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입주물량 감소로 올해부터 2013년까지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얼마 전 펴낸 ‘중장기 국내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08~2010년 주택 공급(인허가기준)이 18만5000가구 부족해 올해부터 2013년까지 주택 수급 불균형에 따른 집값오름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2008년 이후 주택 인허가 실적이연 평균 주택 수요 43만가구에 비해 연간 4만~7만가구씩 부족했고, 아파트 분양 실적 역시 2008년 이후 3년 연속 감소 추세”라며 “이런 부작용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2013년까지 집값이 상승세를 보일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의 전망대로 앞으로 과연 집값이 오를 것인지 분석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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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수급 불균형으로 서울ㆍ수도권 집값이 2013년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상반기 내집마련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사진은 최근 수도권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이다. |
주택 인허가 감소, 수급 불균형 이어갈듯
이 연구소가 2013년까지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때문이다.
2007년 30만8746가구로 정점을 찍은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09년 26만7110가구, 2011년 17만7245가구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내년에는 입주물량이 12만358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비해 주택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10~2012년까지 전국의 연평균 주택수요는 43만가구(수도권 25만가구)로 추정된다. 가구 분화, 소득증가 등에 따라 수요가 32만가구, 재개발ㆍ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가 11만가구다.
해마다 연평균 주택 수요(43만가구)에 비해 주택 공급이 4만~7만가구씩 부족한 셈이다. 이에 따라 수급(수요와 공급) 불균형으로 전국 집값이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주택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면 서울 등에서는 수급 불균형으로 집값이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주택 인허가 실적도 감소세다. 2006년 46만9503가구에 달하던 전국 주택인허가 실적은 2010년 38만6542가구로 확 줄었다. 특히 최근 1~3년 동안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08년 37만1285가구, 2009년 38만1787가구,2010년 38만6542가구로 최근 10년 동안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30만6031가구로 사상최저치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연평균 50만여 가구를 유지해왔다.
아파트는 인허가에서 착공, 입주까지 대략 2~3년 가량 걸린다. 이 때문에 최근 3년 동안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줄었다는 것은 최소 2013년까지 주택 수급 불균형현상을 이어갈 거라는 것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이후 지방에서 나타난 주택가격 회복 현상이 올 연말이나 내년쯤 수도권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인허가 물량은 향후 2~3년 동안 주택 수급 상황을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에 해당한다”며 “특히 주택수급 불균형이 심한 서울의 집값 상승세가 가파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가급적 이른 시일내에 내집마련에 나서는 게 좋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택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급등이 매매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국내 주택시장에서 전셋값 급등이 집값을 끌어올린 사례는 두 차례 있었다.
87~90년의 ‘1차 전세대란’과 99~2002년의 ‘2차 전세대란’이다. 두 번 모두 4년간 여섯단계에 걸쳐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①주택공급 부족으로 전세난이 발생하자→②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오르고→③투기적 가수요가 가세해 집값 오름세를 부채질하고→④집주인들은 집값이 비싸진 만큼 전셋값을 더 올리고→⑤정부가 신도시 개발 등으로 주택공급을 대폭 확대하면서→⑥결국 전셋값과 집값이 안정을 되찾는 식이었다. 25년간 두 차례에 걸쳐 전세대란이 벌어진 최대 원인은 주택공급 부족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 상황은 수급불균형으로 전세값이 급등하면서 매매가상승세로 이어졌던 2006년 상황과 유사하다”면서 “이 때문에 무주택자라면 올 하반기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등을 노릴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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