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 부산중구편(4월20일 방송)이 4월 8일 자갈치시장 매립지에서 열린단다.
영도대교 복원기념으로 열리는데,대교의 도개 모습도 구경할 수있다고 하더라."
중학동창 모임자리에서 한 친구가 귀에 바람을 넣었다.
마침 봄꽃 향기실은 바람은 불지,좁은 울안의 공기에 답답해 하던 친구들이었다.
동창중 8명의 친구가 대번에 같이 노래자랑 구경가기로 의기투합해 결정을 보고 말았다.
4월 8일,약속대로 8명의 친구가 집결지로 정한 경전철역에 모이자,자갈치로 출발했다.
자갈치시장 매립지에는 녹화 시작전인데도 벌써 구경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인근주택옥상,시장건물위로도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우리는 인파 속을 헤집고 들어가 좋은 자리를 잡아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좋은 자리는 우리에게 내어주기를 거부했다.
상황이 그리 녹녹하지 않음을 보고,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로 우리는 계획을 바꾸었다.
하긴,노인들에겐 구경보다 싱싱한 해물에 대한 호기심이 더 큰 법이었다.
인파를 뒤로 하고 우리는 우루루 시장안으로 몰려들어갔다.
멍게,해삼,도다리,곰장어등을 시켜놓고 2층 식당으로 올라갔다.
해물을 안주로 술잔을 기울이고,매운탕에 밥 한 공기도 허기진 뱃속으로 밀어넣었다.
함포고복하면서 식당을 나온 우리는 이번엔 느긋한 기분으로 녹화장소로 다시 찾아갔다.
구경꾼들은 그새 더욱 많이 몰려와 있었고,사회자 송해는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노래자랑 구경갔다가 우리는 뒷쪽에서 배회하며 사람구경만 하고 있었다.
영도대교 도개는 어느새 시작되었는지 상판이 이미 중천에 높히 치솟아올라가 있었다.
몇 친구들과 도개 모습을 보고 얼 빠져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두 친구가 보이지 않았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미리 정해둔 만남의 장소에 가서 두 친구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그러나 끝내 두 친구는 그 장소에 나타나지 아니했다.
대신,한참을 뜸들인 뒤이긴 했으나 핸드폰으로 연결이 닿아 그들과 통화를 할 수 있었다.
한 친구는 장사진을 이룬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길을 잃어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길눈이 어두어 친구들 찾기 보다 개별행동하는 것이 낫겠다며,이해를 구했다.
또 한 친구는 뜻밖에 친지 한 사람을 만나 친구들과 행동을 더 같이 못하겠노라고,했다.
거,참,안도한 우리들은 모두 입맛을 다시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노래자랑 구경할 맛은 사라진 뒤였으므로 미련없이 우리는 녹화장소에 등을 돌렸다.
싱싱한 자갈치 해물을 싫컷 먹은 것으로나마 우리는 자위하여야 했다.
첫댓글 잘하셨습니다. 과거 임관하여 부산으로 발령받았을 때가 생각이나는군요. 유명한 자갈치시장이라고 찾아갔는데 영 시시하게 보였습니다. 지금은 많이 변했겠지요.벌써 23년이 넘었으니까요. 전국노래자랑을 한번도 구경간 적이 없었는데 인기가 대단하군요.
눈에 넣는것도 중요하고 몸에넣는건 더 중요하지요 좋은봄날에 나들이 잘 하셨습니다
ㅎㅎ청수님의 글을 읽는동안 작년이맘때 우리들 생각이 나서 웃으며 읽었습니다.
대여섯명이 작년 이맘때 대부도에 자전거를 타고 갔었는데 마침 노래자랑 녹화장이였어요
점심사서 먹고와보니 이미 자리가 꽉차서 뒤 옆 자리에 힘겹게 차지하고 앉아 흥겨운 노래가
나올때 우린 일어나서 실컷춤을 추었지요ㅎ 방영날 기다렸다가 보았지만 잠간도 잡히지 않았지 뭡니까 ㅎㅎㅎ
방송은 그럴듯 하지만 실지 녹화장은 별볼일 없어요 ㅎㅎㅎ
닭 대신 꿩 이라고 했습니다.
친구님들과의 하루 멋진 날로 기억 하실겁니다.
아름다운 봄날 좋은 추억 만드십시요.
ㅋㅋㅋ세상만사 다 그러하옵니다.
그래도 노래자랑보다 우선하는 것~
맛난 거 드셨으니~
그것으로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신 셈이구먼유~
자갈치시장 그 부둣가옅 고래고기 좌판에서 소주 기울이며 시시콜콜,
그리고 조금 비켜가 꼼장어 적쇠에 꾸워 한 잔을 ...
무지 즐겨찾었는데 ..이제는 추억의 둿전에 박혀
꺼집어 내지를 못하고 있네요
노래자랑 구경 보다 친구들과의 먹거리가 더즐거워 보입니다. ㅎㅎ
구경은 무슨구경 친구들과 노는 재미지요. .
늘 계회은 세워도 잘안되는데 잘하셨네
나들이 잘 하셨군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