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약국외 판매 전향적 협의에 대한 찬반 결정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도약사회장들의 기류가 심상치 않아 주목된다.
전국의 약사 회원들을 대표하는 16개 시도약사회장들이 전향적 협의 과정을 둘러싸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과 경기지역의 수장인 민병림·김현태 회장과 13개 시도약사회장들이 대립하는 모양새다. 옥순주 전라남도약사회장은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은 경기도약사회가 전국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대의원 대상 호소문을 발송하면서 불거졌다.
20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한 13개 시도약사회장들은 이 문제에 대해 지적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준수 강원도약사회장은 "임시 대의원총회를 앞두고 경기도약사회에서 설문주체를 정확하게 밝히지도 않으면서 타 지부 약사회원들에게 편파적인 전화 설문을 진행하고, 타 지부 대의원에게 왜곡된 내용의 서신을 발송하는 등 김현태 회장의 정치적 행보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기도약사회의 단독행동이 대의원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회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분열시키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김 회장은 민병림 회장과 김현태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전체 시도약사회장과 다른 입장을 밝힌 부분에 대해 "자신만이 회원을 위한다는 식의 정치적 쇼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민병림 회장과 김현태 회장은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의약품 약국외 판매 절대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그동안의 협의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다.
이는 집행부와 책임을 같이 하겠다는 집행위원회 결정과 대치되는 결정인 셈이다.
결국 13개 시도약사회장들은 민병림 회장과 김현태 회장의 단독행동들이 시도약사회장들의 단합을 저해하고 나아가 회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시도약사회장들은 두개의 노선으로 나뉘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26일 열리는 임시 대의원총회의 결과에 따라 시도약사회장들의 거취가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집행부와 함께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한 시도약사회장들은 협의안이 부결될 경우 사퇴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민병림 회장과 김현태 회장은 협의안 부결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의약품 약국외 판매라는 약사사회의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회원들을 대표하는 시도약사회장들의 갈등이 어떤 결과를 몰고 올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