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올해 성경 판매량 크게 늘어” 세계적 정치경제 불안·전쟁 등 원인 팬데믹 초기, 9·11테러때도 판매 급증 “성경적 가치의 재발견을” 목소리
게티이미지뱅크
성경은 원죄로 인한 인간의 고통과 죽음의 문제,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상에 오신 메시아(그리스도·구원자) 예수와 그 구원을 약속하는 책이다. 동시에 성경은 지난 2000년간 인류를 향해 큰 영향을 끼쳐 왔다. 세계적 경제 불안, 전쟁과 국제적 갈등, 정치적 긴장 속에서 사람들은 월드 베스트셀러인 성경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성경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올해 성경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출판사들의 혁신적인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도 성경 판매 급증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성경 판매가 폭증한 주된 원인은 경제적 불안과 국제적 갈등, 선거를 전후한 정치적 긴장 속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제프 크로스비 미국 복음주의기독교출판협회 회장은 “사람들이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적 변화, 정치적 불안정 등으로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성경은 이러한 시대적 위기 속에서 ‘우리가 괜찮을 것’이라는 안심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경제적·사회적 위기마다 성경이 위로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미국 기독 출판사인 틴데일하우스의 성경 판매량은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9·11 테러가 발생했던 2001년에도 성경 판매는 57% 증가했다.
성경이 주는 위로는 한국 역시 필요하다. 저성장 시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들의 불안과 염려가 커지고 있다. 자영업 폐업 신고자는 100만명에 육박하고 가계부채 비율은 186.5%를 기록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 성경적 가치의 재발견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는 2일 “사람들이 어디로 갈지 몰라 모두가 쩔쩔매고 있다”며 “성경만이 인생의 유일하고 바른길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의 논리는 공중에 떠도는 생각에 불과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오늘 내 발의 길이고 내 앞의 등불이다. 다른 답은 없다”고 강조했다.
권의현 대한성서공회 사장은 “한국교회는 어려울 때 하나님을 찾고 기도하며 말씀 속에서 위기를 극복해 온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포함해 한국의 민주화와 산업화 시기에 성경 보급이 꾸준히 이어진 점을 강조하며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도 성경에서 위로와 지혜를 찾는 것이 극복의 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청년들과 성도들의 재정 상담을 돕고 있는 서경준 ‘돈은행’ 원장(낮은숲교회 집사)은 “성경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세상의 일반적 가치에 반하기에 쉽지 않은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인은 복음을 받아들인 후 새로운 존재로 변해야 한다”며 “어렵더라도 말씀을 붙잡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