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Sir, with Love - Lulu
오래전 추석전날 형님댁에서 밤늦게 영화를 봤다.
극장을 10년에 한번꼴로 가니 내가 영화를 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사실은 추석전날에도 밤12시까지 가게일을 하시는 형수님을 그냥 기다리기 뭐해
영화를 봤는데 내가 10여년간 살던 강원도를 무대로 하고 그사투리가 자주 나와 낯설지 않았다.
내가 영월에 첨 와서 제일 많이 듣던 말은 "왜서 그래요'와 "아니래요"였다.
그리고 영월사람들은 전화를 받으면 예를 들면 자신을 가리켜 남얘기하듯 "그산이래요" 한다.
말이 재밌고 신기하기도 하였는데 이제는 외지 사람들도 강원도 사투리 많이 알고 있다.
선생김봉두 중에 김봉두가 봉투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속을 채워와"하며
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는 내가 초등학교5학년때 실재로 겪은 일이었다.
우리 담임선생이신 베토벤(머리가 똑 같음) 선생님은
추석 며칠전부터 아이들에게 엄마에게 말해서 봉투를 가지오라고 시킨후
공부시작전 한명씩 불러서 제출하게 하였다.
안가져온 아이들은 손바닥을 때리며 "니들만 추석쇠냐 선생은 사람이 아니냐" 하며 말했다.
그런데 그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밉지가 않았다.
마치 TV속의 김봉두처럼..
또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국교 2학년때 담임이었던 20대 중반의 여선생님인데
숙제를 안해온 아이들을 교단아래 세우고 바지를 내리고 팬티까지 벗게 하였다.
여자 아이고 남자아이고 예외가 없었는데 나도 숙제를 안해가서 불려나가
여자이와 함께 팬티를 내리고 손을 들고 벌을 서서 무지 챙피를 당한적이 있었다.
그래도 그선생님이 자유통일 위해서 님들은 떠났으니..하는 맹호부대 노래를 가르쳐주셔서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3학년때 담임은 머리모양이 메뚜기 비슷해서 메뚜기선생님이라 불렀었고
우리 형님들도 가르친 분이었는데 점심시간에 나가면 술취해 들어와서 오후 수업을 빼먹기가 일쑤였다.
결국 학부모들한테 쫒겨났는데 이상하게도 그런분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교감이된 처제에게 그런 얘기를 했더니 도저히 믿지 않는다.
중학교때는 우리반 한놈이 미혼인 미술선생님 치마밑에 손거울을 대고 들여다 보다가
선생님이 알아차리고 울면서 교실을 뛰쳐나간일이 있었다
잠시후 규율반장이던 육중한 체격의 수학선생님이 들어오더니 그놈을 교무실로 끌고가서
거의 1시간 가까이 무지하게 두들겨 패셨고 그놈은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분은 수학을 가르킨 채수평선생님인데 소풍을 가서 "과거는 흘러갔다"를 멋지게 부르셨던게
기억에 남는다. 인터넷에서 그분의 이름을 조회해보니 그분에게 많이 얻어 맞았다는 기록들이 조회된다
고1때 담임이던 음악선생님인 진용선 선생님은 로렐라이를 아주 멋지게 가르쳐주셨고
교련보조교사이던 황룡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참 인기가 좋으셨는데 나중에 정식교사가 되고
교장까지 되셔서 TV뉴스에 나오신 것도 본적이 있다
체육선생님은 평양출신의 50대 남자분이신데 북한에 처자식을 두고 내려 오셔서
재혼을 하지 않으셨고 억센 평양사투리었지만 참 좋으셨던걸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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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출신들이 많이 계셔서 조심스럽지만 제 추억속의 선생님들을
옛기억을 더듬어 생각나는대로 써보았습니다
첫댓글 다 그리운 추억과 연결 되는데 단 한 명 20 중반 여선생 사고는 좀 변태시럽고 악독한 면이 있는듯 그 나이면 남근기 지나 수치감 느낄 시기 어디서 그런 벌을 생각했는지 진짜
강윈도 말 중 젤 투박한 삼척 도계 황지 ㅎ했싸요 아이래요! 뮌지랄로 했네이? 그 놈아새끼들 등등 억양이 쎕니다 그산님 고맙습니당~
반갑습니다. 그여선생님은 당시 임신중이셨던것 같고 좀 신경질적이었습니다
너무 엽기적이라 지금도 기억납니다. 강원도에서 태어난 우리딸애가 이곳 충청도로
이사온후 미술학원선생님이 얘 어디사투리에요 하고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강원도에서 태어난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것 같은데 다음주에 영월에 가자고 하네요
대단한 기억력이십니다.
초등,중등 시절 선생님 이름을 다 기억하시네요.
전 고등학교 시절 몇 분만 기억하고 있는데..
아마 너무 조용한 학창 시절을 보낸 탓인 것 같습니다.
멋진 추억이 없는 저로서는 부럽기만 합니다.
반갑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들 이름은 잘 기억안나고 별명만 기억나고
중고등학교 선생님들도 특별한분들만 기억납니다
오래전 일은 기억나는데 최근의 일은 거의 기억못해서 노인성치매 초기에 해당되는것 같습니다
아니 그 2학년 때 선생님 정말.. ㅠㅠ
제가 다 부끄럽고 송구합니다.
지금 같으면 구속되어 철창에 갇힐 분이네요.
더구나 임신 중이었다니 최악의 태교를 하셨네요.
제가 초임 발령 받아서 가르쳤던 그 시절 제자들과 지금도 교류를 합니다.
한 제자는 와이프가 재봉방을 운영하는데 우리 선생님 드리게 가방 하나 만들라 해서 선물을 하더군요.
그 어떤 명품 백보다 값진 그 가방을 자랑스럽게 들고 다닙니다.
지금은 저랑 같이 늙어가는 그 애들, 20대 초반 철없는 제게 배웠던 그애들이,
부끄럽기 짝이 없는 그 시절의 제 실수들을 말하며 그때 미안했다 하면
자기들은 그런 기억 없다며 좋았던 일들만 말해주니..
누가 스승이고 누가 제자인지 모르겠어요.
제가 교단에서 보낸 오랜 세월 속의 소량의 功과 다량의 過를 서늘한 마음으로 떠올리며 잘 읽고 갑니다.
아이구 달항아리선생님이 송구하실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어디가나 이상한 사람은 한둘은 있고 그런분들이 있어서 또 이렇게 과거를 웃으며 회상해 봅니다
달항아리선생님은 정말 제자들에게 훌륭한 선생님셨을거란걸 글속에서 느낄수 있습니다
그저 산이나 쫒아다니고 사랑을 베풀지 않고 살아온 제가 반성할 일이 많습니다
그산님의 선생님추억편을 읽고 있노라니
저도 옛시절의 선생님들이 떠오르는군요.
혼나기도 많이 혼났지만 이젠 혼내주던 선생님들도 그리우니 나이를 많이 먹었나봐요.
요즘 선생님들에 대한 글들을 읽고 추억속의 선생님들을 소환해봤습니다
그시절 선생님들은 박봉속에서도 제자사랑을 실천하신분들이 더 많으신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모두 사랑스럽고 그리운 추억들입니다
그산님의 글은
독특하면서도 편안하게..
그러면서도 재미있게 다가오는 장점이 있습니다.
투썰 위드 러브는
제가 20살때 스카라극장에서 직접 본 기억 있습니다.
오늘.. 당시 주연으로 출연 ..주제가까지 부른 룰루의 목소리로..
덕분에 옛추억에 잠기며 듣습니다..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저도 80년대 초반 청량리 극장에 가서 언제나 마음은 태양 영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당시 주인공 시드니포티에와 주제곡의 인기가 참 좋았었고 tv로도 여러번 방영되었었죠
빈민가에서 초임 선생님이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쳐서 교화시킨다는 줄거리로 기억됩니다
국교 2학년 담임선생님
최악이네요.
얼마나 창피하고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모멸감이 들었을까요ㅜㅜ
반갑습니다. 60년가까운 세월이 흘렀는데도 그순간이 뚜렷이 기억납니다
저도 이럴진데 여자아이는 모멸감이 더심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