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
퇴근길, 목이 말라 아무 편의점에 들어섰다. 계산대로 가려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2년 전 헤어진 전 연인이었다.
전개
그녀도 나를 본 듯 순간적으로 굳었다.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오랜만이네.”라고 말하자, 그녀는 담담한 얼굴로 바코드를 찍었다.
위기
결제 후 나가려는 순간, 그녀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봤다. “잘 지냈어?” 조용히 묻자, 그녀는 대답 없이 영수증을 건넸다.
그런데 거기엔 작은 글씨가 적혀 있었다.
절정
“보고 싶었다.”
심장이 순간 세차게 뛰었다. 고개를 들자, 그녀도 날 바라보고 있었다.
결말
“끝나고 시간 있어?” 내가 묻자, 그녀는 잠시 침묵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사이는 끝난 줄 알았는데, 어쩌면 아직 남아 있는지도 몰랐다.
첫댓글 길지 않은 문장을 통해 전해야 하는 내용을 담백하고 간결하게 표현한 점이 눈에 들어오는 글이었습니다. 사건의 인과가 뚜렷해 전개가 어색하지 않고,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5막 구조가 확실해 명료하게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발단부터 결말까지 매끄럽게 사건이 전개되어 인상깊은 글이었습니다. 특히 ‘우리 사이는 끝난 줄 알았는데, 어쩌면 아직 남아 있는지도 몰랐다.’라는 문장은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연인의 관계를 잘 보여 주는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소설의 키워드이자 재회의 매개체인 영수증이 적절히 사용돼 좋았습니다.
그녀의 마음이 사건의 전개구조에 따라 서서히 드러나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인과관계가 명확하고 자연스러워 글의 전개가 매끄럽게 느껴졌으며, 그녀의 마음이 드러나는 매개체가 편의점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소재인 영수증인 것도 좋았습니다.
간견한 문장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명료하게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