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경제 제2권 / 목양(牧養)】 「벌 기르기[養蜂]」
벌 기르기[養蜂]
3월경, 벌이 다른 곳으로 이사할 때는 한 덩어리가 되어 급히 날아간다. 이때 가는 모래나 흙을 벌떼에 뿌리면 가까운 처마밑이나 나뭇가지에 앉게 되는데, 이것을 남자의 저고리로 싸서 나무로 만든 벌통 속에 넣고 나서 통 위에 벌 한 마리가 드나들 만한 구멍을 틔워 둔다. 만약 구멍이 너무 커서 왕벌이 도망치면 모든 벌이 모두 따라나가 버리게 된다. 그리고 통 속에 쌀풀[米粥]을 쑤어 발라 주어 꿀벌의 첫 먹이로 삼으면 꿀벌이 새끼를 많이 쳐서 1년에 13와(䆧) 와는 혈거(穴居)인데, 옛날에는 통(桶)이라 하였다. 까지 증가된다. 와 앞에는 항상 물 담은 그릇 하나를 놓아 두면 벌이 상하지 않는다. 《사시찬요》
비가 잘 오지 않아 꽃이 적은 해에는 꿀벌의 먹이가 부족할 염려가 있으므로 초계(草鷄) 1~2마리를 털을 뽑고 내장을 꺼낸 뒤 벌통 속에 걸어 두면 꿀벌의 주림을 구제할 수 있다.
《신은지》
꿀을 따는 데는, 날씨가 쌀쌀해지고 모든 꽃들이 진 뒤에 벌통 뒷문을 열고 마른 쑥을 태워 약한 연기를 쐬면 꿀벌이 앞쪽으로 피해 간다. 이때 꿀을 따는 사람이 박하(薄荷) 잎을 잘게 씹어 손바닥에 바르면 벌이 쏘지 못한다. 혹은 명주베 같은 천으로 머리와 몸에 덮어 쓰거나 장갑[五爪套]을 끼면 손 놀리기가 매우 간편하다. 그런데 벌의 수에 맞추어 꿀을 남겨 두어서 그해 겨울과 이듬해 봄까지의 먹이로 삼고, 나머지 꿀 덩어리를 예리한 칼로 떼어 낸 뒤에 즉시 벌통을 막는다. 따낸 꿀 덩어리는 새 생포(生布)로 거른다. 불에 녹이지 않은 것을 백사밀(白沙蜜), 불에 녹인 것을 자밀(紫蜜)이라 하는데, 이것을 자기(磁器)에 담는다. 꿀을 걸러낸 찌꺼기는 노구 솥[鍋]에 넣고 약한 불로 녹기를 기다려 찌꺼기를 건져 내고는 다시 달인다.
이보다 미리 석기(錫器)나 와분(瓦盆)에 냉수를 담아 놓았다가 이 납즙(蠟汁)을 쏟아넣으면 안에서 엉겨 저절로 황랍(黃蠟)이 된다. 《신은지》
6월에 딴 꿀이 가장 좋다. 만약 꽃이 다 진 뒤에 딴 꿀이 아니면 꿀의 질이 나쁘고 오래 보관할 수 없다. 《사시찬요》
꿀에는 수십 등급이 있다. 봄꿀은 여러 가지 꽃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흐린 빛깔에 신맛[酸味]이 나고 비린내[腥氣]를 풍기며, 겨울꿀은 벼꽃[稻花]에 의해 형성된 것이므로 엉긴 기름[脂]과 같은 빛깔에 신맛이 나서 모두 상품(上品)이 못 되니, 모름지기 순수한 여름꿀이라야 아주 좋다. 《신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