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전령/김요한
한 바탕 요란스러운 빗소리 끝에
목덜미가 서늘하리만치 시원해진다.
고추잠자리가 빙그르 돌며 날다 간다.
작년 꼭 그때의 모습으로 한참 돌다가
어디론가 휙 떠난 자리에 우두커니 섰다.
가을의 편지를 들고 날아온 저 놈이
어찌 그리 반가운지 여기저기 시선을
굴리다 올 것이 오면 갈 것은 가겠거니
날씨가 왜 더운지 여름이니 덥지 안 그래?
자연의 이치를 누가 바꾸랴 제 맘 대로인데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수은주 3도를 내려놓고
나 왔으니 이제 여름은 곧 갈 거라고 기별하네.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기어이 오는 순환법칙이
자연이야 돌고 돌지만 우리네 인생은 직선주루로
잠자리 앞 세워 가을이 오듯 우리의 종점도 곧 오리.
첫댓글 아멘!
세월을 아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