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에 소백산을 마치고,
오늘은 동악산으로 왔습니다.
100대 명산을 발표하는 곳이,
산림청, 한국의 산하, 블랙야크가 있는데...
(다른 곳도 있지만 대표적인 곳...)
3개를 합치면,
총 130개 산이 됩니다.,
이번 산행은,
130개 산중에서,
홍도 깃대봉과 울릉도 성인봉을 제외하고,
마지막 남은 산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서울을 출발하자마자,
창가에는 빗줄기가 가득하고...
10시에 출발한 기차는,
12시 15분에 곡성역에 도착했는데...
서울행 고속버스도 없는,
조그만 읍내인데,
장미축제라는 이유로 관광버스가 100대쯤...
암튼,
요즘은 사소한 것이라도,
축제라는 이름이 있어야,
지역 경제가 살아 나는 듯...
기차에서 내려,
동악산을 가려고 하는데...
이슬비는 추적추적 내리는데,
기차마을 가는 사람은 엄청 많고...
난,
기차 사진만 남긴 채,
걸어서 동악산으로...
기차역에서,
동악산을 가는 버스는 없고,
약 5Km를 걸어야 합니다.
역 주변에는,
사람들이 차고 넘쳤지만...
동악산 가는 길은,
사람은 고사하고,
개미 한 마리도 없고...
뚝방길을 걷다가,
개천 옆 산책로로 왔더니...
부슬부슬 내리는 비로 인해,
다시 우산을 펼쳤고...
누군가에,
길을 물어보려 해도,
사람이 없어서 물어보지도 못한 채,
지도 한 장에 의지해서 도림사를 찾아갑니다.
지도에는,
멀리 보이는 곳이 동악산이라고...
등산로는,
도림사에서 시작함으로,
모내기가 한창인 농로를 따라 도림사로 가는데...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날씨로 인해,
걱정과 근심만 가득했고...
농로에는,
잘 익은 오디가 지천으로...
생각 같아서는,
산행을 포기하고,
오디나 따먹으며 막걸리 한잔 했으면 했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발길은 동악산으로...
오디를 지나고 나니,
잘 익은 매실이 탐스럽게...
이 정도 크기면,
당장 수확을 해야 할 듯...
암튼,
농로를 걸으며,
오디를 지나고,
매실도 만나고,
조그만 사과 구경까지...
드디어,
도림사 입구에 도착을...
빨간 신호등이,
오늘 산행은 하지 말라고 하는데...
지금이라도,
신호등의 지시에 따라서,
산행을 포기했어야 했는데...
불경 소리도 없는,
적막한 도림사에는,
비만 추적추적 내리고...
절에 들러서,
부처님을 알현하고,
그냥 돌아갔어야 했는데...
암튼,
여기까지 온 것이 억울해서,
발길은 동악산 정상으로...
절을 지나고,
한동안은 이렇게 편한 구간이...
계곡이 넓지도 않고,
특별한 야생화도 없는,
평범한 계곡을 따라서 올라가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등산객은 전혀 보이지 않고...
간혹,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나오는데,
대부분 이런 모습이고...
산이 깊으면,
여기저기 멧돼지의 흔적이라도 있는데,
여기는 그런 것도 전혀 보이질 않고...
심지어,
흔하디 흔한,
청설모나 다람쥐도 없네요!!
경사가 완만한 구간을 지나고,
동악산 정상 방향으로,
길을 접어들었는데...
나무 계단이,
반갑다고 인사를...
이때는,
계단이 잠깐이겠지 했는데...
아직,
계단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올라온 계단이,
이렇게 많았고...
마치,
계단 지옥이 나타나서,
날 잡아먹으려는 느낌이었고...
계단이 끝나고,
바위 위에 앉아서,
목을 축여 보는데...
가야 할 곳은,
구름만 가득하고...
암튼,
잠시 쉬었다가,
나 홀로 정상을 향해서...
정상이 멀지 않은 곳에서,
곡성읍을 바라보는데...
읍내는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고...
그런데,
하늘은 자꾸만 먹구름이 밀려와서,
점점 어두워지고...
7부 능선쯤 올랐는데,
안개가 산속에 가득하고...
어디선가,
처녀 귀신이라도 나와서,
같이 대화를 했으면 하는데...
산은,
적막함만 가득하고...
등산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걸을 수 없었고...
스틱을 꺼내서,
네발로 기어 가지만,
미끄러운 진흙 구간에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고...
이런 구간은,
등산로를 벗어나,
길이 아닌 곳을 걸었네요!!
드디어,
전망대에 올랐는데...
그냥,
구름뿐입니다.
구름만 찍기 아쉬워서,
내 지팡이라도 펼쳐놨고...
날이 좋으면,
이런저런 풍경을 감상하며,
힘들어도 즐겁게 올랐을 텐데...
등산로도 지X이고,
안개는 자욱해서,
죽자 사자 걸었더니,
벌써 정상에 도착했고...
먹을 음식도 없지만,
마땅히 할 일도 없어서,
바로 다음 코스로...
뭔가,
사진이라도 남겨야 하는데...
아니,
사진으로 남기도 싶었는데,
이런 모습이 최고의 장면입니다.
그리고,
야생화라도 피었다면,
꽃구경이라도 할 텐데,
여기는 아무것도 없네요!!!
정상에서,
배넘어재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바위 구간에,
가파른 계단이 있고...
만일,
날이 좋다면,
멋진 암벽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질 않고...
계단에서,
어떻게 내려갈지 망설이고 있는데...
1분도 되지 않아서,
구름이 마법처럼 사라지고...
전체가 맑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산세라도 느낄 정도로 도와주니,
진심으로 감사했고...
잠깐이지만,
구름이 피해 준 틈을 타서,
멋진 풍경을 담아보려 하는데...
동악산은,
정상 부근에,
암벽 구간이 있을 뿐이고...
그래도,
이 정도에 감사하면서,
부지런히 두리번거렸고... ㅎㅎ
절벽을 내려가야 하는데,
계단이 아니라 사다리가 자리하고...
더구나,
위험한 구간을 내려가려고 하니,
구름도 자릴 비켜줘서,
공포감만 10배가 되고...
오늘 동악산은,
여러모로 나에게 친절(??)을 베풀고 있고...
힘들게 계단을 내려와서,
정말 고생했다고 나에게 칭찬을...
그런데,
채 5분이 안 지났는데,
동악산 정상은 구름 속으로 숨어 버렸고...
암튼,
이 또한 산행이려니 하면서,
속으로만 투덜거렸고...
시간이 지나도,
안개는 거칠 줄 모르고...
정상은 그렇다 치더라도,
산 능선을 걷는 동안은,
구름이 조금만 비켜줬으면 했는데...
암튼,
야생화도 없고,
다람쥐나 새소리도 없는 산속을,
터벅터벅 걸었습니다.
바위를 지나니,
갑자기 이런 공간이...
처음에는,
산꾼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 곳이려니 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누군가의 묘지인데,
봉분에 떼는 고사하고,
잡초도 자라지 않고...
동악산 정상에서,
2Km 남짓 걸었습니다.
걷는 동안,
나무와 구름뿐이고...
그런데,
등산로에 이렇게 반가운 녀석이...
참고로,
딱 하나만 피어 있는 꽃을,
발견했다는 것으로도 행운이...
조금 전 산철쭉(개꽃)은,
길가에 이렇게 조그만 녀석이었고...
나무에 달린 것도 아니고,
땅에 붙어서 있는 둥 마는 둥 했는데...
정말 우연히,
이 녀석을 만나게 되었고...
고지가,
500미터 아래로 내려오니,
안개가 서서히 물러가고...
아니,
정확한 표현은,
안갯속에서,
내가 내려왔고...
어째튼,
뿌연 안개를 벗어나는 것으로도,
너무 행복하기만...
지금까지는,
꽃이라는 것이 없었는데...
갑자기,
주변에 꽃이 가득하고...
더구나,
은은한 향이,
바람을 타고서 솔솔 밀려오고...
꽃의 주인은,
커다란 때죽나무인데...
아직도 나무에는,
때죽 꽃이 가득하고...
이 나무를 중심으로,
때죽나무 군락이 형성돼서,
여기저기에 꽃잎이 휘날리고...
드디어,
두 번째 목적지인,
배넘어재에 도착했는데...
다음 목적지인 형제봉으로 갈지,
아니면 그냥 내려가서,
시원한 막걸리 한잔 할지에 대하여,
엄청난 고민을...
결론은,
안개뿐인 형제봉을 버리고,
산행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홀가분한 마음으로,
배넘어재를 지나서,
산을 내려가는데...
조그만 웅덩이 옆에는,
노란색 꽃이 활짝 피었고...
산속이라서,
붓꽃이라 생각하며,
정말 신기했는데...
결과는,
유럽에서 수입한 노랑창포였고... ㅉㅉ
노랑창포뿐만 아니라,
산속을 정원처럼 만들어 놨는데...
어떤 이유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의도가 너무 궁금했고...
왜냐하면,
곡성에 사는 어르신들이,
이런 산속에서 산림욕을 즐기지는 않을 듯하고,
외지인도 그리 많지 않아 보여서...
노랑창포 뿐 아니라,
데크도 여러 곳에 있고,
정자도 서너 곳에 자리했고...
더구나,
등산로는 나무 데크로 만들었고,
주변에는 수국나무를 빼곡히 심었고...
암튼,
소나무를 베어내고 만든 숲 속 정원을,
나 홀로 걸었습니다.
아직도,
부슬비는 내리지만...
점차,
주변이 밝아지니,
이제야 산행하는 느낌이 들고...
나무들도,
신록의 기운을 내뿜으며,
부지런히 여름을 준비하고...
역시,
여름이 시작되니,
버섯도 하나씩 얼굴을 내밀고...
얼핏 보기에는,
가시광대버섯처럼 보이지만,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네요!!!
암튼,
비가 촉촉하게 내리니,
버섯도 고개를 내밀었다는 사실... ㅎㅎ
이 사진은,
숨은 그림 찾기입니다.
뭔가 있는데,
유심히 살펴보길...
이 녀석 말고도,
여러 마리를 봤는데...
산행은,
이제 거의 마무리되었고...
산을 내려오니,
햇살이 살짝 비추는 것이,
신록의 계절임을 실감 나게 해 주고...
암튼,
정상에서 구름을 즐기다,
산을 내려오니 화사함이 느껴지고...
도림사 주변에는,
이런 바위들이 많이 있는데...
글씨이기는 하지만,
이끼가 끼어서,
흔적만 간신히 보이는데...
오래전 양반님들이,
여기에 놀러 와서 낙서를 한 흔적이,
지금은 유물이 되었다고...
산행을 마치고,
다시 곡성읍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가는 길은,
멀기도 하지만,
아스팔트라서 걷기도 힘들었고...
그나마,
도로 주변에는,
이런 야생화들이(인동덩굴) 피어서,
동악산보다는 훨씬 좋았고...
도림사 캠핑장 주변에는,
가로수가 모과나무네요..
벌써 주먹만 하게 큰걸 보니,
시간은 정말 빨리 흐르고...
기회가 된다면,
모과를 줍기 위하여,
여길 다시 오는 것도... ㅎㅎ
농로를 따라서,
한없이 걸어가는데...
조그만 보리밭에는,
보리가 고개를 숙이고...
예전에는,
보리가시가 정말 껄끄러웠는데,
지금 바라보니 생소하기만...
논길을 지나고,
이제 천변을 걷고 있는데...
천변에는,
붉은색 메밀이 가득하고...
너무 신기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메일을 꽃으로 심기 위하여,
일본에서 개량한 품종이라고...
곡성에 사는 말은,
애국심이 너무 강해서,
왜놈이 개발한 메밀밭을,
모조리 짓밟고 있고... ㅎㅎ
한 마리가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이지만...
하루가 아니라,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면,
하얀 메밀꽃이 가득할지도...
한 시간 남짓 걸어서 다시 역으로 왔는데,
장미를 보려면 돈을 내라고 하네요.
돈이 없어서,
남원으로 가려고 하는데...
남원 가는 기차는 떠나고,
버스를 타는 사람이 적어서,
직행 버스는 없다고...
일단,
담장 너머에서 사진을 한 장...
그런데,
담장에서 보지 못하게,
장미는 꽁꽁 숨겨놨고...
암튼,
다시 남원으로 갈 방법을 찾는데,
마땅한 방법이 없었고...
저 산을 가기 위하여,
정말 힘들게 왔는데...
동악산은,
아직도 구름에 가려,
보습을 보여주지 않고...
암튼,
아침은 라면으로,
점심은 굶고,
저녁은 남원 맛집을 찾아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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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누군가에게 연락을 받고서,
서둘러 곡성에 왔습니다.
간단한 산행을 마치고,
고향을 가려했는데,
택시 말고는 방법이 없고...
그래도,
어렵게 남원에서 식사를 하고,
고향에 들러 하루를 보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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