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사건들과 상황들, 그리고 학계 일반에서 나타나는
연구동향의 변화는 제학문의 이론, 방법, 풍토에 변화를 가져온다. 이러한 변화를 추동하는 동력은 새롭게 제기되는 연구 질문에서 비롯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연구 질문은 보다 적합한 가설을 탐색하게 하며, 이는 연구의 주제, 소재, 방법론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근 학계의 중요한
흐름 중의 하나는 연구자들의 질문이 전통적인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통섭과 융합의 아이디어와 만나고 있다는 것이다. 종교에 관한 연구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종교연구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동향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한국종교문화연구소가 주최하고 종교문화비평학회가 주관하는 2018년 하반기 정기 심포지엄의 주제는 “종교연구의 새로운 동향과 우리의 문제: 이론,
방법, 풍토의 변화”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국의 종교연구자들이 새롭게 제기하고 있는 연구 질문은 어떤 것이며, 그 질문들이 국내외 학계 일반의
동향과 어떻게 교차하고 상호작용 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이번 심포지엄은 특별히 주로 국내 신진연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기회로서 마련되었다. 어쩌면 그들이 묻고 있는 새로운 연구 질문들은 아직 충분히 영글지 못해 수확 가능한 열매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질문들을 통해 종교연구의 새로운 가능성과 쟁점 그리고 그 잠재적 의의를 토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될 수 있겠지만, 본 심포지엄에서는 우선적으로 종교에 대한 진화-인지적 연구, 역사학적 연구, 젠더
연구, 생태학적 연구, 감각-지각 연구 등 5개의 영역을 검토하게 된다. 이를 통해 종교연구가 종교학 내부의 전통적인 인식론과 지적 관성을
넘어서 다양한 학술 영역들과 문제의식과 질문을 공유하거나 소통할 때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각 영역의 발표자들은
자신의 연구 질문이 국내외 학계의 최근 동향과 어떤 지점에서 교차하거나 관련을 맺는지, 자신의 연구 질문이 지닌 독특성과 함의 그리고 쟁점은
무엇인지, 실제로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겪고 있거나 예상되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
첫 번째 발표는
종교문화에 대한 진화-인지적 연구를 다룬다. 이 연구는 종교인들의 사회적 행동이 갖는 순기능과 역기능에 관련한 새로운 질문을 제기하고, 진화된
인간 마음의 체계를 통해 종교문화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인지종교학’의 새로운 동향과 쟁점 속에서 문제 해결의 단서를 찾아본다. 두 번째 발표는
종교에 대한 역사학적 연구의 새로운 이론과 방법론에 대해 논의한다. 이 연구는 종교사 서술이 종교연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역사 서술의 이론과 방법론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지적한다. 여기서는 종교적 표상과 실천의 변화와 확산 및 전달
메커니즘을 고려하면서 종교적 삶의 구체적인 내용을 기술할 수 있는 새로운 종교사 서술의 가능성을 묻고 답변을 모색한다. 세 번째 발표는 젠더
연구의 관점에서 페미니스트 종교연구의 흐름과 과제를 다룬다. 이 연구는 페미니즘적 관점에서의 종교연구가 다양한 주제를 다뤄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실
종교의 가부장성과 성차별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문제로 삼고, 한국의 페미니스트 종교학이 현실 종교에 대한 문화비평적 기능을 발휘하면서
페미니즘과 종교의 상호작용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네 번째 발표는 인간 중심의 관점을 넘어선 생태학적 종교연구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 연구는 종교를 ‘가장 인간적인 현상’으로서 이해하고 설명하고자 했던 종교학의 전통적인 시야를 인간적인 것 너머로
확장하면서 생태학적 시각을 접목할 때 탄생할 수 있는 종교연구의 다양한 층위를 살펴본다. 다섯 번째 발표는 종교와 관련한 다학제적 감각-지각
연구로서 소리연구를 다룬다. 이 연구는 전 세계 대부분의 종교 전통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리’가 지금까지는 종교학의 진지한 연구대상이
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기술과 인접 학문분야의 발전에 힘입어 이른바 종교학의 ‘청각적 전회’가 가능해졌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종교경험에 대한
새로운 방식의 연구를 제안한다.
이상의 다섯 가지 발표 영역 중에서 진화-인지적 연구와 감각-지각 연구는 비교적 생소한 영역인
반면, 역사학적 연구, 젠더 연구, 생태학적 연구는 상대적으로 오랜 전통을 축적해 온 영역이라고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각 발표가 제기하는
질문, 쟁점, 과제 등은 새로운 삶의 정황과 지적 환경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특히 통섭과 융합이 운위되고 전통적인
분과학문의 경계가 지닌 적합성이 의심되고 있는 오늘날, 이 다섯 가지 영역의 발표가 다루고 있는 종교연구의 이론, 방법, 풍토의 변화는
연구자들이 아직 묻고 대답해보지 못한 새로운 학술적 과제가 어떤 것일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상상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창립 30주년을 맞이하여 상반기 심포지엄에 이어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2018. 10.
종교문화비평학회 회장 박규태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 이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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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참가비가 있다니...!
그것도 만원이라니...!!
그러게요~~ 혹 커피값과 간식비 ...자료비 ??
종교에 대한 다앙한 트랜드롤 종합해 볼 수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