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리 대통령이 외교를 위해 나라밖에 나가 계시는데,
영국을 국빈 방문하여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을 하셨고 30초 기립박수를 받으셨다는군요.
다들 똑똑하시고 지도력이 좋으신 분들은 우리말처럼 외국말을 사용하시나 봅니다.
국내에 남아게시는 정치지도자들의 리더십에 대한 말이 많습니다.
"무리를 다스리거나 이끌어 가는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영어로 leadership이라 하고
이를 '리더십'이라 씁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지도력이나 통솔력으로 다듬었습니다.
이 '리더십'을 '리더쉽'이라고 쓰시는 분이 많습니다.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낱말 끝에 오는 [∫], [t∫]를 '시, 치'로 적어야 합니다.
따라서 리더쉽이 아니라 리더십이 맞고, 벤취가 아니라 벤치가 맞으며 브리티쉬가 아니라 브리티시가 맞습니다.
leadership, bench, British를
영국사람이 어떻게 발음하고 미국사람이 어떻게 소리 내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쓰는 말을 우리끼리 어떻게 쓰고 읽을지가 중요합니다. 그 원칙이 외래어표기법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쓰는 말을 우리말로 바꿀 일이 없으면 더 좋겠지만,
그럴 때 쓰라고 만든 규정이 외래어표기법이고, 꼭 필요해서 만든 규정이라면 지키는 게 옳습니다.
이왕 말 나온 김에 외래어표기법에 있는 규칙 몇 개 더 볼게요.
다른 나라에서 쓰는 말을 우리말로 적을 때 원칙적으로 된소리를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브로찌가 아니라 브로치고, 뻐쓰가 아니라 버스고, 빠리가 아니라 파리고,
싸이버가 아니라 사이버고, 싸이트가 아니라 사이트며, 싸인이 아니라 사인입니다.
또 알파벳 'f'는 모음 앞에서 'ㅍ'으로 써야 합니다.
그래서 훼밀리가 아니라 패밀리고 화이팅이 아니라 파이팅이며,
홱스가 아니라 팩스며, 후라이가 아니라 프라이입니다.
모음 앞의 [t∫], [d3(이런 비슷한 모양)]는 'ㅊ', 'ㅈ'으로 적어야 하는데 이때 이중모음을 쓰지 않습니다.
실은 우리말에서도 ㅊ, ㅈ과 함께 쓰는 이중모음은 소리를 가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레져가 아니라 레저가 맞고, 비젼이 아니라 비전이 맞으며, 챠트가 아니라 차트가 맞고,
텔레비젼이 아니라 텔레비전이 맞습니다.
사실 레져나 레저나 소리내 보면 거의 같잖아죠. 비전이나 비젼이나...
외래어표기법은 다른 나라 말을 우리말로 어떻게 적을지에 관한 규정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쓰는 말을 꼭 써야 한다면,
우리 나름의 규정을 만들어 놓고 그 규정에 맞게 쓰는 게 바르다고 봅니다.
그래야 우리말이 바로 설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규정도 없이 마구잡이로 쓰다 보면,
우리말이 여기서 터지고 저기서 멍들어 나중에는 다 없어지고 말 것 같아 걱정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