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화산
도척초교 앞에서 택시를 내려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우비를 입고 노곡천을 건너 빌라 옆으로 들어가 두릅순을 따가며 가시덤불을 헤치고 능선으로 붙으니 뚜렷한 등로가 나타난다.
비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환한 진달래로 치장한 산길 따라 작은 나무의자 하나가 놓여있는 275.3봉으로 올라가면 낡은 삼각점과 안내문(이천471)이 놓여있다.
한동안 고도를 높이고 진땀에 흠뻑 젖어 훌쩍 앞서간 수영님을 따라 부지런히 은곡사 갈림길로 올라서니 '백마산 13.36km' 이정표가 서있고, 비가 서서히 그치며 구름 사이로 미역산 정수리가 잠깐 모습을 보인다.
가파른 등로를 지나 힘겹게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미역산(612.4m)으로 올라가면 역시 낡은 삼각점(이천466)이 놓여있고 작은 정상판이 붙어있지만 비안개에 가려 태화산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서울대학교 태화산 학술림의 경계봉들을 보며 반질반질한 산길 따라 너무 커다란 정상석이 어울리지 않는 태화산(x641.1m)에 올라 데크에서 흐르는 땀을 닦으며 얼린 막걸리와 간식을 먹는다.
▲ 도척초교
▲ 미역산 정상
▲ 태화산 정상
- 마구산
남쪽의 통신시설물로 잘못 가다 돌아와 가파른 나무계단들을 타고 안부로 떨어져 내려가 10 여 년 전의 기억을 헤아리며 헬기장에 일등삼각점(이천11/1987재설?)이 놓여있는 561.8봉을 넘는다.
점차 개어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안부에서 주능선으로 붙어 필요치 않아 보이는 밧줄들이 걸려있는 짧은 암 능을 지나 역시 큰 정상석이 서있는 마구산(약590m)을 넘는다.
가파른 데크 계단들을 타고 임도 옆의 안부로 떨어져 내려가 감기 증상으로 기운 없는 다리를 채근하며 통신시설과 삼각점(이천483/1987재설)이 놓여있는 474.8봉으로 올라 이것저것 간식을 먹어둔다.
간간이 나오는 두릅들을 따며 임도로 내려가 시멘트도로를 지나 기억에 없는 활공장으로 올라가니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용인 시가지가 내려다보인다.
화려하게 꽃을 피운 산벚나무들을 바라보다 밧줄 난간들이 쳐져있는 암 능 지대를 지나 나무 데크와 뜻 모를 '휴양봉' 정상석이 놓여있는 봉우리로 올라가 탁자에 앉아 한동안 쉬어간다.
▲ 561.8봉 정상
▲ 마구산 정상
▲ 활공장에서 바라본, 이어지는 능선
- 백마산
'벌덕산' 이정목이 서있는 봉우리를 넘고 통신시설물이 서있고 작은 정상석이 바위에 붙어있는 정광산(x562.1m)에 올라 또 노닥거리다가 큰 정상석이 눈에 거슬리는 노고봉(578.2m)으로 가보지만 미처 삼각점을 확인하지 못한다.
오른쪽으로 곤지암리조트의 철망들이 쳐진 널찍한 산길을 지나 용인고개를 건너고 자주 숨을 고르며 정상석이 서있는 발리봉(x511.5m)에 힘겹게 올라 흉하게 타버린 산불지대를 따라간다.
미사일 모형들을 지나고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넓은 군사도로를 만나 정상석과 삼각점(이천311)이 있는 용마봉(503.3m)에 올라 무갑산과 앵자봉쪽을 기웃거리는데 박무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군부대 경고판들을 보며 안부로 떨어졌다가 작은 정상석이 서있는 백마산(x460.6m)으로 올라가니 흐릿한 마름산과 그 뒤의 칠사산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광주 시가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헬기장에 삼각점(이천454/1987재설)이 놓여있는 447.8봉을 지나고 왼쪽으로 꺾어 산책 나온 주민들과 지나치며 널찍한 산길을 한동안 따라가 반질반질한 공작현을 건넌다.
▲ 정광산 정상
▲ 노고봉 정상
▲ 곤지암리조트
▲ 발리봉 정상
▲ 미사일 모형
▲ 용마봉 정상
▲ 백마산 정상
▲ 447.8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 국수봉
무더워진 날씨에 땀을 흘리며 구덩이 하나만 파여 있는 마름산(x292m)을 오르고 이정표로 조금 되돌아와 오른쪽의 쌍령동으로 꺾어 나무계단들이 놓여있는 유순한 산길을 따라간다.
3번 국도의 절개지를 피해 왼쪽으로 내려가 그야말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터널을 지나 바람에 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대쌍고개를 육교로 건넌다.
마트에서 캔 맥주 하나씩으로 갈증을 달래고 아파트 옆으로 난 도로를 올라가다 배수펌프장을 지나서 널찍한 산책길을 만나 능선으로 붙어 왼쪽으로 꺽어진다.
가는 짧은 봄날을 아쉬워하며 278.1봉 갈림길에서 직진해 정자가 서있고 병자호란에 대한 유래석이 놓여있는 국수봉(x268m)으로 올라가면 광주 시가지가 내려다보이고 앞에 남한산이 흐릿하게 펼쳐진다.
산책 나온 주민들을 보며 평상에 앉아 찬 소주를 나눠 마시고 직진 하는 산길을 끝까지 타고 내려가 갈비 집 정문으로 나가니 경안천 너머로 전원주택 촌과 칠사산이 모습을 보인다.
▲ 마름산 정상
▲ 광주시 도로
▲ 육교에서 바라본 대쌍고개
▲ 산길
▲ 국수봉 유래석
▲ 국수봉에서 바라본 광주시가지와 남한산
▲ 국수봉 날머리
- 칠사산
도로 따라 지월새마을교를 건너고 견공들의 요란한 환영을 받으며 드림힐전원마을로 들어가서 오른쪽 끝에서 임도를 만나 무덤가에서 야트막한 능선으로 붙는다.
329봉을 넘고 '칠보사' 이정표가 서있는 안부에서 지친 다리에 힘을 주며 마지막 봉인 칠사산(363.7m)으로 올라가면 정자가 서있고 낡은 삼각점과 작은 정상석이 지친 산객들을 맞아주는데 추측했던 뱀蛇자가 아니라 선비士자로 적혀있다.
옆에서 몸을 풀던 청년에게 길을 물어 칠보사로 하산하려던 생각을 바꾸지만 상번천리와 하번천리 갈림길에서 잘못 판단해 하번천리 쪽으로 내려가다 왼쪽의 사면 길을 타고 헤어졌던 상번천리 능선으로 붙는다.
시종 뚜렷한 산길 따라 어둑어둑해지는 능선을 한동안 떨어지다 갈림길에서 비닐 끈들이 매어져 있는 왼쪽 능선으로 꺾어 랜턴까지 켜고 번천초교 뒤로 내려가 길었던 산행을 끝낸다.
광주톨게이트 옆의 정육식당에서 삼겹살을 구어 소맥 몇 잔으로 마무리를 하고 찌개도 안 나오는 맨밥 한 그릇을 나눠먹고는 인접한 정류장에서 강변역 가는 광역버스에 오른다.
첫댓글 허걱~ 30Km? 거리가 늘어났네요.
아니 된장찌개 안파는 삼겹살 집이 있나요? ㅋ
고기 먹어도 제값 내고 먹으라는 소리...
@킬문 고런 집들이 종종 있어요 ㅠㅠ
길게도 타셨네여~
광주, 용인이 살기 좋네요...야산들이 곳곳에 있어서.
올만에 장거리?를 해서 그런지 장단지가 땡땡해서 어제 달리기로 풀었네요. 감기 기운에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하루였습니다.
그런데로 괜찮았습니다. 2002년 하고는 두번째였는데...
검단지맥을 가면서 광주시 근처로 보이던 산줄기를 ~~아주 길게 걸으셨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예~~클레식 종주길이지요...한번 다녀 오십시요.
아니,국수봉까지는 그럴 수 있다 하겠는데
경안천을 건너 칠사산까정 가시다니..역쉬!
해가 남아 있었다면 군월산도 가셨겠슴다.^^
ㅎㅎ 군월산도 엮어서 함 가야겠지요...
투표날 수영님하고 두분이서 다녀오셨군요, 근데 이 산행기는 언제 올렸는데, 내가 이제사 볼 수 있는 건지....ㅎㅎ 장거리수고하셨습니다.
ㅎㅎ 4월 15일에 올렸지요...비단길이라 힘들지도 않습니다.