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짝짓기 할 땐교?"
이 산 저 산에서 경쟁하듯 울어대니
감자 캐던 아내가 궁금해서 묻는데
뭐, 솔직히 낸들 알아야 답하지...
"당신, 텔레비에서 뻐꾸기 알 낳는 것 봤제?"
"아~ 그 남의 둥지에 알 낳는 거..."
"그래, 그거 보이 어떻더노?"
"어떻긴 얌체지...거기다가 은혜도 모르고 주인 알 다 차버리잖던교."
"저넘들은 날 때부터 그렇게 태어났으니 우야겠노..."
"....."
"우찌 보면 불쌍타 아이가"
"불쌍키는..."
그래도 그 탁란행위가 맘에 들지 않는가보다.
"지 새끼 남의 집에 두고 그 애미는 얼마나 속 타겠노.
그래서 저래 우는지도 모르지..."
"....."
"당신 저 입장이라면 속 편하겠나?"
"그라고 보이 좀 안 됐네..."
정말 그러는지는 나도 모른다.
아내 생각대로 짝 부르는 소린지도 모르지만...
감자 2포대, 양파 2포대를 샀다.
감자바우 출신 아니랄까봐
암튼 감자만 보면 입을 다물 줄 모른다. 식구도 단출한데...
양파는 즙을 내 먹으면 좋다고 해서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챙기는 거지만
말로 표현할 수없는 그 맛이 좀체 익숙해지지 않는다.
우엣기나 그렇게 사온 것들을
낑낑대며 들여 놓긴 했는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좁은 베란다 가운데는 화분들이 차지하고
양 끝에 남은 손바닥만한 공간 중에
오른쪽은 아내가 쓰고 왼쪽은 내가 쓰기로 약속했는데
커다란 박스를 주워 오더니 감자를 차곡차곡 담아설랑은
내 공간 입구에 좀 놓겠단다.
이건 약속이 다르잖으냐 항의 했지만
내가 보기에도
오른쪽엔 더 비집고 들 공간이 없으니
하는 수 없이 그러라고 승낙했는데
이번엔 그 감자 박스 위에 양파를 올려 달란다.
쳐다보며 무언의 항의를 했지만
감자박스 위에 얹는데 무슨 문제 있냐는 투로 무시한다.
거기다가 맞은 편 마사포대 위에 한 자루 더...
그런데
이 할매...
화분에 물 주고 있으니 빼꼼히 내다본다.
"와??"
"기냥..."
화분관리는 내 몫이라
도통 신경도 안 쓰더니 웬일인가 싶었는데
감자박스에 자꾸 눈길 주는 걸 보니
감자와 양파에 물 튈까봐 감시하는 것 같다.
"물 튈까봐?"
"아니 뭐...."
얼버무리더니 돌아선다.
다음 날 물 주는데 또 내다보기에
시침 뚝 떼고 물이 살짝 튀도록 했더니
물 좀 안 튀게 하라며 기겁을 한다.
"그러게, 지 알 지 둥지에 낳지 와 남의 둥지에 놓노..." ^^
-12.07.02 강바람-
첫댓글 아 결굴 스토리가 그렇게 되는군요
두분의 알콩달콩 러브 스토리가 너무 좋아보입니다
절대 러브스토리는 아님...^^
세상 살아 가다보면 뻐꾸기 같은 사람들 가끔 만나는데,,전생에 빚진것 갚는샘 치고 살아갑니다 ㅎㅎㅎ
뻐꾸기야 숙명적으로다가 그렇게 타고 났으니 우짤 수 없지만...뻐꾸기 흉내내는 인간은....내도 모르겠심다...^^
저도 .. 호명산인님처름 생각을 합니다*^^ㅎㅎ
이 답글도 상동입니다...^^
왁자찌걸 할때가 더 좋다는 생각......비좁아도 들어갈건 다 들어간다는.....화분 양파 감자.....
근데 저는 왜 자꾸 탁자에 눈이 가는지.........^^
탁자는 키크고 코크고 잘생긴 그 아저씨 작품입니다...저도 아주 요긴하게 잘 쓰고 있네요...^^
비웠으니 또 채워야 하는것...차면 또 버리고....또 채우고...
실컷 치워 놓으면 뭔가가 다시 가득차고 그런가하면 어느새 다시 비워지는 길곡님 창고처럼요...^^
저도 탁자에 눈이 자꾸 갑니다..ㅎㅎ
이 답글도 위 가람님과 상동...ㅎㅎㅎ
두견이류의 탁란 대상종이 밝혀진 바로는 일본자료로 28가지 이상되나 보더군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처럼 매년 요때쯤이면 단골로 문제되는 탁란...
묘하게도 뱀이나 다른 새들 그리고 또 다른 천적이나 천재지변에 의해
부화되기 전에 알이 많이 희생되는 먹이사슬구조로 본다면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더군요...^^*
무엇이 어떻게 나서 어떻게 진화하든 그 모두 자연스러움 아니겠는교?
인간세상의 시시비비 그 또한 절로 그러하려니~~^^
ㅋ~ ..미리, 바닥에 갈매기 수~십 마리, 깔아 놓으시지 그러셨어유 ~...
죄없는 갈매기 압사시키느니 차라리 내가 양보하는 게 낫지...^^
마당 넓은 곳으로 옮기시면 좋은데,,마당에 창고하나 지어 맘대로 사용하시라 하면 되는데요,ㅋ
울 할매, 20년째 꼬셔도 안 넘어갑니다...외로울까봐 겁난다네요...^^
ㅋㅋ..너무 재미ㅅ게 사신다-!!.!.
ㅎㅎ 백일에 하루 쯤...^^
마음도..
가득함, 풍성함, 충만...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너저분...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