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윌루 국의 제왕궁, 카슬로드 궁에서는 수천의 민중들이 집결해 있었다.
두 명의 가면을 쓴 사제가 걸어나온다. 한 명에게는 푸른 색 오징어(!)모
양의, 한 명에게는 연녹색 독수리 모양의 가면이 씌워져 있다. 그리고 천천
히 걸어나오는 태자에게 엄청난 환호성이 들려 온다. 태자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아니, 약간의 냉소만을 띄고 있었다. 독수리 문양의 가면을 쓴 사
제가 말을 시작한다.
"드디어 때가 되었도다. 그대는 지금 이 현시점부터는 알 수조차 없는 수
많은 시련을 겪어 내야 한다. 받아들이겠는가?"
"기꺼이..."
그 대답을 들은 두 사제는 태자의 손을 이끌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자
루의 트라이던트를 든 사제와, 한 자루의 붉은 빛 장창을 가지고 있는 사
제가 보인다. 태자는 그들의 앞으로 이끌려 나간다. 삼지창의 사제가 입을
연다.
"그대의 손에서 세계는 힘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그대의 판단 실수, 그
하나만으로 세계는 사라질 수도 있도다, 백성들이 시련을 받고 그대도 정
녕 죽으리라. 그 시련을, 그 결단을, 그대는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것이 신의 뜻이라면..."
"좋다. 그대는 내 손에 쥐어진 이 황금색의 머리띠를 받으라."
푸른빛의 눈이 박힌 황금 머리띠가 태자의 이마에 둘러졌다.
"두개의 힘이 그대를 위해 결합하는도다. 그대에게는 이 나라의 빛과 어
둠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과, 위기에서도 찬란하게 빛나는, 그럼에도 그 깊
이를 알 수가 없는 물과 같은 지혜가 주어지는도다. 그대는 빛을 따라서
어둠을 깨 내리로다. 한없는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꺼내리로다. 세상의
진리, 빛이 있는 곳에서는 어둠은 존재할 수조차 없나니..."
적색 창의 사제가 붉은 빛의 황금 관을 그의 머리에 씌웠다.
"그대만이 이 왕관을 사용할 수 있으리. 이 왕관은 파괴의 왕관, 모두는
그대의 힘에 무릎 꿇으리. 또한 이 왕관을 탐하는 자에게는 신의 권능이
내려, 정녕 죽으리. 그대는 이 파괴의 힘으로 어둠을 헤치고 빛을 찾으리.
백성의 불행도 행복도 그대가 주관하리..."
검은 갑옷을 입은 사제와 흰 빛의 옷을 입은 여 사제가 나타나 그에게
두 가지 물건을 주었다. 갑옷의 사제가 준 것은 보검 '브레인 부스터즈' 로
써 수많은 병사의 목을 벤, 시조 왕대에서부터 계속 전해져 내려온 왕실의
보검이었고, 여 사제가 준 '이그드라실Yggdrasil' 이라고 불리는 지팡이는
그의 덕을 만천하에 공포하여 그의 백성들을 모을 것이다.
그 앞에 있던 한 대신이 선언했다.
"이제, 이제 이 국가의 새로운 왕이 나셨도다. 그는 이 국가를 다스리고,
우리 모두의 성스러운 동맹을 빛의 앞으로 이끌리로다. 신의 권능이 함께
하리니 그대는 세상 안에서 빛이 되리로다!"
엄청난 환호성과 함께 태자는 일어섰다. 또 다른 사제 둘이 그에게 다가
온다.
"새로운 우리의 주시여, 그대의 운명을 결정하소서."
한 개의 황금 필통, 주신이 예언신 소마에게 선물했다는 물건 '파리엔 마
베로스Parisian Marvelous' 다. 그것을 뽑는 군주의 운명을 말하는 점괘가
나타난다는 전설의 물건... 그는 그 안에서 한 개의 막대를 꺼내 든다. 그리
고 하늘 높이 던지며 선언한다.
"나 벤자민 데 아란틴 호일란드는 선언하노라. 이 국가의 빛을 이끌어 어
둠을 사라지게 하겠노라고, 이제 오늘 이후로서, 그 어둠은 자신의 존재마
저 잃어버릴 것이라!"
엄청난 환호와 함께 태자는 손을 들었다. 아니, 이제 그는 더 이상 태자
가 아니다. 진정한 패왕, 전쟁터를 휩쓰는 영웅이자 세계를 제패한 명군 으
로 길이 남을, 소윌루 왕국 칠 대왕 중에서 세 번째로 대왕이란 칭호(제 1
대왕은 제 1차 천세 전쟁의 영웅, 구국의 대왕 르토르 1세. 제 2대왕은 소
윌루의 기틀을 잡은 신성왕, 파투마니 2세)로 불리는 분노와 공포, 그리고
절망의 제왕, 프린 3세의 탄생이다.
그리고 그의 점괘는...
레퀴엠Requiem(진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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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했습니다, 이제. 드디어 피닉스가 날아오르는군요!!
아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