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 좋은 날,
뚜껑을 열어두었다가 소나기라도 내릴라치면
우리 어머님들이 젤 먼저 달려 가시는 곳이 장독간이였습니다.
도시에서 자랐지만... 씨멘트 앞 마당.. 대문에서 마주 보이는 곳이 장독간인
집이라선지...
장독간을 씻지 않았으면 청소를 안한 것 같다는 우리 어머님 말씀,
손님이 오신다면.. 제일먼저 장독간을 정성껏 닦으셨습니다.
언제나 반짝반짝 눈이 부신 장독간...
우리 어머님의 자존심이자 긍지셨습니다.
(아무튼 별장 장독대(전통요리)이,개설을 아울러 축하 드립니다)
아주 얇은 시야(한복 속감)천을 두르고...고무줄로 감고,
아무리 볕 좋은 날 볕 바라기를 잘해줘도 씨(구데기)는 실립니다.
참으로 환장할 노릇이지요.
그러나 요즘엔 따로 뚜껑을 열지 않아도 되는 독 뚜껑이 나와서 편리는 해 보입니다만
전, 싫더군요.
외견상... 독같은 분위기도 나지 않을 뿐더러...
마음이 허락치를 않았습니다.
"임금님도 씨들었던 된장은 잡숫는다"....는 옛말도 있고 보면
참 건사하기 힘든 게 장독간입니다.
그래서 간장을 담그고 행여 부정탈까...아주 신성시 하던 곳도 장독간이랍니다.
간장 고추장 된장을 담그는데
우리집 좁은 마당에는 등나무등 등이 우거지면 장독간은 반그늘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자주 손 봐 주지 못하는 게으름,
간장도 꽃가지가 쓸고
된장 고추장도 물론 푸른 곰팡이가 다시 쓸고...
이거 영 찝찝하기도 하려니와...
펄 때마다 짜증에 힘이 듭니다.
해서 짧은 머리를 굴린 편법이지만 살짝 귀뜸으로 알려드립니다.
이건...제 나름대로의 노하우랍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봉지 고추장 된장을 사 와서는 위에다
보호막처럼 위에다가만 살짝 펴서 바르듯이 얹어 두는 것입니다.
물론 방부제가 들어있어서 곰팡이 커녕..
씨가 전혀 생길 염려조차도 없습니다.
떠 낼 때 기분 굿~~~ 입니다.
간장은요?
그 댁 식성에 따라 장을 뜰 때 끓이기도 하고
그냥 뜨기도 합니다. 그 것은 그 집안의 기호입니다.
끓였거나 그냥 뜨거나 간에
바로 패트병에다 여러군데 나눠 담으십시요
좀은 변칙이지만,
곰팡이 걱정...
행여나 변할까 우려되는 장맛 걱정...끝입니다.
화랑 김유신 장군이 전장터에 나가면서 마침 장군의 집 앞을 지나쳐 갈 때,
"장군님.. 노모님께 인사 여쭙고 가시지요?"
그러자.. 누군들.. 전장터에 나가는 자들이니 마지막 가족이라도 보고싶지 않으리요...(훈련하느라 집 떠난지 오랜)
부하를 시켜 얼른 집에 들어가서 간장을 한 종지 떠 오게 하더랍니다.
그리고 입맛을 다시더니..
"아 우리집 장맛이 변치 않았으니 필경 우리 어머닌 여전히 건강하신게야"
하며 안심하고는 싸움터로 나갔다 그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