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성지안 기자] '언더독 신화'의 주인공 박기호(49)가 프로당구 첫 해외투어 이튿날 가장 먼저 64강행 티켓을 차지했다.
아울러 64강에서 박기호와 '3쿠션 사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의 첫 맞대결이 성사됐다.
21일 오후 1시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프로당구 시즌 3차 투어 '2024 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128강전에서 박기호는 후인레쯔엉홍(베트남)을 70분 만에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박기호는 1세트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이번 승부에서 가장 고비를 맞은 순간이었다.
상대방 후인레쯔엉홍이 3이닝부터 2-4-3-2 연속타로 불과 6이닝 만에 13점에 도달했는데, 그 사이에 박기호도 하이런 7점을 포함해 2-2-7-1로 맞받아쳐 12:13으로 따라붙은 것이 주효했다.
곧바로 7이닝에 2점을 보태 14:13으로 역전한 박기호는 9이닝에서 14:14 동점을 허용했으나, 후공에서 침착하게 마무리에 성공하며 15:14로 어렵게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는 박기호가 초반 1-1-4와 5이닝부터 3-2-2-2 연속타로 8이닝 만에 15:2로 손쉽게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섰다.
그리고 3세트 역시 5이닝에 7득점 결정타를 터트린 박기호는 11이닝 만에 15:6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기호는 '에스와이 챔피언십'과 인연이 깊다. 지난 시즌 그가 '언더독 돌풍'을 일으킨 대회가 바로 4차 투어로 열린 에스와이 챔피언십이기 때문.
이 대회에서 박기호는 강동궁(SK렌터카)과 이상대(휴온스), 잔 차파크(우리금융캐피탈) 등 정상급 선수들을 연파하며 사상 첫 준결승 진출을 달성했다.
당시 준결승에서 일본의 신성 모리 유스케(에스와이)와 대결한 박기호는 세트스코어 3-1로 앞선 상황에서 5세트에 14:14 동점을 만들어 결승 진출까지 단 1점을 남겨두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리가 먼저 세트포인트를 득점한 뒤 6세트도 이겨 3-3 동점을 만들었고, 마지막 7세트에서는 9:8로 박기호가 승리까지 단 2점 남긴 가운데 통한의 3점타를 맞고 결국 역전패를 당했다.
치열한 프로당구 무대에서 결승행 직전에 두 번이나 좌절을 맛보면서 아쉬움이 크게 남는 경기였다.
박기호는 이후 7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에서 외인 최강자인 세미 사이그너(웰컴저축은해)와 하비에르 팔라손(휴온스), 안토니오 몬테스(NH농협카드) 등을 꺾고 다시 한번 준결승에 진출하며 '언더독 신화'의 새 역사를 썼다.
월드챔피언십에서 8강까지 활약했던 그는 이번 시즌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에서 16강, 그리고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는 128강 탈락으로 다소 부진했다.
이번에 해외 첫 원정에 나선 박기호는 첫 경기에서 현지 베트남 선수와 대결해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1세트의 난관을 극복한 뒤 자기 플레이를 완벽하게 해내며 승리, 64강에서 두 번째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박기호의 64강 상대인 산체스는 전날 128강전에서 '93년생 신인' 임완섭의 도전을 3-1로 뿌리치고 64강에 올라왔다.
두 선수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박기호는 사이그너와 팔라손, 몬테스 등을 꺾으며 외인 강자들과의 승부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번 산체스와의 64강전에서 과연 언더독의 신화가 사대천왕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아니면 부활의 시동을 걸고 있는 산체스가 또 한 번 언더독의 도전을 이겨낼지 주목된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PBA 제공)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5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