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 파리에서의 세번째날.
오늘은 7월 14일. 프랑스의 혁명기념일이다. 즉, 공휴일!인것이다
(이날은 해가 진 후 에펠탑에서 대규모의 불꽃축제가 있는 날이니, 절대 놓쳐서는 안됨!)
공휴일에는 대부분의 미술관들이 쉬기때문에, 오늘 쉬지 않는다는 베르사유의 궁으로 가기로 하고, 아침을 함께 먹은 한국인과 함께 베르사유로 떠났다.
(그러나 나중에 들은 바로는 이날 '퐁피두 센터'는 문을 열었다고 한다. 그것도 무.료.입.장...)
베르사유의 궁은 입장료만 13유로, 정원입장료 7유로, 게다가 시외로 나가는 교통비까지 하면 경비가 만만찮다.
그에 비해, 궁 자체는... 글쎄, 아무 감흥도 없었다.
너무나 관광객을 위해 만들어진 듯한 느낌의 궁과, 복작복작거리는 궁 안의 질서를 위해 줄을 지어가며 관람해야 하는 불편함까지도...
그래서 베르사유에서 급히 나와, 광대하게 눈앞에 펼쳐진 정원으로 들어갔으나, 정원의 뜨거운 햇살때문에 도저히 즐거운 마음은 들지 않고 머릿속이 텅~ 비어버렸다.
이런 기분을 만회하기 위해 자전거를 대여했는데,(이게 또 6유로..ㅡㅡ) 다행히도, 자전거를 타며 느끼는 시원한 바람에 그 전의 꿉꿉했던 심정들까지도 다 만회가 되며 엄청나게 넓은 정원을 유유히 감상할 수 있었다.
어쨌든 베르사유 정원의 경치는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기에, pass ;;
오후에는 몽마르뜨 언덕에 갔다.
아니, 단지 언덕일 뿐인데 왜 이렇게 유명한 거야? 라는 의문을 갖고 있던 나는, 몽마르뜨 언덕 가는 길목에 접어들자마자 그곳에 흠뻑 매료되고 말았다!
길목에서부터 거리연주가들의 음악이 울려퍼지니 말이다 ^^
몽마르뜨 올라가는 길 곳곳에 아기자기함이 묻어 있다.
또, 몽마르뜨에는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많기로도 유명!
이렇게 가게와 거리들을 구경하며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건물사이로 새파란, 아주 눈부신 파리의 하늘이 보이는데, 이 하늘이야말로 몽마르뜨 언덕의 가장 큰 볼거리가 아닌가 싶다
밑에서 올려다 본 몽마르뜨 언덕과, 사크레쾨르 대사원의 모습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몽마르뜨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파리의 모습이 가장 좋았다. (그래서 후에 이곳을 한번 더 찾아오게 된다는... ^^;)
그리고 사진촬영은 할 수 없지만, 사크레쾨르 대사원 내부가 굉장히 멋있다. 독특한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환상적이다!
나는 몽마르뜨가 상당히 맘에 들었지만, 일행과 함께 있었던 지라 그리 오래 머물지 못하고 언덕밑으로 내려왔다.
그 후 식사를 위해 몽마르뜨 한편에 자리 잡은 카페에 들어갔는데 바게트빵 사이에, 절여서 말린 햄을 끼워넣은 메뉴... 맛..없다. 5유로 정도.
어쨌든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에펠탑의 불꽃축제다!
그래서 밤이 될 때까지 일행과 나는 샹젤리제 거리를 쏘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개선문앞에서 기념사진도 찍고..(일행과 함께 해서 내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었던 유일한 날;)
드디어 해가 지고... 에펠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갔는데... 아니 이게 왠일...
사람들이 너무 많아, 역으로 입장할 수도 없었다.
계단 까지 꽉 들어찬 메트로의 진풍경;
이런 북새통 와중에 지하철을 타고 에펠탑으로 갔다. 그야말로 만원지하철!!
진정 파리지엔들과 땀과 살이 섞인 시간이었달까.. ;;
마침내 에펠탑에 도착했을때는 에펠탑 쪽은 이미 통제가 되어 있었고, 거리는 파리지엔과 관광객들로 발디딜틈도 없이 꽉 차서, 어쩔 수 없이 건물들 사이로 불꽃을 볼 수밖에 없었다.
물론 불꽃놀이 자체의 규모도 크고 재밌었지만, 에펠탑과 함께 조화되어 터지는 불꽃을 봐야 제대로 아닌가!!
일행이 없이 혼자 였다면, 진작부터 불꽃을 보러 와있었을거라는 생각에 좀 아쉽기도 했다.
불꽃놀이가 끝나고 난 뒤에도, 사람들의 축제는 끝나지 않을것만 같았다.
파리 사람들은 돗자리를 깔고 나와 한여름밤의 피크닉을 즐기고, 길거리에는 시원한 맥주를 파는 행상들이 돌아다니며 밤이 늦도록 사람들은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밤 늦도록 거리에서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나도 밤새도록 그곳에 머물고 싶었지만, 나는 숙소로 돌아가서 다음날을 준비해야만 하는 여행자이니..
파리 시내에 그렇게 아쉬움을 가득 남긴채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출처 : ★배낭길잡이★ 유럽 배낭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