리가 소멸된 것으로 추정됨. 이런 점은 일자리를 상실한 노동자에 대한 전직 재취업 등 일자리관련 프로그램이 시급히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함.
- 하지만 노사 양측이 일자리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임. 사측이 취업알선 등 재취업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정리해고 수용을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 노조 차원의 수용 자체가 불가능할 것임. 노조 또한 투쟁이 진행중인 데다 조직내에서 일자리 논의는 일종의 투항으로 보는 경향이 농후해 문제제기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임. 결국 이런 점들은 부산이라는 지역사회에서 일자리 문제가 하나의 의제로 자리잡고 있지 못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음.
- 제한적인 수준에서 한진 비정규직의 일자리 대책을 제시할 수 있음. 한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미 소리소문 없이 무려 2천여 명이 해고되었음. 이들은 실업수당 등 사회적 보호장치가 매우 열악한 만큼 생존권 문제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음.
- 이미 일자리 문제는 전국과 지역의 화두가 된 지 오래이며, 부산의 경우 그 상태가 좀 더 심각함. 그렇다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들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지역 차원에서 일자리 관련 기금을 모으고, 관련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숙고해 보아야 할 것임.
- 해외 특히 유럽의 경우 구조조정 과정에서 제시된 대표적인 대책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유지가 많았음. 가령 독일 폭스바겐은 주당 35시간에서 28.8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고는 일자리를 유지하였으며, 프랑스의 경우 법제도의 개정을 통해 주당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택하였음. 핀란드와 네덜란드의 경우 안식휴가제를 사용하여 고용을 증대시키는 정책을 사용한 바 있음. 이들 나라에서 이런 정책이 가능한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노사간 힘의 균형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음.
5) 기타, (희망버스 등)3자개입금지 등
- 3자개입 금지는 지난 80년 국보위 시절에 노조활동을 탄압하기 위해 입안된
대표적인 노동악법 조항
- 1997년 노동법 개정을 통해 폐지.
- 2009년 용산사태 때 정부 여당 등에서 3자개입 금지 등을 논의한 바 있음
-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지원을 막고 있다는 점에서 반인권적 성격
- ILO 등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인권침해 요소 지적, (3자개입금지조항)폐지 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