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봉 오르는 암릉구간, 뒤는 한성봉

아, 인간의 초라함이여
세상의 왜소함이여
이런 광경을 앞에 두고 그대들은 무엇인가
이 빛의 나라, 이 순결한 영토에서 바라볼 때, 그대는 대체 누구인가
――― 에밀 자벨, 『알프스의 메아리』에서
▶ 산행일시 : 2013년 8월 31일(토), 맑음
▶ 산행인원 : 3명(드류, 대간거사, 승연)
※ 백두대간팀은 11명(영희언니, 버들, 자연+2, 한계령, 신가이버, 해마, 도~자,
산소리, 메아리)
▶ 산행코스 : 보현사 입구 주차장→보현사→용문사 터 갈림길→대궐터→안부, 금돌성→장군
바위→한성봉(포성봉)→┣자 갈림길 안부→부들재, ╋자 갈림길 안부→주행봉
→Y자 능선 분기봉(885m)→674m봉→패러글라이딩 활공장→솔티→용암2리
▶ 산행거리 : 도상 14.3㎞
▶ 산행시간 : 7시간 40분
▶ 교 통 편 : 두메 님 25인승 버스
▶ 시간별 구간
06 : 40 - 동서울 출발
10 : 20 - 상주시 모동면 수봉리(壽峰리) 보현사 입구 주차장, 산행시작
10 : 26 - 보현사
10 : 45 - ┫자 용문사 터 갈림길
11 : 34 - 대궐터
12 : 03 ~ 12 : 23 - 금돌성(今突城), ┼자 갈림길 안부
12 : 46 - 장군바위
13 : 02 - 백화산 한성봉(白華山 漢城峰, △933m)
13 : 37 - ┫자 갈림길 안부
13 : 57 - 부들재, ┼자 갈림길 안부
14 : 30 - 암릉지대
15 : 09 - 주행봉(舟行峰, 874m)
15 : 35 - 855m봉, Y자 능선 분기봉
16 : 30 - 674m봉
17 : 14 -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17 : 28 - 솔티
18 : 00 - 영동군 황간면 용암2리 마을회관, 산행종료
1. 주행봉 내리는 도중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 조망

▶ 백화산 한성봉(白華山 漢城峰, △933m)
추석이 가까운 이맘때, 벌초시즌이다. 벌초하러 가는 차량행렬은 명절 때 고향 찾는 민족대이
동을 방불케 한다. 중부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기가 매우 어렵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추풍령면으로 빠져나가는 인터체인지는 추풍령휴게소에 있다. 추풍령 근
처에 백두대간팀을 내려주고 우리는 상주 모동면으로 들어간다. 석천을 백화교로 건너고 보
현사 입구 주차장이 오늘 우리가 가려는 백화산맥의 들머리다.
당초에는 백화교를 건너자마자 신덕 마을에서 뒤의 산줄기부터 시작하여 최대한 길게 돌아
한성봉을 오르려고 했는데, 중부고속도로에서 뜻밖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였을 뿐만 아니
라 그건 무박산행에서나 가능할 거리다. 등산안내도 표시 따라 뭇 등산객들 가는 대로 간다.
주차장에는 여러 안내판이 있다. 삼국시대 축성한 포곡식(包谷式) 석성이라는 금돌성, 높고
험한 지세는 신라가 삼국통일을 위해 백제 정벌의 근거지로 사용하게 하였고 고려 때는 상주
의 백성들이 몽고군을 격퇴하는 승첩지가 되었다는 백화산, 백옥정에서 반야사에 이르는 구
수천 팔탄(龜水川 八灘)의 천년 옛길 등.
우리는 오른쪽의 도원골 대로 따라간다. 길옆에 자리 잡은 보현사 절집이 허름하다. 농가 같
은데 조그만 대웅전만 지붕에 기와 입혔다. 도원골은 양쪽이 가파른 산으로 두른 긴 협곡이
다. 산모퉁이 돌 때마다 계류를 건넌다. 지도에 표시된 용추(龍湫)를 보려고 예의 살폈으나 찾
지 못했다. 보문골과 만나는 합수점이 갈림길이다. 대로는 용문사 터로 가고 주등로는 왼쪽의
무지개다리 건넌다.
Y자 계곡 가운데 능선을 오르는가 싶게 밧줄 달린 슬랩을 지난다. 그러나 그뿐. 등로는 산허
리 돌더니 보문골 가까이 붙어 간다. 금돌성 외성을 들어 내성으로 들어간다. 이런 산중에 성
을 쌓기가 어디 쉽겠냐마는 그래도 너덜지대가 잦은 돌산이 큰 부조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
다. 보문골이 막다르고 대궐터는 사면 중턱쯤에 있다. 신라 무열왕(김춘추)이 백제와 싸울 때
총지휘소였다고 한다. 대궐이라기보다는 군막이지 않았을까?
그 옆의 보문사 부속암자 터가 더 장대하다. 이제 등로는 가파른 사면을 곧장 오르기 시작한
다. 모자챙에 굵은 땀방울이 맺히고 ┼자 갈림길 안부다. 금돌산성을 80m 복원한 곳이다. 해
발 750m 남짓한 고지이기도 하거니와 건듯 부는 바람이 시원하다. 그늘 아래 둘러앉아 휴식
겸해 점심밥 먹는다. 소요시간 20분. 군 작전하듯 해치운다.
등로는 성곽 위를 가다가 옆 소로로 비켜가기를 반복한다. 여태 하늘 가린 숲속 길을 걷다가
장군바위에서 머리 내민다. 한성봉이 가깝다. 그 오른쪽 뒤로 주행봉의 날렵한 모습이 살짝
비친다. 밧줄 달린 슬랩지대 잠깐 지나고 한 피치 오르면 한성봉 정상이다. 내 20년 전에 왔었
는데 그때와는 사뭇 다르다. 산의 명칭부터 포성봉이 아니라 한성봉이다.
커다란 한성봉 표지석 뒤에 그 사유를 새겼다.
“백화산은 백두대간 지맥의 영산으로 영남과 호서를 눌러 앉은 옛 고을 상주의 진산이다. 신
라 태종무열왕이 삼국통일대업의 첫 꿈을 실현(660년)한 대궐터와 금돌성(今突城), 고려 僧
洪之가 몽고의 대군을 격파(1254년)한 대첩지 저승골, 조선 임란(1592년) 구국의병의 충혼이
서린 고모담은 다 백화산의 역사현장이다. 그러기에 옛(1727년 전)부터 이 산의 주봉을 漢城
峰이라 불렀으니 큰(漢) 城을 사로잡다는 뜻으로 포성봉(捕城峰)이라 개칭한 것은 일제의 흉
계인데, ‘백화산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청원하여 옛 이름을 되찾음(2007.12.26.)은 백화산의
영기가 발원됨이다.”
삼각점은 보기 드문 1등 삼각점이다. 관기 11. 정상표지석이 있는 정점은 땡볕이 가득하여 그
옆 나무그늘 숲으로 들어 휴식한다. 한성봉을 내리기 직전 등로 옆 전망바위에 들려 주행봉을
들여다보는데 사면 쓸어내리는 일행의 에헤라디야 쾌재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더덕이 눈에
띄어서다. 그래도 꽃망울이 달린 더덕은 건들지 않는다.
2. 금돌성 외성 성곽

3. 대궐터, 신라 무열왕이 백제와 싸우면서 총지휘소로 사용한 곳이라고 한다

4. 보문사 부속암자 터, 대궐터보다 더 크다

5. 안부. 금돌성곽

6. 복원한 금돌성곽, 80m만 복원하였는데 석성의 길이는 5,600m에 이른다고 한다

7. 등로는 금돌성 성곽 위와 그 옆을 번갈아 지난다. 뒤는 승연 님

8. 헌수봉(獻壽峯)과 망경봉(왼쪽), 헌수봉에서 ‘수봉’을 따와 수봉리라고 이름 지었다 한다

9. 한성봉과 그 뒤는 주행봉

10. 뒤는 주행봉, 배가 떠나가는 형국이라 지어진 이름이다

11. 한성봉 오르면서 뒤돌아본 장군바위

12. 한성봉 정상에서, 대간거사 님과 승연 님(오른쪽)

13. 주행봉, 왼쪽은 월류봉

14. 헌수봉과 망경봉, 헌수봉 아래 반야사가 보인다

▶ 주행봉(舟行峰, 874m)
가파른 너덜 내리막. 한참동안 뚝뚝 떨어져 내린다. ┤자 갈림길 안부가 나오고 바로 바윗길
슬랩으로 이어지기에 드디어 주행봉 품에 드는구나 했는데 너무 성급했다. 나지막한 봉우리
넘어 다시 한차례 겁나게 떨어지고 나서 ┼자 갈림길 안부인 부들재다. 배낭 벗어놓고 목 추
긴다. 산을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얼음물을 이렇듯 맛나게 마시기 위해서다.
주행봉 품에 든다. 아니 주행봉호에 승선한다. 주행봉이란 산 이름이 참 적실(適實)하다. 옛사
람도 배가 떠나는 형국으로 보았다. 주행(舟行)의 모습은 경부고속도로 황간휴게소께 지날 때
바라보면 여실하다. 주행봉이 모서면 금상천 쪽으로 쭉 뻗어 내린 사면은 매끈하거니와 육중
하다. 2003년 미국 영화 ‘젠틀맨 리그’에서 나오는 네모 선장의 ‘노틸러스 호’ 그 멋진 모습을
연상케 한다.
안부에서 출발한 지 30분쯤 지나 755m봉 넘고 암릉지대가 나온다. 굵은 밧줄이 달려 있어 손
맛 앗겼다. 무디지만 나이프 릿지다. 릿지 지나도 양쪽 사면이 가팔라 릿지성 등로다. 수시로
뒤돌아보는 한성봉이 백화산맥의 주봉으로 듬직하다. 한차례 더 나이프 릿지를 지나고 나서
주행봉 정상이다. 너른 터 한가운데 무덤이 있다. 천지를 남북으로 가른 동쪽으로 무제(無際)
의 조망이 트인다.
어제 과음하였다는 승연 님의 힘든 발걸음이 오늘 나를 살린다. 릿지는 이어진다. 선등은 내
내 대간거사 님의 몫이다. 상어지느러미바위는 직등하지 않고 왼쪽 협곡의 너덜로 밧줄 잡고
돌아내린다. 야트막한 안부. 큰 숨 한 번 내쉬고 수직의 암벽에 달라붙는다. 응달진 암벽이라
축축하여 미끄럽다. 두 가닥 가는 밧줄이 미덥지 못해 얼른 나무뿌리 움켜쥔다.
855m봉. Y자 능선 분기봉이다. 반야사로 내리는 주등로는 왼쪽이다. 우리는 오른쪽 솔티로
내리는 능선을 잡아야 한다. 오른쪽 생사면으로 약간 내렸다가 트래버스 하여 능선 잡는다.
아까와는 전혀 딴판으로 인적이 희미하다. 우리 길이다. 봉봉이 나이프 릿지를 품고 있다. 카
메라 벗어 배낭에 넣고 스틱 접어 행동의 자유를 확보한다. 대간거사 님의 척후로 직등한다.
절리(節理)인 홀더가 충분하다. 바위를 양팔로 싸안고 돌기도 한다.
릿지 지나면 잡목 숲의 저항이 거세다. 이 길이 아니었더라면 주행봉이 퍽 심심했을 뻔했다고
다 한마디씩 덕담한다. 등고선 한 줄(20m) 도드라진 봉우리라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다
가가보면 암봉이다. 그것도 외길. 넘고 넘은 암릉 암봉은 674m봉 내려서야 끝난다. 이제는 줄
곧 내리막이다. 사용한 지 오래 된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지나고 등로는 돌변하여 산책길이
다.
줄달음하여 솔티다. 뚜렷한 등로는 오른쪽 산허리 돌아 용암리 당저 마을로 빠진다. 조금 더
가서 쑥골로 내릴까? 쑥골로 택시가 들어올 수 있을까? 442.8m봉 직전 안부에도 쑥골로 내리
는 길이 있을까? 불확실한 최선보다는 확실한 차선을 택하기로 한다. 당저로 간다. 산허리 길
게 돌아내려 포장한 농로에 이르고 용암2리 마을회관 앞이다. 황간 택시 부른다.
15. 주행봉 가는 길

16. 뒤는 한성봉

17. 주행봉 오르는 암릉지대

17-1. 뒤는 한성봉

17-2. 뒤는 한성봉

18. 주행봉 정상에서

19. 주행봉 상어지느러미바위

20. 오른쪽 능선이 반야사에서 주행봉 오르는 주등로다

21. 가운데 뾰족한 봉우리가 헌수봉

22.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에서 남쪽 조망

23.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 남쪽 조망, 백마산(534m)일까?

24. 구글어스로 내려다본 산행로

첫댓글 가을이라서 날씨는 좋았겠네요
맨
돌속에서 거시기를 채취하셨네요,,,대단하십니다
아...저기가 뉴스프링 골프장이었구나....한때 자주 가던 곳이었는데....산행중 만나니 여기가 거긴지..ㅋㅋㅋ 암생각없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