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부터 오늘까지 길벗님들이 잘 알고 계신 두 가지 사건으로 인해, 저는 들숨날숨에 집중하며 휘청거리면서도 버티듯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서울시청 앞 10.29 이태원 참사 합동 분향소 설치와 운영 시작. 10여 년을 동행해 온 소중한 동지이자 길벗과의 황망한 이별 과정.
그리고 저는 이 두 가지 사건을 오늘 저녁 7시, 시청 앞 합동 분향소 앞에서 진행된 ‘10.29 이태원 참사, 추모와 연대의 거리 기도회’에서 동시에 만났습니다.
너무나도 소중하고 존경하던 사람을 갑작스레 잃은 제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이태원 참사 유족들과 함께한 거리 기도회.
그리고 제게는 아직도 더 많은 눈물과 울부짖음, 탄식이 필요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며 ‘서로 지키고 돌봐야 할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일부터 한동안 그 두 지점 사이에서 살아갈 듯 합니다. 그 어디쯤에서 머물러 있을 듯 합니다.
그래도 제 자신이 ’얼마나 괜찮지 않은 상태인지 잘 알고 있으니’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이 밤, 2년 전에 나온 박경미 선생님의 <성서, 퀴어를 옹호하다>에 임보라 목사님과 저, 한채윤 님의 추천사가 나란히 실려 있는 게 눈에 띄네요.
그리고 책 소개의 한 구절도요. “하느님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람이 미워할 수는 없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이후, 하느님도 많이 아파하며 더 깊이 사랑하는 이태원 희생자와 유족, 다양한 생존 피해자들 앞에서 이 구절이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 참, 한동안 깊고 오랜 쉼이 간절한데, 제가 서 있는 자리와 일상이 그걸 허락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그래도 조만간 며칠만이라도 지금 현장에서 잠시 떨어져 있다가 돌아 올까 합니다. 길벗님들이 걱정하지 않으실 정도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