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경주는 영원한 수학여행지이며 문화유산의 보고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자주가지만 언제 어느 철에 가도 새롭고 볼거리가 있는 곳이다. 오늘은 불국사와 석굴암, 그리고 첨성대 주변을 돌아보기로 한다.
동대구역에서 아침 8:30 무궁화호를 타고 불국사역까지 간다. ktx도 있지만 여행에는 무궁화호가 제격이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데 내가 탄 칸에는 세 명, 중간에서 타고 내린 사람을 포함해도 5명이 전부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자차로 이동을 하니 젊은 승객 외에는 없다.
불국사역까지 약 1시간 20여 분, 불국사역은 작은 역이다. 내리는 사람도 없고 타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이 역은 3.1.독립운동이 일어난 해인 1919.1.4. 영업을 개시한 100년의 역사가 있는 역이다. 이날 대구에서 불국사까지 노선이 준공되어 개통하였으며 이후 울산과 부산까지 동해남부선과 연결된다.
역을 둘러본 후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하지만 버스 배차시간이 변경되었는지 1시간 후에 도착한다는 안내가 뜬다. 거리를 보니 불국사역에서 불국사까지 약 4km로 다른 일정 때문에 걸어가기에는 조금 벅차다. 여행하면서 가능하면 택시는 타지 않겠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탔다. 택시를 타니 불국사 정문 앞에 내려준다. 절까지 가려면 언제나 걷는 수고를 해야하는데 오늘은 이런 호강을 하다니.
불국사 경내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관음송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불국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경내에는 많은 보물이 있다. 이러한 보물은 단순히 불교 문화유산으로 가치 뿐만 아니라 우리민족의 건축사 및 미술사적 여러 가치를 지니고 있다.
자하문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쪽이 백운교, 위쪽이 청운교로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또 하나의 문, 안양문으로 오르는 계단
아래쪽이 연화교, 위쪽이 칠보교다. 역시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석축
신라시대 7세기 때 쌓은 석축은 대부분 원형 그대로라 하니 돌을 다루는 당시의 기술 수준이 놀랍다.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석가탑과 다보탑
불국사 대웅전
정문을 나서는데 노랗게 익어가는 모과가 렌즈를 바꾸라 한다.
밖으로 나와 얼른 망원으로 바꾸고 다시 들어가서 한 컷
석굴암은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불국사주차장에서 석굴암주차장을 순환하는 버스가 곧 출발한다하여 버스를 탄다. 불국사에서 석굴암까지 걸어가면 약 2.2km의 산길로 가파른 길이다.
석굴암 주차장은 토함산 8부 능선에 있으며 주차장에서 석굴암까지 평지길 약 600m다. 입장료는 불국사와 석굴암 각각 6천원으로 다른 곳보다 비싼 편.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이라 신분증만 있으면 무료라 하는데 왠지 기분은 씁쓸하다.
석굴암 실내는 촬영금지다.
1,300여 년 전 신라인들은 어떤 기구를 사용하였기에 단단한 화강암에 저토록 부드럽게 조각을 하였으며, 어떻게 쌓았기에 지금까지 무너지지 않는 석실을 만들었을까, 생각하며 잠시 머문다. 지금은 석실 내부가 유리로 차단되어 있지만, 옛날 친구와 함께 석실 내부를 둘러본 기억이 꿈결처럼 어렴풋이 떠오른다.
지대가 높은 이곳은 벌써 나뭇잎에 가을이 내리기 시작한다. 곱게 물들어 뭇 시선을 받겠지만 이내 시들어 낙엽되어 사라지리니. 나의 생도 가을에 접어들었나, 동병상련의 감상에 젖는다.
시내로 내려와서 첨성대 주변을 돌아본다.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 무궁화 기차를 예매할려니 3시간 이내는 모두 매진이다. 연휴 마지막 날인데다 또 창측 좌석만 매표를 해서 그렇다. 가장 빠른 시간의 차표를 예매하고 여유 있게 주변을 돌아본다.
이름도 모양도 낯선 핑크 뮬리가 몇 년 전부터 이곳의 터줏대감 행세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불러 모은다.
키 낮은 해바라기가 싱싱하여 이리저리 구도를 잡아본다.
첨성대는 만원
많은 사람 때문에 카메라를 댈 수가 없어 기다리다가 이렇게라도
고분과 나무
감도 모과도 익으면 좀 더 나은 그림이 나올 것 같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올가을 단풍구경은 멀리 갈 수 없을 것 같다. 20여일 지나면 불국사 단풍이 한창일 것 같다. 그때쯤 다시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