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보도자료
전시제목: 김미형展-찰나 <갤러리 담 기획전>
전시기간: 2010년1월4일(월) – 1월16일(토)
전시장소: 갤러리 담 www.gallerydam.com
110-240 서울특별시 종로구 안국동 7-1 Tel.Fax. 02)738-2745
E-mail: gallerydam@empas.com http://cafe.daum.net/gallerydam
Gallery hours: 월~토 12:00pm~06:00pm 일12pm~05pm
오픈닝: 2010년1월4일(월)오후6시
전시내용
회화를 전공한 김미형 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으로 <찰나>라는 주제로 전시가 열린다. 불교용어인 <찰나>는 가장 짧은 시간을 나타내는 단어이기도 하다. 삶에서 나타나는 찰나를 살펴보고 있다. 벌레먹은 잎을 몇 년에 걸쳐 주어서 그것으로 날개를 형상하기도 하고, 때로는 <꿈>이란 제목으로 신부의 모습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때로는 죽은 잠자리의 날개를 모아서 드로잉과 함께 구성하기도 한다. 삶이란 수많은 찰나의 연속임을 작가의 작업에서 보여주고 있다. 갤러리담의 2010년도 기획전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에서는 30여 점이 출품될 예정이다.
작가의 변
찰나
나는 잠시 구멍을 뚫는 내 작업의 방식을 접기로 했다.
내가 뚫는 구멍보다 간절하고 더 극렬한 구멍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구멍 난 잎
2000년 늦가을 무렵, 거의 폐허가 된 공원 한 구석에서 볼품없는 어느 나무를 만났다. 그것은 작고, 나무라 하기에도 거북한 모양새였다. 얼마 되지 않는 메마른 잎들은 온통 구멍으로 되어 있었다. 잎의 살은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가녀린 잎맥만 남아있는 나뭇잎. 도대체 무엇이 이 나뭇잎에서 한바탕 신나는 포식을 했는지...... 고개를 숙여 구멍 난 잎들을 어루만질 때 나는 그 잎에서 부처를 보았고 예수를 보았다. 그리고 땅에 떨어져 있는 구멍 난 잎들부터 하나하나 줍기 시작했다. 혹여 내 손길에 상할까 조심스럽게 말이다.
‘상처도 이토록 절실하면 이렇게 아름다운 무늬가 되는구나.’
후에 나는 그것이 상수리나무라는 것을 알았다. 다음 해에도 몇 번이고 그 곳을 찾아갔고 상수리나뭇잎과 다른 모양의 아름다운 나뭇잎도 발견했다. 그 다음 해에도 기다려 다시 그 곳을 찾았고, 나무는 변함없이 내가 찾는 그 잎들을 내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해, 내가 기대감을 갖고 도착한 그 곳에 이제 나무는 사라지고 없었다. 어느 사이 그 곳은 사람들이 붐비는 공원으로 바뀌고, 나무가 있던 자리는 깨끗한 산책로로 변해있었다.
이번 전시의 작업들은 대부분 그때의 나뭇잎으로 만든 것이다. (콩잎도 대부분 그 무렵 채집한 것들이다) 이후 작업을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구멍 난 나뭇잎을 채집하려 했지만, 사라진 그 상수리나무에서처럼 극렬한 구멍이 뚫린 나뭇잎을 구하지는 못하였다. 삼 년에 걸쳐 간직한 나뭇잎으로 2001년과 2003년 사이 5점 정도의 작업을 구성하였으나, 2005년 ‘윙윙’ 전시에는 다른 작업들과 성격이 맞지 않아 전시되지 못했다. 그 작업들 중 하나는 지인(?)에게 선물하고 이번 전시에는 한 작품만 제외하고는 해체한 후 새롭게 제작된 것이다.
날개라는 몸
단 한 번도 훨훨 나는 새를 보며 그 새를 부러워한 적이 없다. 새들의 비상도 고단함과 수고로움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더 높이 날아올라 더 멀리 본다는 비유도 내 삶을 일깨우지 못했다.
더 가까운 곳을 더 오래 보는 것.
이것이 지상에서 살고 있는 동안 내가 할 가장 큰 소명이라는 것을 안다.
-작업노트 중에서
내게 날개는 천사의 이미지처럼 등에 붙어있어 몸을 수식하는 그런 날개가 아니다. 팔과 손을 대신하는 날개이다. 그것은 동시에 움직이는 다리이며 몸 그 자체이다. 마주하는 두 개의 날개는 마주하는 두 개의 몸이기도 하다.
한 개 한 개, 낱개의 나뭇잎들이 모여 날개를 이룬다. ‘깃털과 이파리’, 모든 자연은 서로를 닮아있다. 나뭇잎이 떨어질 때의 움직임을 주목했다면 그 것 역시 비행이었음을 누구나 알게 된다. 모든 비행도 결국은 정지하는 순간이 있다. 짧고 긴 시간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그러나 시간의 차이라니, 짧고 길다는 시간이,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찰나
나무의 새순이 자라는 시간, 새순에 찾아 든 벌레가 새순을 갉아먹는 시간, 그 벌레가 살아있는 시간, 어린 새가 첫 비행을 하는 시간, 그 새가 자라 알을 품고 새끼를 치기까지의 시간, 내가 나뭇잎들을 간직했다 무엇을 만들기까지의 시간, 내가 다른 구멍 난 잎들을 찾아 다니던 시간, 아이가 내 손을 잡고 잠드는 시간, 남편과 화해하는데 걸리는 시간, 은행 빚을 갚을 때까지 걸릴 시간, 내가 존재하는 시간, 나무가 존재하는 시간.......
눈 깜박거리는 그 짧은 시간보다 더 짧다는 찰나의 시간. 너무도 길어 잘 알지 못하는 영겁의 시간만큼, 찰나도 쉬이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 시간의 개념은 이미 무의미하다. 시간이란 사물의 변화를 인식하기 위한 하나의 개념일 뿐이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 존재했었다는 조금 더 긴 시간도, 상수리나무가 사라지는 그 시간도 모두 찰나일 뿐. ‘호접지몽’, 장자가 꾼 나비 꿈을 나도 꾼다.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내가 장자인지 장자가 나인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언젠가 소멸될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소멸되어갈 것인가? 구멍으로 온통 헤진 이 나뭇잎에서 나는 그 답을 찾는다. 나도 머지않아 이 나뭇잎처럼 결핍의 무한한 공간과 상처의 찬란한 무늬를 가지게 되리라.
김 미 형
1993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개인전
2010 찰나 갤러리담
2005 윙윙-WingWing 인사미술공간
2000 Breathing Space 프로젝트스페이스사루비아다방
1998 Being 금호미술관
1995 Breathing 보다갤러리
1993 기억에 대한 고정관념 사각갤러리
기획전
2009 자연+스러움 성곡미술관
breathing in&out 갤러리 팩토리
2006 벽, 그 너머의 이야기 갤러리 잔다리
Rre-국제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숨결) 인천종합예술회관
2005 이민가지마세요 갤러리정미소
2004 관조의 기쁨 선화랑
시공의 공명 해인사 성보박물관
Paper not paper 갤러리 175
Rolling Space 마로니에 미술관
2003 신도시전 일산 MBC 부지
집에서 한전플라자갤러리
비젼21 성신여대 내 갤러리
2002 현대미술44개의 퍼즐 갤러리 라메르
광주비엔날레 프로젝트3 광주중외공원
PLS, Be quiet..... 갤러리 상
구색잡기 영은미술관
2001 네트워킹 프로젝트 닷 컴 문예진흥원미술회관
타인 없는 세상 인사미술공간
2000 엔트로피 문예진흥원미술회관
1999 1320 금호미술관
1998 미술치료전 성곡미술관
1997 이 작가를 주목한다 동아갤러리
제1회 신세계미술제 신세계갤러리
DOTS 금호미술관
300개의 공간 담갤러리
1996 신체 없는 기관/들 금호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