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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땅 여행
 
 
 
카페 게시글
자 유 게시판 스크랩 터키여행-1
아녜스 김채경 추천 0 조회 288 10.07.01 18:04 댓글 14
게시글 본문내용

동유럽을 가기로 계획을 하고 혜인이와 각자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혜인이는 전액장학금을 확보해 두었기에 여행자금 모으는덴 다소 힘이 덜 덜었다.

학기 중엔 학교 연구실에서 일하며 국가근로 장학금을 받고, 방학땐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서 여행자금을 모았다.

 

우리집은 여행을 갈 땐 아이라 할 지라도 각자 여행자금을 모아서 가는 원칙을 세워두었다.

부담이 커서 아이들이 힘이 들지만, 몇 년간 자기 스스로 모은 돈으로 여행을 한다면 더 큰 기쁨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물론 나도 경제적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좋고......

혜인이 성인이가 초등, 중학생일 때도 이 원칙으로 여행을 떠났다.

여행지의 용돈도 각자 얼마씩 환전해서 주고 자기가 알아서 써보게 하였다.

 

올 해는 사정이 좀 안좋아 다음에 가기로 연기를 한 상태였는데 어찌하다 동유럽이 터키가 되어버렸다.

터키...

그 곳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2010년 6월 20일

 

 ▲

얼마만에 와 본 인천공항인가?

혜인이는 기말고사를 토요일 오후 4시까지 치루고 다음날  밤11시 45분 비행기로 출발하는 빠듯한 일정이었다.

인천공항에서 만나 가방을 부칠 것과 기내에 들고 갈 것으로 나누고, 세수를 하고 잠 잘 준비(?)를 하고 입국장에

들어섰다.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성인이와 일주일간 잘 지내라고 다시 한 번 당부를 했다.

 

 

 ▲

우리가 타고갈 터키항공.

아시아나와 코드쉐어가 되어있어 터키항공을 타지만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가 적립이 된다.

비행기가 작다.

 

 

12시간을 가야 이스탄불에 도착을 한다.

그동안 식사를 두 번이나 해야 한다.

비행기가 이륙을 하자 먼저 안전한 여행을 위하여 묵주기도를 드렸다.

곧이어 음료가 나오기 시작했다.

잠꾸러기 혜인이는 먹지도 않고 그냥 자고 싶다는 걸 깨웠다.

토마토 쥬스가 산뜻하니 좋았다.

포도주까지 시켰더니 작은 병 채로 주었다.

저 포도주를 나중 갑파도키아까지 가지고 가서 밤에 혜인이와 오손도손 이야기 하며 헤이즐넛과

건포도를 안주삼아 분위기를 잡았었다.

 

여행준비 하는 동안 아프지 않던 골반통이 또 시작되어 혼자 근심에 가득 쌓였다.

진통제를 잔뜩 들고 왔지만 왠지 불안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진통이 멈추지 않아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혼자 잔뜩 걱정에

쌓였다.

근데 희한하게도 그 이후로 도착한 지금까지도 아무렇지도 않다.

너무나 신기하게.

 

 

첫번째 기내식은 생선요리다.

터키항공에선 요리의 선택권도 주지 않는다.

주는 대로 먹어야 한다.

소고기 요리, 닭고기 요리, 생선요리 뭘 할까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다.

 

승무원들의 향수냄새가 좀 강해 지나칠 때마다 부담스러웠다.

그 향수 냄새는 터키의 모든 곳에서 맡을 수 있었다.

화장실에서도, 비누에서도,호텔에서도  여기저기에서 그 특유의 향기...

잘 생긴 스튜어드 한 사람 빼고 다 두상이 길쭉길쭉 해서 혜인이와 신기하게 비교해보며 시간을 보냈다.

 

 

 

 

터키공항은 또 어떨까?

예전 로마공항에서 너무 실망한 터라 여기도 그럴까 했는데 그 보다는 나았다.

출국장에 들어서니 새벽 4시 반.

어디선가 어설픈 우리말로

"대한민국!!! 짜짝짝짝. 대한민국! 짜짝짝짝."

공항에서부터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아주 좋았다.

터키 어딜가나 한국은 '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로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아주 좋았다.

많지 않은 나라를 가 보았지만 이렇게 한국인에 대해 환영하는 곳은 처음이었다.

 

 

 

터키시간으로 새벽 5경부터 여행이 시작되었다.

벤츠 버스에 올라앉자마자 혜인이는 피곤에 절어 졸기 시작했다.

아기 때는 차만 타면 잠을 잘 자서 엄마를 편하게 하더니 주구장창 잠에서 깨어나질 못 했다.

이 좋은 여행 첫 출발부터 잠을 못 깨 머리를 왔다갔다 박으며 자곤 했다.

우리가 탄 버스는 창쪽에 기대어 자기 편하라고 쿠션까지 비치해놓았다.

 

 

 ▲

차낙칼레 해협을 건너기 위해 버스는 갤리블루로  달렸다.

멀리 이국적인 풍경이 들어오고 푸른 에게해가 펼쳐져서 기분이 상기되었다.

 

 

 

 

 

 ▲

가도가도 드넓은 평원.

넓은 들판을 보니 얼마나 부럽던지?

 

 

터키에서 첫 식사, 고등어 요리.

요리라고 할 수 있나?

녹두 초르바(터키식 스프),풀풀날리는 쌀에 보리나 잡곡을 넣고 소금간을 하였고, 고등어 자반같은 것과 샐러드 조금,

바게뜨(잼이나 버터 없음 그냥 먹어야 함),후식으로 오렌지가 나옴.

혜인이는 고등어를 포크로 먹어보긴 처음이라고 했다.

나이프와 포크로 생선을 발라 먹긴 젓가락 보다 훨씬 힘들었다.

 

 

 

 

차낙칼레 해협을 건너기 전 고등어 요리를 먹었던 바닷가 식당.

우리나라에선 바닷가 하면 횟집과  여기저기 생선말린것이 즐비하고  비릿한 바닷내음이 나는데, 이 곳에선 또 다른 풍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여기서 적응하기 어려웠던 점은.

식사를 하고 접시가 비었다 싶으면 식탁근처에 10대쯤 되어보이는 웨이터들 너냇명이 서있다가 잽싸게 접시를 들고 가는 것이다. 아직 음식이 조금 남은 상태에서도 다 먹은 것인 줄 알고 접시를 들고 가서, 같은 일행들 중 낚아채인 접시를 뺏으며 아직 덜 먹었다고 하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러다 나중엔 음식을 먹는 중엔 접시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한 손으로 누르고 있기도 했다.

 

좀 불쾌했다.

빨리 일어나란 뜻인가?

종업원들은 우리 근처에서 서성이며 접시가 비기를 기다리고 비었다 싶으면 잽싸게 들고가고...

현지가이드에게 알아보았더니 이 곳의  문화는 빈 접시는 빨리 치우는게 예의라고 했다.

 

 

우리가 탈 배

유럽의 터키에서 아시아의 터키로 가는 길.

이 배엔 버스,승용차,사람 모두 타고 건넌다.

 

 

 

혜인인  바다를 보며 혼자 사색에 잠겨 있고 싶어했다.

스물 하나.

참 좋을 시간이다.

저 나이 때 난 무슨 꿈을 꾸며 살았나?

부러움 반, 대견함 반.

사색에 잠긴 딸을 보고 여러 감정이 오고갔다.

 

그 때 로밍해간 핸드폰으로 남편한테서 전화가 왔다.

"뭐하노? 어디고? 좋나?"

이러저러한 얘기 끝에

"인터넷이 안 된다. 우예야 되노?"

요즘 매일 올라오는 만화보는 낙에 사는데 큰일이구나.

마누라도 없는데 만화까지 못 보면 무슨 낙으로 보낼까?

ㅎㅎㅎㅎ

우리가 어느 인터넷회사 걸 사용하는 지도 모르는데...

A/S받는 곳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해결하라고 했다.

아마 애 좀 먹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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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7.01 22:25

    첫댓글 하하하...한참 웃었어요. 고등어 식사이야기를 읽으며. 전 벌써 많은 것을 잊어버렸다는 것을 기억해냈어요. 생선을 포크와 나이프로 먹는 것은 참 힘들죠? 전 그래서 아직도 젓가락으로 먹고있답니다. 그리고 바게트하면 버터와 잼이 있어야한 다는 것을 잊어버렸었어요. 글을 읽으며 "아! 참! 그렇지.." 여기서는 빵이 우리의 밥처럼 사용되고있기때문에 빵은 그냥 빵으로만 먹는답니다. 그리고 빈 접시를 빨리 치우는 것은 참 재미있군요. 접시를 잡고있어야 할 정도니..ㅋㅋㅋ 나이프와 포크를 사진 처럼 놓고있으면 아직 식사중이라는 표시이고 나이프와 포크를 한쪽으로 같이 놓으면 식사가 끝났다는 표시인데 터키도 그런지 모르겠군요.

  • 작성자 10.07.03 00:34

    어? 이태리에 갔을 땐 꼭 빵과 버터 쨈이 나오던데요. 보통은 안 그런가요? 첫 식사 이후로 주로 뷔페에선 잠시 음식을 더 가져올 때 모두 자기 짝에게 "아직 덜 먹었다 그래요." 전 "혜인아 아직 먹고 있다고 해라" 모두 자기 접시 지켜달라고 일행들에게 말하고 일어나곤 했어요. 역시 젊은 사람이 나은지 혜인이는 "엄마! 접시에 포크,나이프 이렇게 올려놓으면 안 치운다" 그러더라고요. 그래도 모두 여행 끝날까지 접시 사수엔 모두 안간힘을 쏟았어요. 그릇 가져가는덴 얼마나 재바른지.....

  • 10.07.01 22:26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다시 아시아로 맑은 날씨가 축복하고 있군요.
    조금 까다로운 입맛은 입국 환영인사겠죠?

  • 작성자 10.07.03 00:34

    터키사람들 아주 친절하단 느낌을 받았어요. 우리와 다름을 느껴보는게 얼마나 재밌었는지요?

  • 10.07.01 23:19

    허걱~ 성인이와 아빠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네요? 로밍한 핸드폰에 전화 할 때 그 모습이 떠올라, 인터넷이 안된다 우예야 되노? ㅋㅋ 평소에 좀 배워두었으면 될걸ㅋㅋㅋ 웃음~ 만화보는 모습에 도 웃음 ㅋㅋㅋ 하여튼 민주적인 아녜스님 집안에 한 표 던집니다. 성인이도 여행 가렬면 열심이 아르바이트 나가야 겠네. 성인아, 공부할랴, 여행비용벌랴 바바서 우에노? ㅋㅋㅋ 아무튼 혜인이 대단해요. 전액 장학금 받으면성 알바로 여행비용도 벌고... 그 마음 섹메 어딜 ㅡ가든지 굼진 않겠다. 터키는 찰라여 여러국가 여행지 중에서도 찡하게 울려오는 곳입니다. 돌궐-투르크-터키--- 우리와 함께 피를 나눈 민족의 끈끈함이 좋아요^^

  • 작성자 10.07.03 00:28

    성인이 통장엔 60만원 밖에 없어서 이번에 못 가기도 했어요. 친구와 함께 그 돈에 맞추어 가까운 중국에 가보라고 권유를 했는데 어찌할 진 모르겠어요. 그리고 어제부터 집 근처 삼계탕집에서 열심히 아르바이트 하고 있습니다. 여행비가 아니라 2학기 기숙사비 벌기 위해서요....

  • 10.07.03 06:51

    ~ 삼계탕 먹으로 성인이기 일하는 곳으로 가야겠군...성인이 화팅!!!

  • 10.07.01 23:29

    혜인이는 졸고 있는 사진 올린것 알고 있을까???아녜스네 네 식구 사는 모습 꽤 재미있겠다 싶어요~~ 터키여행기보다는 남아있는 두 부자 이야기가 더 관심이 가네.....

  • 10.07.02 12:19

    미~ 투~

  • 작성자 10.07.03 00:30

    혜인인 모를걸요 아마.... 두 남자요? 의외로 너무 잘 지내고 있었더군요. 반찬과 국을 잔뜩 해놓고 갔는데 성인이가 알아서 밥하고 설거지 하고, 청소 빨래까지 하더라는군요. 8일간의 주부의 임무를 아주 잘 했다고 합니다.

  • 10.07.03 14:05

    혜인이가 좋은 엄마를 둔것일까요..아녜스님이 좋은 딸을 둔것일까요..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지인지 헤깔리는것이 아리송합니다..참으로 부러워지는 모녀사이라는것에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 갑니다...아녜스님 또한 점점 좋아져가는것에 대하여 어떡해 책임지실것인가요..ㅎㅎ~~~

  • 작성자 10.07.03 17:07

    하하하 효원님 따님이 없으시군요. 어떻해요? 딸.좋지요. 근데 취향이 서로 맞아야 좋아요. 다행히 우린 서로 취향이 비슷한게 많아요. 하지만 전 여형제가 없어서 늘 부러워 하고 산답니다. 효원님은 여형제가 있으신가요? 그럼 제가 부러워할거예요.

  • 10.07.05 08:00

    딱 일년전 이맘때 다녀온 터키..새롭습니다.

  • 작성자 10.07.05 14:29

    반가워요. 예담님. 우리집에 문주란이 잘 자라고 있어요. 아직 꽃은 못 피웠지만요. 물주면서 늘 생각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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