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례라는 이름으로 실시되는 이 국기에 대한 맹세는
1968년 당시 충남도교육청 장학계장이었던 유종선(85)씨가 ‘국기…맹세문’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후 충남 지역 학교에서만 시행되던 ‘국기…맹세문’은 유신 정권이 탄생한 1972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문교부는 최초의 ‘국기…맹세문’을 전체주의적인 내용으로 왜곡·변질시켰다고 <한겨레21>은 보도했다.
애초 유씨가 만든 ‘국기…맹세문’은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위해 정의와 진실로써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라는 문구였는데, 72년 이후 전국에 확대·시행되면서 “…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라는 내용으로 둔갑했다. 통일, 정의, 진실 등의 개념이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하는 내용으로 바뀐 것이다. 유씨는 <한겨레21> 인터뷰에서 “(바뀐 내용이) 전체주의적이고 국수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국기에 대한 맹세는 1980년 국무총리 지시로 국기에 대한 경례시 ‘국기에 대한 맹세’를 병행 실시하도록 했다. 이후 1984년 2월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으로 법제화 된 것인데, 현행 대통령령으로 정해진 국민의례 절차에서 ‘맹세’를 삭제하는 내용의 ‘대한민국국기법안(국기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한나라당 이상배 의원은 이미 같은 해 6월 ‘맹세’가 포함된 ‘국기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였다.
국기에 대한 맹세의 문구를 수정해야 한다는 이유는 이 맹세문이 너무나 ‘군국주의적인 훈육’ 에 가까운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문구는 절대적인 충성을 국민들에게 훈육하고 있는데, 이것은 자칫 권력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것으로 변질되기 쉽다. 실제로 이 맹세문이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는 그야말로 군인에 의한 통치, 즉 권력의 주체가 국민 여러분들이 아니라 국민은 권력을 가진 자들에 의해 복종의 대상이고 부림의 대상일 뿐이었던 시대다.
충성을 한다는 것은 강요에 의한 무비판적인 굴종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이성적인 판단이 근거된 후에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忠誠 이라는 글자에 부합하는 것인데 지금의 맹세문은 어떤 개인적인 선·악에 대한 판단도 없고, 이성적인 숙고도 없이 무조건 따를 것을 강요하는 것이라 실로 진실된 충성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忠誠은 진실, 참마음, 정성을 다하다 라는 의미가 있는데 강요에 의한 것은 잠시의 무기력한 屈從일 뿐이고 이 충성과는 상관없는 의미가 된다.
즉 자발적인 마음에서의 간절함이 충성이라면 굴종은 종으로의 마음으로 굽히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이 맹세문이 국가와 민족에 대한 진정한 충성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너무나 자랑스럽거나, 충성스러운 맹세문이 아니고 국기에 대한 본질적인 모독이라고 보인다.
I pledge allegiance to the flag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o the republic for which it stands; one nation under God, indivisible, with liberty and justice for all
나는 미국 국기와 그 국기가 상징하는, 하나님의 보호아래 나누어질 수 없으며 모든 사람 들에게 자유와 정의를 베푸는 공화국에 충성을 맹세합니다.
이것은 미국의 국기에 대한 맹세문인데 종교적인 색체만 뺀다면 대단히 간단 명료하고 의미심장한 내용이다. 꼭 다른 나라의 것을 칭찬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여기서 어떤 전체주의적이거나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냄새를 맡지 못하겠다.
중요한 내용은 나누어질 수 없으며 모든 사람 들에게 자유와 정의를 베푸는 이라는 문구인데,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의 충성의 내용은 나누어질 수 없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와 정의를,베푸는 공화국에..라는 네가지의 말이다.
나누어질 수 없는=일체, 통일 이라는 의미다. 여기서의 일체와 통일은 의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국토를 말하는 것이고, 모든 사람들에게=평등이라고 보겠다.
자유와,정의를=충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고, 베푸는 공화국에=국기로 상징되는 국가의 의무를 말한다.
우리의 국기에 대한 맹세문은 이에 비해서 국가의 의무나, 충성의 근거는 없고 맹목적인 복종만을 요구하는 것으로 체워져 있으니 마땅히 현재의 시대에 맞는 개념이 포함된 맹세문으로 바꾸는 것이 옳다고 보여진다.
최초의 맹세문이 지금의 것보다 나은 점은 목표와 개념이 조금 나은 면이 있다. 어떤 정치적인 목적으로 그것이 변해서 오늘날의 맹세문으로 만들어 졌는지는 굳이 따지고 싶지 않다.
다만 국기로 상징되는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자발적이고, 이성적인 근거에서의 충성과, 국가의 의무를 공히 표현하는 문구라면 좋겠다는 것이다.
첫댓글 저도 한때는 길을 걸어가다 애국가가 나오면 갑자기 애국자가 되어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어쩌구저쩌구 하며 충성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라고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쓴웃음만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