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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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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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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틀시티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매력적인 소도시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낯설지만 아늑한, 소박하지만 낭만적인, 사람과 사람 사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소도시의 반전 매력에 흠뻑 빠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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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이영자는 기흥휴게소를 두고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했다. 서울 만남의 광장과 안성휴게소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통에 가슴이 아팠다는 뜻이다. 여행지 중에도 아픈 손가락은 존재한다. ‘서핑 메카’ 양양과 ‘해산물 천국’ 속초에 가려진 강원도 고성이다. 최북단 소도시라 인프라는 적지만 손 타지 않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맑은 파도가 발길 드문 백사장을 철썩이며 끝없이 어루만지는 곳, 고성에서 눈 시리도록 푸른 세상을 만났다.
01
바다와 맞닿은 고요한 호수,
송지호 둘레길
송지호는 동해안을 대표하는 석호중 하나다. 속초 영랑호에 비하면 규모도 작고 둘레길도 엉성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소박한 멋을 지녔다. 갈대 우거진 둘레길은 고요하기 짝이 없다. 카페나 벤치같이 인위적으로 만든 구조물도 찾아보기 어렵다. 곳곳에 올해 할 일을 마치고 내용물을 비워낸 논밭이 잠들어 있다. 고니, 청둥오리, 기러기 등 겨울 철새의 군무만이 호수의 생명력을 짐작케 한다.
둘레길 주변에는 둘레길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마실 할 수 있는 주변 관광지가 많다. 영화 <동주> 촬영지로 유명한 왕곡마을이 대표적이다. 왕곡마을은 조선 초기부터 양근 함씨와 강릉 최씨가 집성촌을 이루며 600년 세월을 정주해온 전통 마을이다. 마을을 관통하는 왕곡천을 중심으로 백두대간을 지붕 삼고 동해를 앞마당 삼은 가옥이 50여 채나 늘어서 있다. 특이하게도 담장이나 대문이 없는 개방적인 구조라 집의 생김새와 살림살이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이맘때면 초가집에 새 지붕을 얹고 월동 준비를 하는 정겨운 풍경도 볼 수 있다.
Tip. 자전거로 송지호 둘레길 한 바퀴
송지호를 둘러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전거를 타는 것이다. 5.3km 둘레길을 한 바퀴 도는데 30분 정도 걸린다. 송지호 관망타워 옆 자전거 대여소에 신분증을 맡기면 자전거를 1시간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단, 자전거 보유량이 적어 원할 때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송지호 관망타워는 둘레길 탐방을 마친 후 올라가 보자. 자전거를 탈 때는 보지 못했던 송지호 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02
동화 속 한 장면
화진포의 성
김일성 별장. 화진포의 성의 또 다른 이름이다. 휴전선이 생겨나기 이전인 1948년부터 1950년까지 북한의 김일성이 가족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내는 별장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화진포 주변에는 이승만 별장도 있다. 격변의 시대를 이끈 두 수장이 같은 곳에 별장을 두었다는 건 주변 경관이 그만큼 수려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는 두 별장이 각각 안보전시관과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일성 별장이 화진포의 성(城)으로 불리는 까닭은 별장의 생김새를 보면 단번에 안다. 둥그런 회색 돌을 원통형으로 쌓아 올린 모습이 유럽의 작은 성을 연상케 한다. 화진포의 성은 화진포 해변이 보이는 언덕에 위치해 주변 경치 또한 수려하다. 소나무 숲 너머로 고운 백사장과 짙푸른 바다가 광활하게 펼쳐진다. 소나무보다 높은 3층 전망대에 오르면 화진포와 바다를 아우르는 장쾌한 풍경이 온전히 내 것이 된다.
03
산과 호수가 공존하는 낙조 명소
응봉
화진포의 성 왼쪽에 난 숲길을 따라 응봉으로 향한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낙조를 보기 위해서다. 등산로는 한옆에 바다를 두고, 머리 위로는 하늘을 이고 걷는 능선길이다.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 한두 군데를 제외하면 대부분 완만하다. 바다를 조망하는 정자와 벤치에서 힘들 때마다 쉬어갈 수 있다. 천천히 걸어도 4~50분이면 충분하다.
마침내 해발 122m, 응봉 정상이다. 아담한 산이지만 정상석과 정자도 마련되어 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주변을 둘러보니 고작 이 정도 높이의 산에 올라와서 볼 수 있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웅장한 풍경이 펼쳐진다. 산과 바다, 호수가 한데 어우러져 감탄을 자아낸다. 요동치는 바다와 고요한 호수가 지척에서 서로 다른 매력을 뽐내는 사이, 서쪽의 태양은 뉘엿뉘엿 저물어 켜켜이 쌓인 백두대간을 황금빛으로 비춘다. 북쪽으로는 금강산 최고봉인 비로봉과 바다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해금강, 아홉 신선이 바둑을 두었다는 구선봉 등 손꼽히는 절경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고성 최고의 명장면이 아닐 수 없다.
Tip. 하산할 때는 등산로보다 임도
황홀한 낙조를 경험한 뒤에는 하산을 서둘러야 한다. 계단이 적은 폭신한 흙길이라 밤길은 더 위험하다. 해가 완전히 저물었다면 지름길인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 것이 좋다. 가로등 하나 없는 캄캄한 길이지만 콘크리트로 잘 포장돼 넘어질 걱정은 없다. 15분 남짓 걸으면 출발점인 화진포 생태박물관에 도착한다. 부대 진입로라 군 차량 외에는 출입이 통제된다.
04
얼큰하고 쫀득한 겨울 별미,
도루묵찌개
김치찌개, 고추장찌개, 육개장, 동태찌개.... 보글보글 끓는 빨간 국물은 입맛을 돋우는 치트키다. 주재료가 알이 꽉 찬 도루묵이라면 금상첨화다. 씨가 말라버린 명태를 대신해 고성의 겨울 대표 생선으로 자리매김한 도루묵은 ‘말짱 도루묵’이라는 속담이 무색할 만큼 감칠맛을 낸다. 칼칼한 국물이 담백한 흰 살에 쏙쏙 배어들어 밥그릇을 동내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든다. 도루묵찌개의 진짜 별미는 배 밖으로 튀어나온 커다랗고 노란 알이다. 연어알보다는 쫀득하지만 한 알 한 알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식감이 재미있다. 후후 불어 먹다 보면 동해 한 그릇 뚝딱이다.
05
고성의 NEW 랜드마크
라벤더 도로와 바다 옆 통유리 카페
하늬라벤더팜은 고성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다. 매년 6월이면 보라색 라벤더가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려 장관을 연출한다. 농장이 문을 닫는 11월부터는 말라버린 꽃대조차 볼 수 없지만 크게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라벤더와 닮은 보라색 도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늬라벤더팜 주변 약 1km 구간에 걸쳐 형성된 보라색 도로는 휴장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열려 있다. 농장 근처에 오면 속도를 줄이고 잠시 보라색 세상을 만끽하는 건 어떨까.
송지호에서 멀지 않은 해변에 차가운 바람을 피해 ‘물멍’ 할 만한 곳이 있다. 올해 새로 문을 연 신상 카페, 에이프레임이다. 건물이 3층 규모로 크고 주차장과 루프탑까지 테이블이 놓여 평일에는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자리는 서프보드로 장식된 계단식 좌석이다.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이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이라이트는 바다를 정면으로 비추는 거대한 유리창이다. 벽 전체가 뻥 뚫린 듯 막힘없이 시원한 풍경을 선사한다. 카페 앞 이름 없는 해변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출입할 수 있도록 철책으로 둘러싸여 한적하고 깨끗하다. 바다가 어찌나 넓고 푸른지,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흐릿해 보일 정도다.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디지털마케팅팀 양자영 취재기자(icehs17@naver.com)
유의사항
※ 위 정보는 2020년 1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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