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15-03-13
< 부부의 인연 >
- 文霞 鄭永仁 -
흔히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한다.
하기야 세상살이가 인연이 아닌 것이 없다. 아마 가장 첫째가는 인연이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이고, 두 번째가 부부 인연이고, 세 번째가 친구 간의 인연일 것이다.
부모 자식 간의 인연은 그래도 피를 나눈 혈연관계이지만 부부는 무촌의 생판 다른 사람과의 인연이다. 그래서 갈라서면 남보다 못하다고 하나 보다. 그래도 옛 어른들은 짚신도 다 제 짝이 있다고 했으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흔히 우리는 부부관계를 일심동체(一心同體)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를 않는다. 부부란 엄연히 서로 다른 이심이체(異心異體)이다. 마음이나 몸이나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는 것이다. 화성에서 온 여자, 금성에서 온 남자라고 하지 않던가.
그렇기 때문에 부부란 이뤄진 관계가 아니라 이루어 가는 관계이다. 살아가면서 공유(共有), 공감(共感), 공명(共鳴)을 넓혀가는 교집합적(交集合的) 관계이다. 그러기에 어느 한쪽이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들어가는 관계가 아니어야 한다. 그런 관계는 애착(愛着)이나 속박(束縛)의 불평등 관계가 될 수가 있다. 정신분석학자 에릭 프롬은 “진정한 사랑은 하나가 되면서도 둘로 남아 있는 상태이어야 한다.”라고 서로 공유, 공생의 관계를 말하고 있다. 어느 시인이 말한 것처럼 부부는 콩나물 같아야 한다고 한다. 뿌리와 줄기는 하나인데 떡잎은 두 개이듯이…….
부부는 두 개의 평행선 철로를 달리는 기차이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부부는 기차를 움직이게 하는 기관사와 화부 노릇을 번갈아 하는 관계이어야 할 것이다.
나는 제자의 주례사에서 “부부란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그 서로 다른 점까지 사랑해야 진정한 부부가 될 수 있다.” 같은 점은 별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닌가?
박수도 두 손바닥으로 쳐야 한 소리가 나듯이 둘이 하나가 되는 도(道)를 닦는 인생의 수행과정이다. 그것이 애착(愛着)의 경지를 벗어나 해탈(解脫)의 경지에 이르는 것처럼…….
부처는 좋은 아내의 유형이 네 가지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첫째 어머니와 같은 아내, 둘째 누나와 같은 아내, 셋째 친구 같은 아내, 넷째 하녀 같은 아내라는 것이다. 중매결혼을 하는 옛날에는 대개가 신부가 연상이었기 때문에 어머니나 누나 같은 아내였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친구 같은 아내나 누나 같은 연상의 아내를 선택하는 것을 보면 그러나 보다. 삼종지덕, 칠거지악을 외치며 하녀 같이 생각했으나 지금은 전혀 아니올시다. 거꾸로 되어 남편이 노복 같은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그전에는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불알이 떨어진다고 야단야단했지만 지금은 ‘남편주부’가 생길 정도로 거기다가 남편 육아휴직까지 생길 정도이니 제행무상(諸行無常)이 따로 있겠는가.
작금의 아내들 중에서 일생 주요한 사람의 서열에 남편의 존재는 5위에 얼씬거리지도 못하지만, 남편은 아내가 5위까지 전부이라는 우스갯소리의 뼈 있는 유모어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사실 세계적인 공통 서열에 남편의 존재는 애완견보다 낮다는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원래가 사람은 혼자 사는 존재다. 쌍둥이가 아닌 다음에야 혼자 태어나고 홀로 죽는다. 그러니깐 우리는 늘 홀로 사는 방법부터 터득해야 한다. 부부도 마찬가지다. 내가 홀로 있는 것이 아니라 홀로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삼식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리라.
은퇴자들의 첫째 키워드가 ‘홀로’이다. 남편들도 홀로 사는 방법을 터득해애 한다. ‘여보나도족’이 아닌 ‘3.3.3.법‘’ 배워야 한다. 요즘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 「삼시세끼」의 차승원의 차 아줌마처럼 생존을 위한나의 레시피를 개발하여야 한다.
결혼이란 이심이체가 수도 없이 부딪치는 삶의 체험현장을 수행해 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결혼 해봐라 너는 후회할 것이다, 결혼 안 해봐라 그래도 후회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래서 판단이 떨어지면 결혼하고, 인내력이 떨어지면 이혼하고, 기억력이 떨어지면 재혼한다고 하지 않던가. 유행가 가사처럼 ‘사랑은 눈물의 씨앗’ 이 되어 후회하면서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혼생활이란 이루어가야 하는 인생수업이다. 혼자이면서 둘이어야 한다. 고장불명(孤掌不鳴)에 단선불사(單線不絲)가 아니던가.
인연(因緣)의 ‘인(因)’은 주관적인 요인이고, ‘연(緣) ‘은 객관적인 요인이라고 한다. 남편과 아내의 주관(主觀)과 객관(客觀)의 조화가 바로 인연의 결혼생활 파랑새가 아닌가 한다. 사주에서 이야기하는 겉궁합과 속궁합의 합일이 바로 인연이런가.
네팔에는 이런 독특한 결혼문화가 있다고 한다. 혼기 찬 이아들이 있는 아버지는 점찍어둔 아가씨 집으로 술 한 병 들고 간다. 신부될 아버지가 술을 받아 마시지 않으면 거절, 받아 마시면 아들을 놔두고 가버린다. 일 년 후 양가 부모들이 모여 묻는다. “재미있게 사느냐?” 둘 중 한나라도 싫다면 원상복귀, 서로 만족하면 계속 산다. 임신을 하면 양가가 다시 모인다. 또 묻는다. “재미있게 사느냐?” 마찬가지로 둘이 좋다면 계속 산다. 아이를 낳으면 양가가 다시 모여 “재미있게 사느냐?” 마찬가지로 한쪽이 싫다면 원상복귀하고 아이는 여자가 키운다고 한다. 둘 다 그렇다고 하면 그제야 결혼식을 올린다. 결국 빨라도 1년이고, 길게는 5년이 걸리는 결혼식이다. 중도에 헤어지는 것은 아무 뒷말이 없으나 이혼은 사회적으로 매장을 당한다고 한다.
옛날의 우리나라 신랑 될 총각이 처갓집에 살던 풍습과 비슷하다. 누가 그랬다. 젊은 부부는 애정(愛情)으로 살고, 늙은 부부는 우정(友情)으로 산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결혼하는 날 처음 본 부부가 백년해로(百年偕老)하는 걸 보면…….
엊그제 인기리 방영 되어 눈물을 뿌린 영화 ‘여보, 그 강을 건너지 마오’처럼 얼마 안 있으면 우리 부부도 벌써 마주보며 산지 43년이라니…….
첫댓글 저두 삼식이네요
@@@ 하루 세끼 @@@
요즘, 하루 세끼를 제가 준비합니다.
집사람이 큰 수술을 받아서 두 달 정도는 그래야 할 모양입니다.
아침 먹고 설거지하면, 바로 점심이 달려들지요.
금방 저녁을 준비해야 하고... 주부들의 어려움일 알겠군요.
더구나 세계적으로 볼 때, 한국 남자들이 가사 협동 시간이 가장 적습니다.
인생의 제4기(Fourth Age)에 처한 우리는 좀더 성숙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모든것이 만들어 가는 과정인것 같습니다.
오늘도 주님이 주신 귀한 시간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가정이 되도록 할꼐요.^^
@@@ 이루어진 사랑을, 이루어가는 사랑을 @@@
신문에 보니, 현재 샐러리맨이 집 한채 장만하려면 39년쯤 걸린디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 젊은이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비벼서 장만하려고 하겠습니다.
아마, 기다리지 못하는 지금 세대의 세태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