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7/14 저녁 7시
강동역 1번 출구를 나서는데 비바람이 휘몰아 친다. 매스컴에서 기사 제목을 ‘물폭탄’이라고 뽑더니 우산도 소용없는 것이 지하철에서 200 m 남짓 걸으니 위 아래, 겉과 속이 온통 젖어 버린다.
사진: 건강샘터 약도
약도에 나오는 모텔 에오스 를 지나 약간 언덕을 올라가니 (유흥가도 아닌데 모텔이라니…난 왜 쓸데없는 일에 관심 가질까?) 왼쪽으로 건강샘터 간판이 보인다.
사진: 건강샘터 간판
사장님은 라마다 르네상스에서 근무했던 모양이다.
사진: 건강샘터 사장님
“아니… 사장님, 사진으로 젊은 사람을 생각했는데 실물은 쭈글쭈글한 것이 연식이 나 정도는 되 보입니다 그려” “저거 20년 전에 찍은 겁니다. “
마누라 친구 중 운전면허증이고 교회 집사 명단이고 온통 그 옛날 대학 때 사진 붙여 놓아, 보는 사람마다 딸 인줄 아는 사람이 있다.
가게는 허름한데 상호(商號)가 건강샘터라 개고기나 뱀탕 집이 연상되고, 유리창에 우동정식이라고 적어 놓았으니 국수집 같지만, 나오는 회 접시는 깔끔하니 식욕이 절로 돋는다.
사진 : 모듬 회
한 점 씹으니 잘 숙성된 아미노산 맛이 배 나온다. 이 집은 활어(活魚)가 아니라 선어(鮮魚)를 쓴다. 둘 중 어느 것을 선호하는지는 개인차가 있지만 나는 선어(鮮魚) 쪽이 기술적으로 더 어렵고 맛의 완성도도 더 높다고 생각한다.
사진: 접사
르네상스 호텔 사진으로 보아 사장은 일식집에서 있었던 것 같은데 회는 두툼하니 조선식으로 썰었다. 그래야 씹는 맛이 나는 것이다.
사진: 요거이 동남아 가면 한국 사람한테 다금바리라고 파는 능성어인지 점성어인지 하는 물고기다.
사진: 전복
사진 : 멍게 나 또 멍게를 이런 식으로 먹어 보기는 처음이다.
다 파 먹고 나서 껍질에 소주를 부어 마시니, 술에 멍게 향이 묻어 난다.
사진: 멍게에 소주
아… 얼굴은 성형수술이나 평소 관리를 통하여 속일 (젊게 보일) 수 있을 지라도 손은 안 된다. 2시 방향 온통 주름진 손 임자는 어느 분? (나는 ‘찍사’로 카메라 잡았으니 내 손은 아니다.)
사진: 개불
사진: 게찜
사진: 산낙지
모인 사람들이 하나 같이 걸구(乞口)에 대식가(大食家)인데도.. (거.. 뭐 전라도 말로 재미있는 표현이 있던데.. 생각이 안 난다) 배가 터지도록 그것도 그 좋은 회로 빵빵하게 채운 뒤, 탕이 나온다.
사진: 탕
사진 상 크기에 대한 감이 잡히지 않겠지만 거짓말 아니라 세숫대야 만하다.
사진: 탕 접사
이거 끝나고도 누룽지가 또 나온다.
사진 : 누룽지. 해초와 해물 국물에 말았다.
이렇게 먹고 난 뒤 나온 간죠(勘定)는 일인당 35,000 원(술값 포함) 여기 사장님 근무했던 르네상스 뒤로 가면 10만 원이 훌쩍 넘어가고도 먹은 게 거의 없다고 느꼈을 것이다.
결론(結論) : 강추 ! 꼭 가볼 만한 그리고 계속 다닐 만한 집이다.
건강샘터 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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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룡초부 원문보기 글쓴이: 구룡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