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은 김장하기와 메주쑤는 일을 마치면 월동준비 끝이다.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추워도 걱정없고 김장을 하고나면 여자들은 마음의 평화를 찾는다.
어제는 김장을 했다.
작년에는 인공관절 수술한 핑게로 남편 혼자서 다 했는데
남편의 기력도 이제는 예전 같지않다.
그래서 동참해 볼려고 하니 내 몸이 말이 아니다.
다리는 인공관절 수술로 자유롭게 양반 다리는 상상도 못할 뻐청다리가 되어
김장 속넣기도 불가능하다.
일을 많이한 징표로 손가락 마디가 관절로 쑤시고 뻣뻣해서 무채써는 것도 힘들다.
그래서 남편에게 부탁했더니 써툰 솜씨라 무채 써는 게 힘들었다고 한다.
허리도 수술직전까지 갔던 허리다.
그래서 앉아서 하는 것은 불가능해 남편이 식탁을 내놓고 하니 그나마 수월하다.
큰딸이 매해 온다고 해도 오지 말라고 했다.
올해는 어마이 몸이 장애자 수준이라 온다고 해도 말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반차내고 가서 도와 줄테니 지가 올때 까지 하지말고 기다리라고 한다.
오후 다섯시 도착인에 그때까지 기다리려면 우리는 숨넘어간다.
딸도 나이 오십이 넘는데 언제까지 엄마한테 김장을 얻어 먹겠냐면서
사위가 김치를 잘한다면서 이제는 절임배추 사서 해먹겠노라 한다.
절임배추와 고추가루는 내가 부쳐줄께,
딸은 김장을 해서 먹는 게 훨씬 경제적으로 저렴하다....ㅎㅎ
사위는 요리의 달인 수준이라 열무 배추 부추 파 각종 김치를 너무 잘 담아 먹으니
지가 해 먹는다면 대 찬성이다..
안 사돈도 지금까지 김치를 해서 부쳐드렸다.
이제는 딸에게 부탁해야겠다...ㅎㅎ
몇집 조금씩이라도 나누어 먹던 김장 김치 이번까지만 나누어 먹고
내년에는 못해 줄것 같다.
이제는 매해 담던 된장도 한해 건너서 담아야겠다.
콩농사 짓는 것도 아니고 콩을 사서 담는 된장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가 친척 친구 펜션에 오는 단골 손님들까지 아낌없이 퍼주었다.
이제는 나도 살아야 하니까 올해는 메주 쑤는 일은 생략해야겠다.
이제 혼자 돼지처럼 살 생각을 하니 서운하면서도 홀가분하다는 생각이 드니
내가 늙기는 늙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