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그늘막 이전 필요
문화회관사거리 그늘막 늑장설치에 이은 가로수 추가 식재
백병원사거리 등 적정한 장소로 옮겨야
지난 여름은 가혹할 정도로 더웠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는 1분 1초가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보행자에게는 그늘을 벗어나는 순간순간이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본지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횡단보도근처에 그늘막을 설치해야 한다는 기사를 실었다. 그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이후 해운대 3개소에 그늘막이 설치되었다. 비록 설치 시점이 무더위가 수그러들기 시작했던 때라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지만, 내년 한여름을 생각하면 그늘막이 설치된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을수 있었다.
이제 겨울을 눈앞에 두고 있어 더 이상 그늘막을 펼 일은 없다. 하지만 늑장 설치된 그늘막이 적절한 곳에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별로 쓸 일이 없는 지금 그늘막이 꼭 필요한 장소로 옮겨야 한다. 최근 대원아파트 정문과 백병원 사이 횡단보도 앞에 그늘막이 설치되었다. 이곳 횡단보도의 경우 보행 신호등이 자주 들어 오는 편이다. 한 번은 30초, 그 다음은 1분 10초 만에 보행 신호가 들어오므로 대기시간이 거의 없이 바로바로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다. 하지만 백병원사거리의 경우, 2분이 넘게 보행자 신호를 기다려야 한다. 무엇보다 백병원사거리의 유동인구가 훨씬 더 많다. 그러면 어느 곳에 그늘막을 설치해야 하는지는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늘막을 두 곳에 다 설치해도 된다. 하지만 유지 관리 문제가 있어 여러곳에 설치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펴고 접는 일이 매일 반복되어야 한다. 바람이라도 세차게 부는 날이면 미리미리 간수를 잘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그러니 두 곳에 다 설치할 게 아니라면 그늘막 설치 담당자는 지금이라도 현장을 방문하여 주변 상황을 잘 검토한 후 좀 더 적절한 곳으로 이전해주길 부탁한다. 개당 2백만 원이나 하는 그늘막을 더 많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덧붙여 주변 공간이 넓은 횡단보도 주변에는 가로수를 식재하는 문제를 해운대구청에서 검토해주기를 바란다. 그늘막보다는 그늘이 적당히 드리우는 가로수가 오히려 더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에 그늘막이 설치된 곳 중 한 곳이 문화회관 교차로인데, 얼마전 가로수 세 그루가 이곳에 새로 식재되었다. 진작에 그늘막 대신에 가로수를 식재했더라면 그늘막 설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늘 한 줌, 나무 한 그루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주민들에게는 일상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횡단보도 그늘막 설치와 가로수 식재가 이루어진 해운대문화회관 사거리
햇빛을 피할 그늘이 아예 없는 해운대백병원 사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